묵상자료 8025.

시편 시 136:23-26.

찬송 62, 96, 9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지성이란 그대 삶을 지켜보는 눈이다.” 이렇게 지성에 대해서 아주 독특한 해석을 내린 철학자도 있던데요. 말하자면 감시카메라를 세상 밖이나 남을 향해 설치하지 말고, 자기 스스로를 향하라는, 그런 이야기이겠지요?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또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잘 살피다보면, 마음의 물결도 늘 잔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57일 방송>

 

2. 부활절 다섯째 주일의 복음서의 말씀, 14:1-14을 본문으로 예수님이 누구신지 아십니까?” 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매우 어려운 질문입니다. 안다고도, 모른다고도 대답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예수님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것은 사실입니다. 2천 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어김없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 가장 똑똑한 제자들이 예수님을 몰랐습니다(1-9).

생각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만, 저는 도마와 빌립을 열 두 제자들 중에서 가장 똑똑한 지식인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는 대로 도마는 의심이 많았고 그래서 질문을 자주 했던 인물입니다(11:16, 14:5. 20:24). 바로 이 점이 그를 지식인이라고 칭하는 이유입니다. 빌립은 처음에는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으나, 스승을 바꾼 전력이 있고(1:45), 배고픈 군중들의 수효에 맞는 음식 값을 계산한 것으로 유명합니다(6:5-7).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주님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오늘 본문에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들은 눈앞의 현실에 함몰되어서 하나님께서 태초부터 지금까지 진행하시는 큰 그림, 곧 구원의 역사를 바라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각종 병든 사람들을 고치고 배고픈 이들을 먹이는 기적에 정신이 팔려, 인류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실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대 역사는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소탐대실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들 역시 이 대목에서 한 치도 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제자들은 삼위일체이신 우리 주님을 알려고도 힘쓰지 않았습니다(10-12).

지금도 사람들의 관심사는 예수님의 부모와 형제자매가 누구인가에 쏠려 있습니다. 요즘 대통령이나 중요 관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많은 일화들이 여론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중 고등학교 시절에 동문수학했던 사람에 대해서, 미국 대학 시절의 일화들도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습니다. 야망을 가진 사업가들이 귀를 쫑긋 세울 얘기들입니다. 소인배들이나 흥미를 가질 풍문들입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어떤 결심을 하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한 얘기들은 귀를 씻고 들어보려해도 감감 무소식입니다. 한때 우리 교회를 난장판으로 만들 뻔 했던 <도마복음서>는 청년 예수에 대해서 주목을 끌려고 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성부 성자 성령이신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으로써(1:16)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얼마나 힘들게 일하셨는지에 대해서는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는 말입니다. 세상의 관심사에 말려들어간 셈입니다.

 

우리가 의지할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이십니다(6, 13-14).

예수님을 정의하는 가장 완벽한 구절은 바로 주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분으로, 주님을 떠나서는 아버지께서 갈 수가 없다.”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길이십니다. 보수주의 주석의 대가 박윤선 교수님은 길과 진리 그리고 생명에 붙은 정관사 헤(η)를 주목하라고 합니다. 주님은 그 길이요, 그 진리요, 그 생명이라고 말입니다. 다른 말로하면 유일무이한 길과 진리와 생명이라고 말입니다. 국제주석의 세계적 권위자 C. K. 바레트 교수는 진리와 생명은 요한복음서의 주제라고 못을 박고 있습니다. 예수님 자체가 길이요 진리며 생명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과 직접 연결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길을 찾는 사람이나,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 그리고 생명을 얻기를 소망하는 사람은 누구나, 예수님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 길과 진리 그리고 생명을 찾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우리 모든 인류가 예수께로 나아가야 할 이유라고 믿어야 하겠습니다.

 

3. 오늘은 왕십리 루터교회 주일 예배에서 설교를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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