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921(2020. 4. 28 화요일).

시편 78:23-25.

찬송 36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생각 하나 이어갑니다. “인다라의 하늘에는 구슬로 된 그물이 걸려 있는데, 구슬 하나하나는 다른 구슬 모두를 비추고 있어서, 어떤 구슬 하나라도 소리를 내면, 그물에 달린 다른 구슬 모두에 그 울림이 연달아 퍼진다.” <화엄경>에 나오는 구절인데요. 인다라는 인도 최고의 신으로, 그가 사는 하늘에는 구슬로 만든 그물이 걸려 있다고 합니다. 구슬이 얼마나 작은지는 몰라도, 하늘은 무궁무진하니까 많은 구슬이 그물로 엮여 있겠지요. 또 그물로 엮여 있으니 작은 구슬 한개만 들었다 놓아도, 그물이 출렁거리면서 거기에 동시에 모든 구슬이 소리를 낼 겁니다. 함께 공명해서 나는 소리, 일즉 다(一卽多) 다즉일(多卽一), 개별자는 전체이고 전체는 곧 개별자입니다. “미러터치 공감각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각을 마치 자신의 감각인양 뇌에서 즉각적으로 공감하는 현상인데요. 미러터치 공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화엄경>의 구절을 빌리자면, 구슬로 된 그물이 걸려 있는 인다라의 하늘에 살고 있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의 파동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공명합니다. 세상에는 웃을 일 보다 울 일이 많고, 행복보다 불행이 많으니, 그래서야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 수 있을까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세상이 이렇게 험하게 된 것은 도무지 남의 행복과 불행에 공명할 줄 몰라서가 아닐까요? “당신이 울면 내가 웁니다. 내가 울면 당신이 웁니다. 내가 당신을 비추고 당신이 나를 비춥니다. 당신과 나 사이에 놓였던 틈이 매워집니다. 그래서 함께가 된 우리. 우리는 한 개의 커다란 그물에 엮인 하나하나의 구슬. 하나가 울면 전체가 웁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7522일 방송>

 

2. “시내 산에 이르러 계약 받을 준비를 하다(1-13)”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임재 속에 살고 있습니다. 성전에만이 아니라 이 세상 곳곳에 하나님은 실재하십니다. 그래서 누구든 하나님을 향해 손을 뻗기만 하면 잡아주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금줄(禁線)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다가설 수 없다는 금줄입니다. 사람들 사이에도 이런 금줄이 엄존합니다. 손자가 어릴 때는 할아버지의 수염을 잡든 머리를 쥐어박든 기쁘게 받아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무 살 청년이 되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할 예절이 있습니다. 높임말에서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 그런 일화가 오늘의 말씀입니다. 르비딤을 떠난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 광야에 이르렀을 때, 모세는 하나님을 뵈오러 시내 산에 올랐고, 거기서 하루 한 차례씩 사흘 동안 하나님과 세 차례 면담을 가졌습니다. 첫날은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계약을 맺겠다고 말씀하셨고, 이를 전해들은 백성들은 실천하겠다고 대답합니다. 둘째 날은 하나님과 모세가 나눈 대화를 백성들이 듣고 믿게 하기 위해서 구름 속에서 나타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곤 오늘과 내일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준비하라고 하십니다. 셋째 날엔 백성이 보는 가운데 시내 산에 강림하실 것과,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도록 표지석(表地石)을 두게 하십니다. 이를 어기는 자는 가차 없이 죽을 것이라는 시행령도 함께 말씀하십니다.

   많은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함께 지켜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무형의 양심과 상식이고 다른 하나는 유형의 법 혹은 규칙이 있습니다. 그래서 법이 없는 공동체나 사회도 있겠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는 반드시 법이 강조됩니다. 제가 사는 작은 마을엔 23세대가 살고 있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문제가 생기는데 일을 맡은 총무님이 어찌할 바를 알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마을 기금이 생기자 불만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마을 규약><재정 운용 규정>이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규정과는 다르게 일을 처리하려는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곤 하는데 목소리가 큰 사람들을 등에 업고서 말입니다. 그래서 촌장인 제가 쓴 소리를 자주 하게 되다보니까 다들 어려워하고 멀리하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법은 모양을 위해서가 아니라 실행하라고 만든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서도 계속해서 생길 것입니다. 사람들은 원칙보다는 편법이나 융통성을 더 좋아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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