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947호.
시편 82:1-2.
찬송 486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지나온 어느 순간인들/ 꽃이 아닌 적이 있으랴/ 어리석도다 내 눈이여/ 삶의 구비고비 오지게 흐드러진 꽃들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하고 지나쳤으니” 읽어드린 글은 송기원 시인의 시 <꽃이 필 때>이었는데요. 활짝 핀 꽃들의 웃음, 이번 봄에는 절대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계절의 변화를 즐길 수 있는 그런 여유로움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KBS FM 1, 새아침의 클래식, 2014년 3월 23일 방송>
2. 오늘은 부활절 마지막 주일로 복음서 요한복음 17:1-11을 본문으로 “제자들을 위한 중보기도”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기독교 신앙은 항상 세속적인 도전을 받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기도입니다. 그러니까 기도의 내용과 방법 등에서 세속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때마다 우리가 기억할 것은 성경적 기도원리로 돌아가는 일입니다.
성경의 기도는 하나님이 대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 첫 출발점입니다(1-4절).
세속적인 기도와 성경의 기도의 가장 큰 차이는 인격적 하나님의 유무입니다. 성경의 하나님은 인격적인 분이라는 점입니다. 세상에 대해서 그리고 기도자에 대해서 무지한 분이 아니라, 기도하기 전에 이미 세상과 그 속의 인간을 너무도 잘 알고 계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런 인격적인 하나님앞에서 헛소리를 할 수가 없습니다. 성경에서는 중언부언(마 6:7)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기도의 대상이 하나님이시고, 그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 기도의 첫 출발점이었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자주 빗나가는 것은 첫 단추를 잘못 꿰는데서 시작하곤 합니다. 기도의 대상이 사람이 되는 경우이고, 사람의 영광을 추구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대통령 당선 찬하예배를 드릴 수 없는 이유입니다.
소명에 충실했던 삶을 돌아보며 인정받고 싶어하는 의지를 드러내는 기도입니다(5-8절).
1980년도 한국 교회는 이른바 <제자훈련>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제자훈련의 목표는 온전한 사람 곧 예수를 닮은 작은 예수가 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복음, 성령 충만, 기도, 말씀, 순종, 자기부정, 그리스도 중심, 믿음, 사랑, 고난 등 제자 훈련의 영성에 필요한 요소들을 골고루 강조하는 교육재료를 만들고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예수의 인격을 배우는데는 한계가 있었고, 어떤 의미에서는 실패하였습니다. 예수님의 도덕성과 거룩한 지성에는 전혀 미치지 못한 때문입니다. 제자훈련의 내용중에 이 중요한 요소가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성공주의의 한 모델로 끝이나버린 것입니다. 예수님이 3년동안 훈련한 제자들은 어땠습니까? 다행히 그들에게는 덕성과 거룩한 지성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제자들을 위해서 간절히 중보의 기도를 드리셨습니다(9-11절).
3년을 동거하며 동고동락한 제자들이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부족하고 연약하며 흠결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완성된 인간들이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성령님의 도우심과 하나님의 은총이 절실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과 동행할 때 많은 약점들을 노출하였지만, 주님께서 잘 보완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스승 주님이 떠나갈 자리가 휑하니 크게 비었습니다. 그리고 도토리 키재기 하듯 서로 잘났다고 야단법석을 떨고 있습니다. 주님의 제자들은 세속적인 성공 모델이 아닙니다. 그들은 한 주님 안에서 서로가 가진 장점을 합해서 극대화하고, 동시에 서로의 약점을 최소화해서 주님만을 드러내야 했습니다. 이런 위대한 일은 성령님만이 하실 수 있고 하나님의 은총만이 가능하게 할 수 있음을 바라보시고 기도하신 것입니다. “교회를 어머니로 삼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길 수 없다.” 3세기 칼타고 주교 키프리아누스의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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