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011호(2023. 4. 23. 부활절 셋째 주일).
시편 시 135:1-3.
찬송 53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인도의 빈민가를 지켜주었던 테레사 수녀가 정의하는 사랑은, 의외로 참 소박합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작은 일을 하는 것” 이라고 했는데요.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작은 일을 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했습니다. 휴일이고 또 가장 가까운 사람끼리 있는 시간에 슬쩍 쳐다볼 수 있는 소박하고 정겨운 정의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지요? <KBS FM 1, FM가정음악, 2008년 4월 20일 방송>
2. 부활절 셋째 주일의 사도서간 벧전 1:17-25을 본문으로 “부활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길”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사망권세 아래 사는 사람과 부활의 영광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은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를 거룩한 생활 곧 구별된 삶이라고 말합니다. 말과 행동이 달라야 하고, 삶의 의미와 목적이 달라야 하겠습니다.
율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일입니다(17-18절).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 법으로부터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법의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전직 검사장이나 전직 부장 판사를 변호사로 고용합니다. 무전유회 유전무죄라는 말이 실제 삶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도덕과 윤리 또는 상식이 실종된 지 오래 되었다는 말입니다. 이런 현상은 유대인 신앙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유일신을 섬기는 사람들이 교묘하게 우상숭배를 자행할 뿐 아니라, 간음죄를 무력화시키는 여러 가지의 편법을 동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권력자들이 앞장을 서게 되니까 일반 대중들은 따라 하기가 쉬웠습니다. 유대인이 지켜야 할 율법은 613가지였지만, 모두가 겉치레에 불과했으며 현실적으로 지킬 수 없는 법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께서 율법에서 인류를 구원하시려고 스스로 율법의 죄인이 되셨고, 그를 믿는 믿음을 통해서 구원의 길을 여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율법의 굴레에서 인간을 해방시키셨습니다(19-21절).
율법은 능동적인 삶보다는 수동적인 삶에 강조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걸작인 인간이 수동적인 삶에 길들어 있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율법 아래에서 시들어버리고 마침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사람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것은 인간을 대신해서 율법의 요구를 다 들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주님의 십자가 사건은 이를 증거하는 상징입니다. 이제 인간을 더 이상 율법의 종노릇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참된 자유인이 된 것입니다. 인간은 무슨 일을 하든지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싶어서 하는 그런 마음으로 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속에 노예적 굴종이 아니라, 자발적인 의욕을 가지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능력에 알맞은 목표를 따라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비로소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활의 백성답게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살게 되었습니다(22-24절).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살아가는 의미와 목적은 무엇인가 하고 말입니다. 농촌 생활의 기쁨 가운데 하나는 자연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점입니다. 텃밭에서 가꾸는 채소며, 화단의 꽃과 나무들, 그리고 산새와 노루들, 바람과 구름 그리고 햇빛들입니다. 무엇이든 자라나는 생명체에게는 양식이 필수입니다. 그 중에서도 물은 가장 중요한 양식입니다. 채소와 꽃 그리고 나무는 풍부한 물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자주 질문하게 됩니다. 의미가 있는 삶인가? 하고 말입니다. 그때 대답할 말이 없다면 매우 서글픈 일입니다. 테레사 수녀가 남긴 말처럼 우리들 주변의 존재들에게 작은 일이라도 해 줄 수 있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벌들에게 말을 거는 것이나, 테라스의 난간에 위험하게 앉아 졸고 있는 들 고양이를 가끔씩 깨우는 것도 결코 작지 않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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