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200.

시편 시 27:4-6.

찬송 233, 38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모든 사람이 찾아 헤매는 것, 어둔 밤이면 생겨났다가 아침이 되면 사라져 버리는 것, 그것은 무엇일까?” 오페라 <투란도트>에 이런 대사가 나오지요. 얼음처럼 차가운 공주 투란도트, 그녀에게 반해서 신분을 감추고 찾아온 이웃 나라왕자 칼리프에게 그녀는 수수께끼 세 문제를 맞혀야만 청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목숨을 내 놓아야 하는 것이었지요. 다행히 칼리프는 첫 번째 이 문제의 답을 맞혀 냅니다. 밤이면 생겼다가 아침이면 사라져 버리는 것, 그것은 희망이라고 말이지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81029일 방송>

 

2. 성령강림절 후 스물둘째 주일의 구약 레 19:1-2, 15-18을 본문으로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할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이 거룩하시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고 선포했습니다. 거룩이란 제멋대로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 속에서 다르게 살아간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말입니다.

 

우상을 섬기는 세상에서 하나님만을 섬기는 것이 구별된 사람이라 하십니다(3-8).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힘든 것이란 우상숭배에서 하나님 숭배로 방향을 바꾸는 일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세상에서 산다는 것은 우상숭배에 깊이 빠진 생활이라 할 것입니다. 우상이란 다름 아닌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하나님을 대신 한 것들입니다. 재력을 최고로 여긴다면, 권력과 명예를 최상의 가치로 여긴다면 우상 숭배입니다. 하나님을 대신하는 모든 것들이 우상입니다. 그 결과 자식을 우상으로 섬기는 사람들, 건강을 우상으로 섬기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 이런 우상들이 우리를 이 세상에서 뿐 아니라 하늘나라에서도 지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일입니다. 금은보화가 우리를 지킬 수 없습니다. 그것들은 이 땅에서의 가치일 뿐 허수아비에 불과합니다. 우상은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가치들입니다. 아스완 땜에 가면 람세스 2세의 신전이 있습니다. 짐승모양의 돌덩이를 만들고 섬기고 있습니다.

 

거짓과 불의한 세상에서 제구실을 하며 사는 것이 구별된 사람이라 하십니다(9-14).

거짓과 불의는 세상을 설명하는 중심 단어들입니다. 어쩌면 사랑과 친절 심지어 봉사와 선행 까지도 거짓과 불의로 위장해 놓았다는 말입니다. 마치 선거철이면 노인정을 찾아와 넙죽 절하며 머슴이 되겠다고 너스레를 떠는 정치인들을 떠올리면 딱 맞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권력의 최정상을 꿈꾸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교회의 위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천국을 가자며 설교하지만, 천국에 살기에는 가장 빗나간 모습을 보여줄 뿐입니다. 교육이나 제도 등도 시간과 함께 본래의 목적이 변질할 것을 환히 내다보고 있는 것입니다. 공정과 상식을 표방하는 법치주의도 언제나 기득권자의 입장에서 준비된 것들입니다. 합법을 가장한 거짓과 불의는 언제나 힘을 가진 사람들 편에 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을 심판할 것입니다. 유일한 대안은 제구실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 뿐입니다.

 

자기중심적인 세상에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구별된 사람이라 하십니다(15-18).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표방하는 구호들은 널려있습니다. 그러나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공평한 잣대를 적용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시각장애인 교우와 청각장애인 교우들에게 설교를 해 오고 있는데, 정상인 중심의 입장에서 공평을 말하는 것은 부당함을 알리고 싶습니다. “목사님, 세상이 잘 보이십니까? 그러면 캄캄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도와주십시오.” 한 시각장애인 젊은이가 제게 들려준 따끔한 충고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삶의 자리를 누가 만들어주어야 하느냐는 말입니다. 정상인과 동일하게 취급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들이 잘할 수 있는 일을 개발하고 후원하고 격려해서 모두가 정직 근면 성실하게 살면서 기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말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의 실천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제대로 된 운동장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3. 오늘은 종교개혁 506주년 기념 주일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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