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227호.
시편 시 136:10-12.
찬송 9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나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단 5분만이라도 오신대도 원이 없겠다고, 작가 정채봉 선생은 글을 썼지요. 그러면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추고, 숨겨놓은 세상 사 가운데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고 했는데, 지금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람도 언젠가는 그렇게 그리워질 때가 있겠지요. 그렇게 단 하루만 아니 단 5분만이라도 함께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될 때가 올 텐데요. 그러니 지금 곁에 있을 때, 함께 하고 시은 일들 맘껏 하고, 하고 싶은 말 맘껏 나눠봤으면 합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7년 1월 18일 방송>
2. 사순절 둘째주일의 복음서 막 8:27-30을 본문으로 “반드시 간직하고 묻고 또 물을 질문”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모든 생명체는 무지로부터 삶을 출발합니다. 그 중에서도 인간은 가장 더디게 생존의 기술을 터득합니다. 무지를 극복하는 첫 걸음은 질문으로, 간단한 질문으로부터 깊고 복잡한 질문으로 성장합니다. 되풀이할 질문이란 무엇일까요?
보편적 공통적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27-28절).
많은 사람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질문이 있습니다. 아담에게 던져진 악마의 질문은 “하나님이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였고, 소크라테스는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을 인류 앞에 던졌습니다. 셰익스피어는 “살 것인가 죽음 것인가?”를 화두로 던졌고,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사람들의 가슴에 심어주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고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이런 질문들 때문에 우리 인류는 정신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인식은 보편타당한 질문에서 바른 사회 공동체의 초석을 놓을 수 있습니다. 신앙적 인식 또한 보편타당한 질문이 필요합니다. 세상은 세상을 밝힌 위인들 중의 한 분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피할 수 없는 실존적 질문으로 부르십니다(29절).
알맹이가 빠진 피상적인 얘기는 우리의 마음에 늘 허기를 느끼게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남의 얘기처럼 들리는 때문입니다. 그럴 때 가장 생기를 돋게 하는 질문이 바로 실존적인 질문입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주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기도만 하면 산삼 뿌리를 알려주었다는 부흥사의 얘기가 아니라, 당신은 지금 무엇을 구하고 있느냐는 물음말입니다. 시몬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합니다. 베드로가 그리스도(메시아)로 말한 것은 고백적 표현입니다. 이성이나 느낌으로가 아니라 신앙을 표현하는 고백이란 방법으로 말입니다. 실존적 물음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은 고백적이어야 하는 것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실존적 질문은 평생 가슴에 간직할 필요가 있습니다(30절).
나이가 들면서 질문이 줄어드는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호기심이 멈춰가고 있다는 반증이며, 동시에 감격이 사라지고 있다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의식적으로 질문하는 훈련을 되풀이해야 합니다. 제게 예배학을 가르치신 미국 세인트폴 루터세미너리의 몬스 테익교수는 강의를 시작하는 기도에서 항상 “주님, 우리에게 질문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죽는 순간까지 “나는 누구인가?”를 묻곤 합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예수님은 나에게 누구이신가?” 라고 묻도록 가르치고 훈련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마지막 숨을 쉴 때도 그 질문과 함께 이어서 그 대답을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당신은 나의 구주이십니다. 그렇습니다. 당신만이 나의 유일한 구주이십니다.” 라고 고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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