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790호(2025. 6. 10. 화요일).
시편 119:115-117.
찬송 336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연말이면 틀림없이 부르곤 하는 올드 랜 사인/ Auld Lang Syne은 스코트 랜드의 시인 로버트 번스(1759-1796)가 개작한 것입니다. 그는 6월의 꽃 <내 사랑은 빨간 장미꽃>에서, “그대 정녕 아름답다, 나의 귀여운 소녀. 이토록 깊이 나 너를 사랑하노라. 바닷물이 다 말라 버릴 때까지, 한결같이 그대를 사랑하리라. 바닷물이 다 말라 버릴 때까지 바위가 햇볕에 녹아 스러질 때까지, 한결같이 그대를 사랑하리라.” 그런데 장미는 곧 바로 시들어 버리는 것을 몰랐을까?
2. “호소하는 기도(15-64:9)”을 읽었습니다. 지금도 우리 교회 안에서는 이런 호소하는 기도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처구니가 없는 내용들입니다. 크고 작은 많은 문제들이 생겼을 때, 그 모든 것들이 마치 하나님께 원인이 있고 책임이 있는 듯한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 억지로 무심한 체 한 때문이었다고 말입니다(15절). 하나님의 길을 떠나서 헤매도록 하셨고, 굳은 마음을 주셔서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게 했다고도 항의합니다(17절). 심지어는 하나님께서 다스리지 않으셔서 문제들이 불거졌다고 책임전가까지 합니다(18절). 마치 시험을 잘 보지 못한 학생이 시험문제를 가르쳐주지 않은 교수를 탓하는 꼴입니다. 건강을 잃은 자녀가 때려서라도 꼭 필요한 건강식을 먹였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투정하는 꼴입니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하나님께 엎드려 기도한 적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지금도 여전히 이런 원망을 되풀이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물론 이해할 수도 알 수도 없는 고난도 더러는 있습니다. 가령 태중에서부터 허약한 몸, 질병을 안고 태어나는 경우도 그렇고, 기형아로 태어나 평생을 부모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좁은 제 생각으로는, 문제의 원인은 하나님께가 아니라 우리 사람들에게 있었다는 것을 시인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그 질곡에서 벗어나 희망 가득 찬 미래로 달려 나갈 수가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뜻 없이 고통을 주시는 분이 아닌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심한 척하다 느낄 때가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아주 싫어하시는 것들만 골라하는 사람은 승승장구하고 형편이 좋은데, 하나님의 백성의 길을 고집하느라 되레 힘들게 살아가는 처지를 보면서 그럴 수 있느냐고 하나님께 따지듯 대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리석은 친구나 이웃의 꾐에 빠져 헛된 삶을 살게 된 것이 하나님 탓으로 돌리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 한 것이 아닙니까? 하나님께서 잘못된 길로 들어섰을 때, 때려서라도 붙잡아 주셨어야 옳지 않았느냐고 말입니다. 1960, 1970년대에는 박태선의 천부교와 문선명의 통일교에 포섭되어 학교가 정한 규율을 어기고 반항하던 학생들에게 중징계가 내려졌습니다. 여러 해가 지난 후 그 학생들 가운데서 옛 스승을 찾아와 이렇게 항변하더랍니다. “정말 스승이시라면, 밧줄로 묶어서라도 어리석은 길로 들어서지 못하도록 막아 주셨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는 핑계요 변명에 불과한 말입니다. 우리 주님은 일찍이 <기다리는 아버지/ 탕자의 비유>(눅 15:11-32)를 통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어리석은 생각에 가득 찬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입니다. 그가 돼지우리에서 돼지의 짬빵을 먹는 고통을 맛보기 까지는, 사랑하는 아버지의 훈계와 교훈을 듣지 않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 혹독한 시련의 시간을 마주했을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 진리입니다. “정의를 실천하고 당신의 길을 잊지 않는 사람이 당신 눈에 띄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64:4)고 말입니다. 그리고 뒤늦은 회개의 고백을 합니다. “처음부터 당신께 반역하였기 때문이며, 부정한 사람처럼 되었기 때문이라”(64:5)고 말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정상적인 생각으로 돌아와 고합니다. “당신은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우리 죄를 기억하지 마십시오.”(64:8)라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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