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011호(2012. 5. 10. 목요일).
시편 148:11-14.
찬송 20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화가 중에 생전에 사람들로부터 가장 크게 무시당했던 화가는 단연 고흐였지요. 하지만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도 고흐 못지않았습니다. 그는 사실 생전에 그림보다 조각을 하려고 무진 애를 썼었습니다. 하지만 조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서 고향으로 갔을 때, 어린 시절 친구들은 그의 조각품을 보고는 “운하에나 던져버려라.” 이렇게 조롱했습니다. 그는 그 후 조각을 포기해 버렸지요. 그런가 하면 한 폴란드인은 부인의 생일 선물로 모딜리아니의 그림을 한 점 사갔습니다. 하지만 부인한 데 이상한 그림을 사왔다고 혼만 잔뜩 난 뒤, 결국 그림을 물러달라고 되돌아 왔지요. 이미 돈을 다 써 버린 모딜리아니 일행은 그림 값을 다시 구하느라 한참 애를 먹어야 했습니다. 하긴 그런 무시와 번복 모욕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로 인한 상처와 반발심에서 모딜리아니 역시 어쩌면 세상을 무시하듯 술과 자기 방치의 삶을 살았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 바로 세상은 그가 결코 무시 받을 만한 화가가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지요. 그래서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의 주검이 장례지로 운구 되는 바로 몇 시간동안, 그의 그림 값은 갑자기 천정부지로 뛰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의 그림을 되돌려 주거나 무시했던 이들은 당연히 가슴을 쳤지만, 물론 이미 늦은 상황이었지요. 예술에서의 무시와 일상에서의 무시는 차이가 좀 있긴 할 겁니다. 하지만 보잘 것 없게 느껴지는 내 옆 친구가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생각, 나는 아직 부족한 게 많다는, 가상적 유능감이 아닌 사실적 겸손이, 무시 만능 주의의 거친 분위기를 좀 다스려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3월 20일 방송>b.
2. 바울 사도는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 일이 있습니다(살전 5:18). 그래서 많은 기독자들이 감사라는 말을 잘 사용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입으로 감사의 말을 해야 할 테니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우리가 감사해야 할 것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제안하고 있는데, 우리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데살로니가 교인들의 믿음이 더욱 자라고, 서로 사랑함이 풍성하며, 핍박과 환란 중에서 잘 참고 믿어준 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마음 쓰는 차원과 다른 것에 대한 감사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들 생활에 베풀어진 은총이나 좋은 결과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오히려 이런 것과는 전혀 다른 영적인 측면, 신앙적인 성숙에 대해서 감사하고 있는 점입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기독교인들의 관심이 우리가 육신을 기대고 있는 이 땅위에서의 삶에서 한 발자국도 더 위로 떼지 못하고 있는 현상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엊그제 어떤 결혼식에서의 주례사는 부유한 삶, 머리가 되는 삶, 자녀를 많이 낳는 삶 등 온통 이 세상적인 성공과 성취에 고정돼 있었습니다. 우리 한국 기독교인들이 무엇을 추구하는가를 확인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다운 삶이 무엇인가가 명료하게 가르치고 있지 않았습니다. 목표가 될 수 없는 것들이 강조되고 있었습니다. 축재나 높아지는 것은 인생의 목표가 아닌 때문입니다. 그것들은 힘든 이웃들을 더 잘 섬기는 도구에 불과한 것인데 말입니다. 다시금 믿음이 자란 것이나, 서로 사랑으로 풍성한 모습이나, 시련을 잘 이겨내는 그런 성숙한 하나님의 자녀가 모델이 되고 이상형이 되는 날, 청지기 정신이 강조되는 그런 날은 언제쯤 오게 될까요?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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