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207.

시편 시 29:1-2.

찬송 102, 41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유대인들의 삶의 지침서인 [탈무드]에서는, 사람을 헤치는 세 가지로 근심, 말다툼, 그리고 빈 지갑을 꼽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중에서 요즘 빈 지갑 때문에 고민해 본 분들 많으실 텐데요.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생활이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왠지 마음까지도 위축됩니다. 지갑이 가벼워져도 마음까지 다쳐서는 안 되겠지요. 지금보다 더 먼 미래를 생각하고 조금 더 긍정적으로 조금 더 열심히 오늘 하루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KBS FM 1, 새아침의 클래식, 2008115일 방송>

 

2. 오늘은 성령강림절 후 스물셋째 주일로 마태복음서 23:1-12을 본문으로 허세로 가득 찬 인생들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금년에는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들을 자주 만났었는데, 대부분 들려오던 풍문과는 다르게 허세가 많이 든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나 허세란 감당하기에는 너무 거센 후폭풍이 분다는 걸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시대나 말과 삶이 다른 사람들이 지도자들 중에 많았습니다(1-3).

주님께서 활동하시던 1세기의 유대나라에는 신앙적인 지도자로 율법학자와 바리새인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바라보신 주님께서는 그들의 말은 듣되 그들의 행동은 배우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말과 삶이 다른 위선자들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위선자가 되기 쉬운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말을 많이 하는 직업군()이었습니다. 이런 위선자들의 특징은 허세에 깊이 빠져있다는 것입니다. <한양라사>는 저의 고향집 바로 옆의 양복점 가게입니다. 그곳 한 사장님은 항상 새 옷과 새 구두를 신고 다녔는데, 그렇게 입고신고 다녀야 손님들이 사업이 잘 되는 줄로 알고 찾아온다는 얘기였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통 이런 부류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많이 배운 것처럼, 많이 아는 것처럼, 많이 가진 것처럼, 뒷배가 대단한 것처럼 허세로 가득 찬 사람들인데, 그래야 지위와 권위가 유지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허세로 무장한 위선자들은 하나님 앞에서도 망설일 줄을 모릅니다(4-6).

유대인들의 복장은 일반인과 많이 달라 눈에 확 띄곤 했습니다. 머리 끝 정수리를 덮는 키파라는 모자에서 양말에 이르기까지 낯선 것들로, 오늘 본문에서도 언급된 몇 가지만 소개하면, 이마나 팔뚝에 묶는 작은 상자인 테필린(13:9,16), 기도할 때 덮어쓰는 한쪽은 흰색 다른 쪽은 검정색의 보자기를 말하는 탈릿, 독특한 구레나룻 수염과 귀쪽에 길게 기른 꼬여진 머리카락을 말하는 페옷(19:27), 탈릿 네 귀퉁이에 달아놓은 8줄의 수술을 말하는 찌찌트라(15:37-39) 등인데, 이런 정통복장을 한 유대인들이 많았습니다. 신앙적 의미를 가진 복장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크고 요란스럽게 겉 모습을 강조했는데, 신앙심이 깊은 듯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사람들을 의식(意識)하는 외적 허세에 반해서, 요즘은 경건을 가장한 주삼창을 외치거나 깊은 숨을 내뱉듯 하는 주여! 등은, 변형된 내적 신앙의 허세일 것입니다.

 

허세의 정점은 스승이나 지도자라는 칭호를 듣는 것이었습니다(7-12).

지난 달 지방 교회에서 특강을 부탁한 목사님은 제게 프로필을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의 학력과 목사 대학교수 선교사 등 경력을 적어 보내며, 마지막 담임했던 교회 이름을 밝히며 그 교회 은퇴목사인 것만 소개해 달라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저를 소개한 내용은 제가 졸업한 시골 고등학교 출신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춥고 가난했던 그 시절을 추억하게 했으니 말입니다. 우리 주님은 당시 종교지도자들의 모습을 주목해 보셨던 것입니다.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스승이나 지도자라는 호칭으로 불리기를 요구했습니다. 물론 주님은 이런 사람들을 경계하셨는데, 그들은 스승이나 지도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때문이었습니다. 스승이나 지도자는 팔자걸음 걸이에 인사와 섬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겸손히 섬기려고 낮아지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3. 오늘 주성농인교회(담임 우슬초목사)에서 설교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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