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045(2012. 6. 13. 수요일).

시편 9:13-16.

찬송 30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는 게최고의 목표였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목표를 향해 가느라 항상 긴장된 표정에 지친 모습이었지요. 그 목표만 이루면 긴장과 지친 모습이야 당장에라도 사라질 터였습니다. 마침내 그런 날이 왔습니다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박사학위를 받고, 그리 오래지 않아 교수가 된 겁니다생각했던 대로 긴장된 표정의 지친 모습은 바로 사라졌습니다. 말끔하고 행복하고 즐거워보였고실제로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얼마 안지나고 그의 표정은 다시 힘들고 지치고 피곤해졌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어서 일까요? 혹은 사람이란 원하던 걸 이루면 으레 더 높은 것을 바라게 되기 때문일까요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한 사회학자의 분석은 좀 다릅니다. 그토록 원하던 박사가 되고 교수가 돼서도 행복하지 않은 것은, 그 사람이 박사나 교수들만 만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박사나 교수뿐이다 보니, 자신이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꿈이 실은 흔하고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요. 그러니 꿈을 이루고도 그 실현이나 성취의 가치나 소중함을 거의 느낄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 만약 그 사람이 박사나 교수가 된 뒤에같은 분야나 위치의 사람들만이 아니라, 좀 더 다른 분야나 처지의 사람들을 만났다면훨씬 행복하고 즐거웠을 겁니다. 그래서 사람관계에 대해서는 항상 사람을 폭넓게 만나고 교류하라는 충고가 있는 거겠지요. 행복해지려면 자신의 처지보다 나은 사람도 못한 사람도, 다 서로 친구나 가까운 교제 범위에 넣어야 한다는 게사회학자의 조언인 겁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416일 방송>a.

 

2. 오늘 본문처럼 전혀 다른 배경과 주제를 가진 말씀을 본문으로 설교를 한다고 하면 힘이 두 배나 들 것입니다.

서로 다른 두 가지 배경을 찾아보아야 하고,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귀신 들린 자의 비유(43-45)와 육적 가족과 영적 가족(46-50)을 취급하는 본문을 읽었습니다. 귀신들린 자의 비유는 불가(佛家)에서 구도하는 방법 중의 하나인 108번뇌를 다 끌어내어 없애버릴 수 있다는 주장이 얼마나 헛수고인가를 잘 답해주는 말씀이라고 생각들게 합니다. 번뇌 하나를 끌어내 놓는다고 하지만, 다른 수많은 번뇌들이 그 자리를 채울 테니 말입니다. 상자 속에서 물건 하나를 꺼내는 것과는 다른 얘기라는 말입니다. 두 번째 주제 육적 가족과 영적 가족에 대한 이해를 묵상해 보려고 합니다. 신앙생활에서 자주 충돌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본문이 종종 판단의 기준처럼 사용되기도 합니다. 주님을 찾아온 모친과 동생들을 향해서 누가 내 모친이며 내 동생들이냐?”는 질문을 하셨고, “나의 모친과 동생들을 보라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 고 분명히 대답까지 하셨기 때문입니다.     많은 질문이 쏟아질 수 있습니다. 신앙인들에게 있어서 육적인 가족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인가? 영적으로만 건강하면 충분한가? 등등 말입니다. 루터는 성경은 성경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하였고, 실제로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19:26-27은 십자가 위해서 하신 말씀 중 하나로, 주님은 십자가 아래에 서 계셨던 모친 마리아를 바라보면서 사랑하는 제자에게 부탁하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효심이 깊은 어느 아들의 간절한 말과 같습니다. 주님은 당신의 육적 가족 관계를 부정하거나 소홀히 생각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말씀은 그런 흑백 논리가 아니라, 그 경중을 말씀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혈통적 아브라함의 자손임을 자랑하는 유대인들에게 하신 세례 요한의 책망하는 말씀도(3:9) 이런 맥락에서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육적 혹은 영적 가족으로 나누기 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따른 가족인지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3. 이곳 춘천 중앙감리교회에서 54명의 목사님들이 모여서 성경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종일 강의를 합니다. 건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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