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662(2022. 5. 9. 월요일).

시편 시 74:12-15.

찬송 357.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있으면서, 한 쪽은 책을 읽어주고 다른 한 쪽은 그걸 듣는다 하면, 책을 읽어주는 쪽이 당연히 부모려니 싶으시지요? 그런데 한 작가 분은 반대였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퇴근해 돌아오신 아버지 쪽에서 어린 자신에게 신문을 주면서 연재소설을 읽어달라고 하셨지요. 그리곤 조용히 누운 채 음미 하듯이 듣곤 하셨는데요. 어린 마음에 그게 자랑스럽고 좋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소설에 관심을 갖게 됐고, 문단 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등단도 하고, 또 신문 연재사상 최고의 인기 작품을 쓰기고 했지요. 그 작가 분 지금도 나이에 상관없이 여전히 왕성한 창작열을 발휘하는 최인호 작가입니다. 내가 내 부모님으로부터 왔음을 감사하고, 내 부모님이 내가 당신들의 아들이거나 딸임을 자랑하실 수 있게 살아가는 것이, 부모와 자식 관계에 있어서 최고의 모습이겠지요.” 카네이션 꽃잎의 우둘투둘한 가장자리가 부모님의 주름진 세월처럼 보이는 그런 어버이날 아침입니다. <KBS FM 1, FM가정음악, 200758일 방송>

 

2. “금송아지(1-6)”, “모세가 백성을 대신해서 빌다(7-14)” 그리고 모세가 증거판을 깨트리다(15-20)”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오랜 전에 미국 솔트레이크 신학교 총장을 역임했던 도널드 맥컬로우의 <내가 만든 하나님>이나, 요즘 인기를 구가하는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같은 책들은, 출발점과 목적은 정 반대이지만, 인간에 의해서 신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습니다. 저 역시 신학교에 들어오기 전에는 출애굽 당시에 모세가 하나님을 만나러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아론을 중심으로 금송아지 상을 만들어 섬기게 된 사건을 두고 많은 의문을 품었습니다. 다른 민족도 아니고, 하나님의 역사 참여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민족인데, 어떻게 그 하나님을 배신하고 금송아지 상을 숭배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금송아지를 신으로 섬기는 기원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합니다. 이집트인들은 고대로부터 송아지 상을 숭배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이집트의 신인 아피스는 수송아지 상으로 모셔졌고, 출애굽 초기에는 살아있는 황소가 애급에서 숭배되고 있었다 합니다. 이런 송아지상 숭배는 유일신 야훼 하나님을 섬기는 민족으로써 십계명의 제1계명이 엄존하고 있는 시절에도 계속되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솔로몬 이후 유다와 이스라엘로 나라가 나뉘었을 때, 북 왕국 이스라엘은 두 금송아지를 만들어 벧엘과 단에 세우고 예배를 드린 것입니다(왕상 12:28-29), 그들은 단순한 상징물이라 생각했지만, 우상으로 발전하였습니다(왕상 12:30, 13:2).

   종교 개혁이 일어나기 전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에는, 일반 크리스천들이 성경을 가질 수가 없었기 때문에, 성화나 조각품(icon)들로 성경을 가르치고 배우며, 심지어 성도들의 신앙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중세 이전 시대에 기독교 세계에서 예술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 토대가 생긴 것입니다. 이런 시대는 거의 맹목적일 정도로 성화나 조각품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요즘 잘 쓰는 말처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충고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이런 성화나 조각품들이 너무 소중한 나머지 그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음은 물론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성경에 대한 오해도 언급해야 하겠습니다. 제가 논산 훈련소에 입소했을 때, 군인 교회에서는 손바닥 크기의 영어로 된 성경을 성탄절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2차 세계 대전 당시 성경을 오른 쪽 가슴 주머니에 넣고 다닌 한 미군 병사가 적군이 쏜 총알받이가 되어준 성경이야기를 하면서, 성경을 꼭 주머니에 넣고 다니라는 말까지 해 주었습니다. 성경을 열심히 읽어서 하나님의 뜻을 깨달으라가 아니라, 총알받이 신주단지로 바뀐 것입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 실제 생활과 연결되지 않는 신앙행위는 자칫 그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지는 않고, 책꽂이에 잘 모셔두다가 교회 갈 때나 먼지를 털어 들고 가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성경이 금송아지 역할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3. 카네이션을 드리셨는지 아니면 받으셨는지, 그도 아니면 선물이나 현금을 받으셨는지요? 그보다 부모와 자녀로 인연이 된 것은 가장 큰 은총이고 축복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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