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5142호(2015. 6. 15. 월요일).
시편 시 124:6-7.
찬송 75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녀가 말했다. “이제 다른 사람이 나를 돌보도록 맡겨야 할 차례군요.” 늘 느끼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게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고 싶다는 감정입니다. 그걸 들키는 순간,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 심지어 실패한 인간 취급을 받을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일입니다. 인간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말을,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수없이 많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의 실체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다는 겁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배우고 익힌 건, 되도록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도 잘 하는 것이며, 어떻게 하면 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타인에게 언제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어갑니다. 지금보다 삶이 나아지고 세상이 나아지는 건, 분명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에 있을 텐데도 말이지요. 만약에 우리가 정말로 무인도에 혼자 살고 있다면, 혼자서 모든 걸 해야 하는 방법을 익혀야 할 겁니다. 꿈에서라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 따위는 떠올리지 말아야 하지요. 그런 마음이 들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는 것 같아서, 그만 슬퍼지고 말테니까요.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는 이곳에서, 우리는 왜 무인도에 혼자 사는 사람처럼, 슬픔과 두려움을 느껴야 할까요? 이 시대의 용감한 사람은, 용을 무찌르러가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이나 용기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비칠지 연연해하지 않는데도 용기가 필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선한 마음을 믿는데도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얼마나 그 용기를 내 봤을까요? “이제 다른 사람이 나를 돌보도록 맡겨야 할 차례군요.” 네이첼 나오미레의 말입니다. 그의 말이 따뜻하게 들린다면, 최선을 다해 누군가를 돌보는 어른으로 살아온 사람일겁니다.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느긋하게 나를 맡길 수 있는 용기를 내봐야겠습니다. 도움을 주고받고 그 기쁨을 함께 나눌 줄 아는 진짜 어른으로서 말이지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5년 6월 12일 방송>
2. 유대인의 교육방법이 많은 한국인들에게 관심을 갖게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민족과는 달리 유대인들은 특유의 불문율이 있는데, 유대인 공동체가 있는 곳에는 자신들의 신앙과 전통을 가르치는 회당이 있고, 전통과 관습을 지도하는 산헤드린이라는 기관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2천년에 가까운 유랑민족으로 지내는 동안에도, 그들의 신앙과 전통은 맥을 유지할 뿐 아니라, 자신들의 정체성을 더욱 더 강화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유대인들이 어떻게 그들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신앙과 전통을 지켜왔는가를 알 수 있는 배경을 공부할 수 있습니다. 13-17절은 신명기 6:4-9의 소위 쉐마교리로, “우리 하나님은 한 분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그리고 구체적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을 자녀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는데(6:6-9), 오늘 본문이 그 내용입니다.
그 어떻게는 이렇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과 뜻에 간직하고, 손목에 맨 기호와 이마에 작은 상자를 붙이고, 집에서든 길을 갈 때에든 눕거나 일어날 때에든 이 쉐마교리를 따라 읽고 외우게 하며, 문기둥과 바깥문에 이 교리를 적어 붙여두고 드나들며 상기해 보라고 말입니다. 참 대단한 민족입니다. 왜 부단히 반복해서 쉐마교리를 가르쳤을까요? 한 순간도 제정신이 있다면, 잊어서는 안 될 삶의 의미와 목표이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섬길 하나님은 한 분 여호와이시니,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유대인들의 정신과 생활 한 복판에 마음과 성품과 힘을 다해 사랑해야 할 한 분 하나님이 계신 것은, 그들로 흔들리지 않는 인생을 살도록 붙잡아 주는 힘이었을 것입니다.
3. 제가 둥지를 튼 마을은 33세대가 살도록 조성된 곳으로 현재는 23세대가 입주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을 회의를 자주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새삼 배우고 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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