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815호(2020. 1. 13. 월요일).
시편 61:5-8.
찬송 235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얀 스테이는 피터 브리겔을 잇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풍속화가입니다. 서민들의 소탈하고 자유로우면서 활기찬 일상생활을 주로 그렸지요. 대부분의 풍속화가 그렇듯, 그의 그림들 역시 매우 낯익은 일상의 한 순간을, 그냥 잠깐 정지시켜 놓은 듯합니다. <성 니콜라스 축제>도 그런 그림 중의 하나입니다. 축제날 아침 할아버지에서부터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여러 명의 아이들까지, 대 가족이 거실에 모였습니다. 거실은 그리 넓지 않고, 바닥에는 신발들이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습니다. 연령대가 폭 넓은 아이들 중에, 맨 앞 쪽의 어린 여동생은, 인형이며 캔디 바구니까지 모두 다 내거라는 듯 욕심을 낸 채, 안고 들고 있습니다. 뒤쪽에서는 여동생에게 병정 인형을 빼앗긴 오빠가 속상한 듯 울고 있습니다. 또 다른 오빠는 그런 형을 가리키며 놀리듯 웃고 있지요. 하지만 누나는 울고 있는 동생을 달래려는 듯 어른스러워 보입니다. 형제 많은 집에서 선물이나 장난감을 놓고 흔하게 빚어지는 소동이지요. 그러나 즉시 그 소란에 교통정리에 나선 듯 한 어머니와 할머니의 표정이며, 심지어 소란을 좀 곤혹스러워 하는 듯 앉아만 있는 아버지의 표정도, 심각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축제일 아침이니 특별히 봐줘서 만은 아닌 듯합니다. 그보다는 아이들이란 이런 소란 속에서 크고 성장하려는 거려니, 부모로써 어른으로써 애정 어린 신뢰의 느낌이 더욱 강하게 전해집니다. 그래서 아이들도 욕심을 내건 울건 놀리건 다 선량함과 화목함의 미덕을 배우고 갖추며 자랄 듯합니다. 그림을 보는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오릅니다. 요즘은 이런 풍경이 연출될 만한 대가족도, 형제 많은 집도 드물지요. 그러나 학교에서는 아직도 가능할 풍경인데요. 아이들 세계에서 다투고 울고 놀리고 달래는 풍경이란, 언제든 가능한 풍경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아이들 세계가 요즘은 미소가 아닌 충격을 줄 때가 더 많습니다. 아이들은 그러면서 크는 것이라기엔, 좀 캄캄할 때가 있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1월 12일 방송>a.
2. “말씀이 사람이 되시다(1-18절)”을 읽었습니다. 요한복음서의 기록 연대를 주후 90년경으로 추정하는데, 이집트의 파피루스 요한복음서 단편의 기록 연대가 대략 주후 114년경으로 밝혀진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이 헬라 철학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가정 하에, 로고스(λογος)에 대한 헬라 철학의 대명제 우주의 원리, 혹은 이성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사용된 로고스는 거의 300여회에 걸쳐서 말, 언어, 담화, 연설 등의 의미로 쓰이고 있고, 이성이나 원리라는 의미는 매우 적다는 의미에서(마 18:23, 행 10:29), 요한복음서의 로고스는 하나님의 생각 속에 존재하는 의지이며 계시이며 하나님 자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시고, 이 말씀으로 세상을 다스리고 계시다 말할 수 있습니다. 어느 오래된 수도원의 입구에 걸린 말, “말씀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계시다.”는 말이 성립될 수 있다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보다 더 기막힌 말씀이 없습니다.
제가 첫 전도사로 부임한 교회에서 주일 학생들에게 숙제를 냈습니다. 하나님을 그림으로 그려오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할아버지이신 하나님을 그렸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에 그려진 하나님은 나이가 많은 분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이 가르치는 하나님은 말씀이십니다.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고, 말씀으로 세상을 다스리시는 분이십니다. 말씀으로 하늘에서 만나를 내리시고, 반석에서 물을 내셨으며, 말씀으로 오병이어로 5천명을 먹이셨습니다. 말씀으로 병든 자를 고치시고 말씀으로 죽은 소녀를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곳에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우리가 하나님의 현존을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이길 힘도 말씀입니다. 어떤 시련과 역경 속을 지날지라도 말씀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기쁨과 희망이 솟아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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