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768(2022. 8. 23. 화요일).

시편 시 92:14-15.

찬송 543.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어제 저녁에는 모기를 손으로 잡았습니다. 모기를 손으로 잡았다니요. 그래서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옛말이 있나 봅니다. 오늘이 처서입니다. 처서를 기다렸던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그건 더위가 어서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지요. 한 여름에는 약속할 때도 처서가 지나면 만나자고 미룹니다. 이제는 미뤄뒀던 그 약속을 지킬 시간이 되었네요. 옛날 중국에서는 처서가 지나면 천지가 쓸쓸해진다고 했는데요. 아마도 그 쓸쓸함은 가을을 이야기하는 거겠지요. 그리고 논에서는 벼가 익고 있습니다. 이 무더위를 견디고 익어가는 벼의 모습을 보면,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7823일 방송>

 

2. “문안2(17-27을 읽었습니다. 오래 전에 저를 도우며 목회를 배우던 실습 전도사님의 집을 심방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전도사님의 모친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많이 공부하신 지성인이라 생각되었는데, 기도회를 마친 후 어찌하여 루터교회는 성장하지 않느냐고 볼멘 소리를 하시는 것입니다. 아마도 다니시는 교회가 유명 목사님 때문에 교회가 날로 부흥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유명 목사님은 대 교단의 총회장이 되어 자주 TV에도 얼굴이 비치곤 합니다. 채널을 돌리다보면 그 분의 설교도 시청하는데 곧 바로 다른 곳으로 돌려버립니다. 너무 속이 뻔히 보이는 소리만 하기 때문입니다. 여느 한국의 목사님과 하나도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끔 구약에 등장하는 바른 예언자들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하는데 그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만을 골라 아첨하듯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과 당신과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성경이 가르치는 인사말 대신에 만나고 싶었습니다.” “모든 일이 잘 될줄 믿습니다.”로 바뀌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고 교회를 다니는지,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성공과 출세의 수단으로 교회를 다니는지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얻은 성공이 과연 얼마나 복된 인생을 살게 해줄 것인지 염려가 되는 시간입니다.

   사도는 문안으로 끝낼 줄 알았는데, 또 다시 권고를 시작합니다. 다른 교훈을 가져와 분열시키는 자들을 경계하라고 말입니다. 그들의 속셈은 그리스도가 아니라 자신의 잇속을 채우려는 자들이며, 온갖 아첨하는 말로 유혹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또한 선한 일에는 현명하고 악한 것에는 물들지 말기를 권고합니다. 그리고 사도와 동역하고 있는 디모데와 루기오와 야손 그리고 소시바드로의 인사도 전합니다. 심지어 이 편지를 받아쓰고 있는 더디오와 사도를 돌보는 가이오 그리고 고린도 시의 재정관인 에라스도와 고르도의 문안도 전합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의 인사를 전하는 것은, 믿음의 길이 결코 외롭지 않은 길임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우리가 믿고 전하는 복음이 로마에 있는 성도 여러분들에게 믿음을 굳게 해 줄 것을 확신하며, 한 분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토록 영광받으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로마서를 묵상하면서, 오래 전에 읽었던 한 젊은 목회자의 글을 떠올렸습니다. “아무리 소중한 복음도 배가 고프니까 전할 힘이 없습니다.” 제게는 충격이었습니다. 내일 일을 전혀 알 수 없었던 50년대와 60년대의 선배 목사님들의 삶을 지켜보았던 저로써는, 그리고 그 힘든 길을 꾸역꾸역 견디며 살아가던 그 시절에는 감히 입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선배들은 그 길을 뻔히 알면서도 뚜벅뚜벅 그 길을 걸어갔던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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