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1712(2006.1.23. 월요일).

시편 96:11-13.

찬송 47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기술적인 대상들을 우리의 일상적인 세계로 끌어들이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밖에 두는 태도가 필요하다. 즉 대상들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더 고귀한 것을 지시하는 사물 자체로 머물게 해야 한다. 이것을 나는 사물이도록 <내맡김>이라고 부르고 싶다.” 마르틴 하이데거가 남긴 말입니다. 여기에서 <내맡김>이란 개념은 하이데거에게서는 사랑이었습니다. 즉 사랑은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요. 자신이 말했듯 하이데거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랑을 보여 주었습니다. 하이데거에게는 평생 함께 산 엘프리드와의 사랑 말고, 평생을 연인으로 지낸 한나 아렌트라는 여인과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하이데거는 한나는 내 삶의 열정이었다.” 이렇게 과거시제가 아니라, “한나는 내 삶의 열정이다.” 이렇게 현재시제를 써서 이야기했고, 이 때문에 늘 아내 엘프리드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열일곱 살의 어린 제자와 50여년에 걸쳐 지속된 비밀스러운 사랑, 하지만 이 두 사람의 관계가 훗날 화제가 된 것은,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사랑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 사이 25년 동안 단 한번도 만나지 못하고, 일년에 겨우 서너 통 주고받은 편지만으로도, 그토록 긴 세월동안 사랑이 유지됐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뜻의 <내맡김>이라는 말, 다시 한번 그대로 곱씹어 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6121일 방송>

 

2. [구약][신약]이란, 옛 언약과 새 언약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런 옛 것과 새 것은 시간적인 차이를 말하고 있는 것은 물론, 그림자와 실체라는 의미가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옛 언약은 그림자로 반드시 새 언약에서 그 실체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히브리서의 저자는 이 점을 편지의 대상들인 유대인들에게 말하고 싶어 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은 옛 언약과 새 언약의 관계에서 그림자보다는 실체가 더 중요하다는 점은 세 가지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새 언약은 돌 판에 기록한 것이 아니라, 마음 판에 새긴 말씀이라는 점(10)을 말합니다. 이것은 이미 예레미야가 분명히 예언한 바가(31:33) 있습니다. 그 내용은 동일한 것일지라도, 마음에 새김으로 영원히 남아있게 하셨다는 점을 말합니다. 둘째는 새 언약은 더 이상의 중재자가 필요 없다고 말(11)을 합니다. 옛 언약은 많은 중재자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모세를 비롯한 지도자들, 수많은 제사장들, 그리고 선지자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과 사람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는 중재자들(대하 17:7-9, 7:10)이었습니다. 새 언약에서는 더 이상의 중재자가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예수님 한 분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14:13, 15:16, 4:12, 3:17, 8:6, 9:15, 딤전 2:5). 셋째는 새 언약은 완전한 사죄를 말하고 있습니다(12). 옛 언약이 가르치는 희생 제사는 그림자에 불과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그 이상 다른 사죄 받는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행하였던 희생제사는 완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끝없이 되풀이 되는 일시적인 효력밖에는 없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죄를 지을 때마다 희생 제사가 필요했다는 말이지요. 그러나 새 언약에서 말씀하는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 제사는 단 한번이나, 영원히 효력을 갖는 완전한 제사입니다. 물론 우리는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뉘우쳐야 합니다. 제 자리로 돌아 와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수님이 다시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제물 되심은 단 한번, 그러나 영원한 효력을 지닌 제사가 된 것입니다. 그것을 믿는 믿음으로 충분합니다.

    히브리서 기자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은, 예수님은 가장 위대한 대제사장이시면서, 가장 완전한 희생 제물이 되셨다는 것을 믿기 바란다는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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