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659(2022. 5. 6. 금요일).

시편 시 74:1-3.

찬송 41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저 사람은 능력, 인물, 건강 많은 것을 다 갖추고 있는데, 왜 나는 어느 한 가지도 완벽하게 채워지는 부분이 없을까? 꼭 이런 비교가 아니어도요. 세상은 왜 이렇게 공평하지 못할까? 생각해 보는 순간이 있습니다. 세상의 불공평에 대해서 고민을 하던 소녀 적 테레사 수녀가 얻은 대답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신께서는 제 눈앞에 자연이라는 책을 펴 주셨고, 장미의 화려함이며 백합의 결백함으로 인해서, 작은 오랑캐꽃의 향기나 들국화의 순박한 매력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명쾌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이 담겨 있지요. 만약 작은 꽃들이 모두 장미가 되려고 한다면, 들은 가지가지의 작고 아름다운 꽃으로 꾸며지지는 못했을 겁니다. 지나친 욕심이 생길 때마다, 세상의 불공평에 대해서 투덜대고 싶어질 때마다, 자꾸만 되새기고 싶어지는 그러한 글인데요. 한 마디의 말로, 한 줄의 글로 토닥토닥 등 두드려 주는 것처럼, 위로받고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것, 무척이나 고마운 일입니다. 6월 한 달은 따뜻하게 마주 쥔 손처럼 온기가 느껴지는 말과 글 더 많이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54일 방송>

 

2. “종에 관한 법령(1-11)”을 읽었습니다. 성경을 읽는 사람들이 자주 혼동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성경의 무대를 자주 망각하고 자신의 동시대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가령 오늘 읽은 본문은 지금부터 적어도 3,500년에서 4,000년 전이라는 점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 시대는 주인과 종이라는 신분제도가 엄연하였고, 남존 여비라는 사회 제도가 엄격하던 시대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시대 상황을 염두에 두고서 그 말씀의 의미를 살펴야 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제가 어릴 때 말 타고 장가를 가고 가마를 타고 시집을 오던 장면을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그리고 혼례식에 왔던 부친과 오라버니들을 돌려보내면서 소리 없이 흐느끼던 동네 아저씨의 결혼식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어쩌면 평생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가족들일 경우도 더러 있을 때였으니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반상(班常/양반과 상놈의 약자)제도는 부모로부터 자손에게로 대물림한다는데 비극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태어날 때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3,500년 전에 유대인의 율법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엄청나게 다른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오늘의 본문입니다. 히브리 사람이 종으로 살게 될 경우, 6년 동안에 종으로 부리고 칠 년이 되면 아무 보상 없이 자유를 주어 내 보내도록 한 법령을 제정한 것입니다. 조금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홀몸으로 종이 된 사람은 홀몸으로 자유를 얻게 되고, 아내와 자식을 데리고 종이 되었으면 아내와 자식을 데리고 자유인이 되도록 한 것 말입니다. 홀로 종으로 들어왔다가 가정을 꾸렸을 경우, 가족과 헤어지기 싫어 함께 종으로 남게 되는 경우도 있었던 모양인데, 이럴 때는 스스로 안식년 이후에도 종으로 살겠다는 증표로 귓바퀴에 송곳으로 구멍을 뚫어 죽을 때까지 종으로 살게 한 것입니다.

   요즘 우리가 사는 세계는 인권이라는 주제를 가장 큰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이른바 미중(美中) 갈등의 한 복판에는 신장 위구르 족을 짐승같이 대우하는 중국의 문제가 있다고 하며, 시리아 예멘 등 내전으로 인해 생긴 난민의 인권에 관해서도 뜨거운 과제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최저임금 문제나, 미성년자 성폭행 문제, 성 소수자의 문제들, 그리고 인종차별 문제 등 역시, 인권의 문제로 취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제반 문제들에 대해서 유대인의 성경인 구약성서나, 기독교인의 또 다른 성경인 신약 성서는 인류의 인권문제를 개선하는데 얼마나 큰 업적을 쌓았는지 모릅니다. 우리 인류가 차별하지 않고 함께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인류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이른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앞장 설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며칠 전 마석의 모란공원을 아내와 다녀왔는데, 뜻밖에도 장기려 박사님의 묘소가 민주열사 묘역 바로 옆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지도하는 부산 YWCA 성경반에 오셔서, 병실을 찾아가 병을 고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니 하나님께 기도하자며 손을 잡고 기도하신다는 말씀은 큰 감동을 주었고, 가난한 환자에게는 뒷문을 열어놓을 테니 저녁에 도망가라 했던 일화는, 전설처럼 내려오는 신화가 되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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