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364(2021. 7. 15. 목요일).

시편 시 18:28-30.

찬송 44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런 시간이 3년이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두 달간 집밖을 일체 나서지 않다가, 그 다음부터는 매일 나가서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신 게 3년이었습니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그토록 철저한 아버지를 두었다는 게, 너무나 고마우면서도 안쓰럽고 안타까운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뜻밖의 소식이 찾아들었습니다. 아버지가 다시 한 건설회사에 예전에 하던 업무와 비슷한 업무로 취직을 하신 겁니다. 다들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는 상황에, 아버지 자신도 그랬던 상황에 더욱이 그로부터 막일을 다니면서 3년이나 지났는데, 다시 취직이 된 겁니다. 물론 모든 게 예전 직장만은 못 하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합니다. 이제 더는 힘든 막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원래하던 사무 관리 일을 하신다니, 기뻐서 눈물이 날 정도라고 합니다. 엄마 역시 아버지의 성실과 책임감을 하늘이 인정했다고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정말로 아버지가 자랑스럽고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가족과 생활에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의 딸인 자신이, 생각할수록 고맙고 뿌듯합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720일 방송>b.

 

2. “불레셋과의 싸움을 앞두고 사무엘이 사울을 버리다(1-18)”을 읽었습니다. 사람마다 인간관계에 대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가령 저의 경우는 다른 무엇보다도 한결같음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해득실을 따라서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는 성격인가 여부를 살핀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어떤 중요한 사안에서 그런 조짐이 들어나게 되면 그때부터는 속내를 주지 않고 날씨 얘기를 하는 대상으로 분류해 버리고 맙니다. 그런데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도 이런 한결같음의 여부로 인해서 속앓이를 하다가 마침내 그동안의 도타운 관계를 깨트려버리는 경우를 만나게 되는데, 바로 오늘 사무엘과 사울의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울이 왕이 되던 때는 묵시적으로 불레셋의 세력 하에 기를 펴지 못하고 있었는데, 사울은 3천명의 군인을 뽑아 2천명은 왕의 근위부대로, 1천명은 아들 요나단에게 맡겨 지방에 주둔하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요나단의 부대가 기브아에 있는 불레셋의 수비대를 공격하는 일이 있었고, 이를 기화로 불레셋의 화를 사서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병사를 보냈는데, 병거가 3, 기마가 6, 그리고 보병은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사울은 사무엘을 만나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를 물어보려 기별하고 7일을 기다렸으나 만날 수 없었습니다. 사울의 군인들은 하나 둘 겁에 질려 떠나가고 3천명의 군인들이 겨우 6백 명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급한 사울은 번제로 드릴 제물들을 가져오게 하고, 그 자신이 제사장을 대신해서 제사를 드리고 맙니다. 그런데 제사를 막 끝내기가 무섭게 사무엘이 도착했고, 사무엘은 크게 꾸중을 합니다. 하나님의 노여움을 풀어드리려고 제사를 지냈다는 것은 일견 수긍이 가는 대목이지만, 제사장이 해야 할 직무를 왕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발상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이것은 권력자들이 흔히 보이는 오만불손함에서 오는 행태가 아닐 수 없는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목적만 순수하면 된다 생각할 수 있으나, 그 절차와 방식도 올바른 것이어야 하는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사무엘의 판단은, 예전에 알고 있던 겸손한 사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대하는 작은 불씨인 겸손과 순종이 교만과 불순종으로 뒤집어지는 것을 목격했을 때, 사무엘은 사울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무엘은 사울을 대신할 일꾼을 하나님께서 찾으실 것이라고 선언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사람의 인격을 허물어 버리는 것은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위기를 만나게 될 때 하나님의 뜻보다는 인간의 뜻을 택하는 것이야말로 큰 잘못인데, 그것은 그 중심에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깊이 뿌리 내리지 못한 경우가 아닐까 생각하니, 아쉽기만 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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