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645(2022. 4. 22. 금요일).

시편 시 72:1-4.

찬송 22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밤이 되면, 호롱불을 밝히는 집들이 있었습니다. 기름 냄새가 진동하고 그으름 때문에 콧구멍이 시커멓게 되기 일쑤였지만, 가물거리는 빛이라도 쓸 수 있는 집안 사정을 다행으로 여긴 그런 시절이 있었지요. 글쎄요. 아주 먼 과거의 일 같지만, 바로 윗세대에서는 많은 분들께서 그렇게 사셨지요. 또 시골에 사신 분들은 호롱불을 기대던 어린 시절의 밤을 또렷이 기억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호롱불 밑은 어머니가 헤진 옷을 꿰매면서 숙제를 하던 자녀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정겹고 따뜻한 공간이었지요. 방문만 잠깐 열었다 닫았다 해도 꺼지고요, 또 앉았다 일어나도 꺼지는 호롱불이었지만, 그 불을 귀하고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모두들 궁핍했던 시절인지라, 호롱불을 무척 아껴 써야 했고요. 꺼질세라 몸가짐도 조심조심 귀하게 생각했지요. 가족을 모아주고 더 가까이 가게 만드는 것, 정겹고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 주는 구심체. 지금은 그 어떤 것이 그것을 대신해 주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꺼질세라 조심하듯 서로를 위해서 아껴주고 귀히 여기는 어떤 것, 있으십니까?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424일 방송>

 

2. “육체의 부활3(51-58)”을 읽었습니다. 사도는 심오한 진리를 말하겠다고 운을 뗀 후에 마지막 나팔 소리가 울릴 때 일어날 일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나팔소리란 인류 종말과 하나님의 심판을 알리는 나팔소리입니다. 사도는 주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죽은 이들이 불멸의 몸으로 살아날 것인데, 썩어야 할 몸이 불멸의 옷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둘째는 성경의 말씀대로 죽음은 더 이상 맥을 추지 못하게 될 것인데,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죽음을 이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셋째는 흔들리지 않는 신앙을 가지고 주님의 일에 열심을 다하라고 하십니다. 주님의 일은 결코 헛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사도가 전하려는 심오한 진리란 부활한 우리들 인간의 몸은 불멸의 몸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점이고, 더 이상 죽음의 세력은 우리 주님의 십자가 사건으로 인해서 소멸해 버렸다는 것이며, 주님을 맞이할 때까지 주님의 일에 최선을 다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라고 말입니다. 저는 이 말씀이야 말로 종말을 기다리는 모든 성도들이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할 말씀이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 비슷한 또래의 은퇴한 목사들의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이구동성으로 작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자, 하루가 달라진다고 누군가 정정했습니다. 손과 발이 아둔해지고, 기억력도 예전 같지 않고, 오래 앉아 있기도 걷기도 힘들다고 푸념이었습니다. 더 이상 기대할 것도 희망도 없어 보이는 모습들입니다. 이와 같은 우리들에게 오늘 사도는 문자 그대로 심오한 진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썩어야 할 우리 육체들이 불멸의 몸으로 변화하게 된다고 말입니다. 더 이상 쇠하거나 약해지지 않는 불멸의 몸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더 이상 죽음의 공포와 협박에도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그뿐이 아닐 것입니다. 얽히고설킨 수만 가지 악연들 그리고 애틋한 인연들 모두 무거운 어깨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천국 얘기를 하니까 갑자기 우스갯소리가 떠오릅니다. 이것은 저의 2주간을 한 방에 룸메이트로 지냈던 왜관 분도수도원에서 오신 한 수사님의 얘기입니다. 어느 날 천국에서 요란한 데모대가 하나님께 몰려왔다 합니다. 그래서 주동자를 잡고 보니 뜻밖에도 예수님의 육친 요셉이었다 합니다. 그래서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평생 동정을 지키며 아내와 아들을 지키는 삶을 살았는데, 사람들은 자신의 아내를 성모라 부르고, 아들은 성자라 부르는데, 나는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어서 너무 서러워 항의하는 것이라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말을 듣고서 요셉의 날도 정해서 지키도록 했다 합니다. 요즘엔 319일이 성 요셉의 날로 지키고 있다는데, 그런 염려를 한 분들이 사두개인의 질문을(22:23-33) 읽어보지 않았나 봅니다. 썩을 몸으로 살던 관계를 불멸의 몸으로 변화된 후에까지 연결 지으려 했으니 말입니다.

 

3. 제가 사는 곳은 산 밑이어서 아산 시내보다는 4, 5도 기온이 낮고, 그래서 꽃들도 늦습니다. 지금 4월의 꽃 라일락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고, 우리 집에서 가장 흔한 꽃 잔디가 흐드러지게 폈고, 둥글레 꽃대도 머리를 밀고 올라오고 있고, 튤립도 며칠 후면 얼굴을 내밀 것 같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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