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506호(2025. 8. 30. 금요일).
시편 78:65-66.
찬송 9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칼릴 지브란(1883-1931)은 레바논 계 미국인으로 <예언자>라는 책을 통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진 분입니다. 그가 남긴 명언 가운데는 “낙관주의자는 장미에서 가시가 아니라 꽃을 보고, 비관주의자는 가시만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물이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의 의미를 볼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삶의 가치라는 보물을 얻을 것입니다.
2. “사울의 개종(1-9절)”을 읽었습니다. 저는 사람에게는 신념/信念과 신앙/信仰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을 가르치려고 노력했습니다. 헬라어에서 신념과 신앙은 동일한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바로 피스티스(πιστις/믿음)입니다. 그래서 우리 국어사전이 설명하고 있는 대로 조금은 억지스럽기는 했지만, 신념/信念이란 인간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신앙이전의 단계로 사람마다 저마 나름대로 굳게 믿는 자기 확신이라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니까 신념을 가진 사람들은 그 신념을 따라서 자신의 일생을 전력투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신앙/信仰이란 신이나 초자연적인 절대자를 믿고 따르는 일로, 이 신앙을 떠나서는 반드시 잘못될 것 같은 구속력/拘束力을 가진 설명할 수 없는 정신적 힘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신념이나 신앙 중 어느 한 가지를 가질 수 있으며, 자신의 신념과 신앙이 일치하는 사람이야말로 정신적으로 강한사람이라고 할 수 있고, 둘 중 하나만 가진 사람들은 언제든지 신념이나 신앙을 포기할 수 있는 나약함이 있다고 말입니다. 이런 신념과 신앙을 이해하고 구별하게 해 주는 성경 말씀이 있는데 바로 약 2:19입니다. “네가 하나님은 한 분이신 줄을 믿느냐? 잘하는 도다.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 야고보서 기자는 귀신들도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인데, 그것은 신념과 신앙을 동일하다고 믿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야고보서 기자는 “행동하지 않는 믿음을 죽은 것”(약 2:17)이라고 단언합니다. 그러니까 신앙은 신념을 바탕으로 무엇인가를 반드시 행하는 어떤 능력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성경에는 믿음의 도/道가 있다고 말씀합니다. 믿음 혹은 신앙에는 사람마다 제멋대로가 아니라, 일정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곧 하나님, 그리스도, 구원, 영생 등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상은 폴 화이트헤드 저,「하나님의 모본을 따르는 교회」정명섭 역 (서울: 그리스도의 교회 출판사, 2009)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오늘 본문은 바울이 유대교 신앙에서 기독교 신앙으로 개종하게 된 사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유대교와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은 예루살렘 성전을 세 종교가 근원지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과 차이성을 가진다 하겠습니다. 그 중에서 유대교의 신앙을 요약하자면, 이들 유대교의 경전은 기독교회가 구약성경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그들은 이를 <타나크>라고 부릅니다. 모세 5경인 율법서 토라, 예언서인 네비임, 성문서인 케투빔의 첫 글자를 말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을 하나님께 선택된 선민이라는 신앙과 하나님의 말씀인 <타나크>를 항상 기억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저 유명한 “들으라!/ 쉐마”(신 6:4-9)는 유대인이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메시아의 출현을 기다리는 신앙을 가지고 있으며, 기독교회가 유대교회 기다리는 메시아로 예수를 고백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많은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메시야에 대한 믿음의 차이로 서로 원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유대교 신앙의 대표적인 변증가 사울(바울의 개종전의 이름)이 기독교회로 개종한 사건은 유대교회와 기독교회에 명암을 엇갈리게 하였던 것입니다. 사울이 기독교회를 박해하던 사람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그리고 기독교인들을 찾아서 벌을 주러 떠나가던 다마스커스로 가던 노상에서의 기적은, 사울을 개종하게 하는 유일무이한 하나님의 방법이었을 것입니다. 3일 동안의 짙은 어둠 속에서 절망하며 하나님께 은총을 빌던 사울은 기독교인 아나니아의 도움으로 눈을 떴을 때, 자신의 소명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는 어둠과 절망의 상태인 유대교 신앙에서, 희망과 새 세계인 기독교 신앙으로 변화하는데 상징적 경험이 되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사울이 유대교를 떠나게 된 것은, 신념이 신앙을 압도함으로 생명의 싹을 틔울 수 없는 시절이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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