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769(2022. 8. 24. 수요일).

시편 시 93:1-2.

찬송 48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한자로 시골 향()자를 풀어보면 밥숟가락과 언덕이 실처럼 이어졌다 이런 뜻이 된다고 하네요. 고향과 언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고향의 작고 평화로운 언덕에 누워 있으면, 그리운 것들이 하나 둘 꼬리를 물고 떠오를 것 같지요. 김영랑 시 한 만섭 곡 <언덕에 바로 누워> 준비했습니다.

   “언덕에 바로 누워, 아슬한 푸른 하늘, 뜻 없이 바래다가, 나는 잊었음네. 눈물도 없는 노래를. 그 하늘 아슬하여, 너무도 아슬하여. 이 몸이 서러운 줄 언덕이야 아시련만, 마음에 가는 곳은 한 때라도 없더라냐? 아슬한 하늘아래, 귀여운 맘 즐기누나, 내 눈은 감기었네. 감기었네.”

   편편하고 둥그런 언덕에 누워 있는 느낌을 주는 곡이지요. 푸른 하늘이 갖고 있는 순수하고 맑은 느낌을 살리려 애쓴 곡입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824일 방송>

 

2. “판관(사사) 에훗(12-30)”을 읽었습니다. 오늘부터 구약성경 판관기 혹은 사사기를 묵상하려고 합니다. 판관 혹은 사사는 히브리어 שֹֽׁפְטִ֑ים /쇼프팀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에 정착한 이후 왕국 성립까지의 기간 동안 활약한 지도자들을 말합니다. 그들은 평시에는 농경 목축에 종사하였던 지방토호(地方土豪)였으나 선주민인 가나안 족 과의 투쟁이나 외적의 습격에 의한 군사적·정치적 위기에 처하였을 때는 이스라엘 민족을 구출하기 위하여 일어섰던 카리스마적 영웅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전 이스라엘의 지배자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국지적·부족적, 그리고 일시적인 지도자들이었습니다판관기에 등장하는 사사는 총 12명으로, 전체 12지파 중 8지파에서 사사를 배출하였는데, 유다지파에서 7명 나머지 지파에서 5명이 나왔습니다. 재임기간을 살펴보면 에훗이 80, 오드니엘-드보라-기드온이 각각 40년을 일하였는데, 나름대로 어려운 시기에 활동했던 인물들로, 그래도 가장 유명했던 사사는 기드온과 삼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초기 이스라엘 주변 나라들처럼 세속 정부를 구성하는 대신 하나님께서 직접 통치하신다는 신앙으로 무정부적 상태를 유지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야훼 하나님의 눈에 거슬리는 행위, 곧 우상 숭배에 빠질 때 하나님은 이웃 나라들을 통해서 징계하셨고, 그 때마다 사사들이 출현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바른 신앙으로 돌아서게 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두 번째 사사가 된 에훗이 등장하는데, 하나님은 모압의 에글론을 징계하는 도구로 사용하셨는데, 그는 암몬과 모압과 합세해서 이스라엘을 점령하였고 18년이나 통치하였습니다. 그 때 하나님은 백성의 울부짖음을 듣고 에훗을 사사로 세우신 것입니다.

   에훗은 왼손잡이로 모압 왕 에글론에게 조공을 바치러 가게 되었는데, 그는 한 자 남짓한 쌍날을 가진 비수를 허벅지에 숨기고 모압왕에게 들어갔습니다. 조공을 마치고 돌아 나온 사신들을 길갈 근처에 남겨두고, 은밀하게 드릴 정보가 있다면서 다시 왕을 찾아갑니다. 은밀한 정보임을 앞세워 주변의 신하들을 나가게 하고 혼자 남은 모압왕에게 나아가 왼손으로 허벅지에 숨겨둔 비수를 꺼내 왕 에글론을 살해한 것입니다. 그리고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다른 문으로 나와 도망을 했고, 모압왕이 죽은 다음에야 신하들이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에훗은 나팔을 불어 에브라임 산지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으고, 이 사실을 전하고 모압으로 가는 요르단 나루터를 점령하고 무려 일만 명이나 되는 모압 장정들을 죽임으로, 모압의 지배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오히려 모압을 다스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사사 시대는 여러 가지 점을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 첫째는 세상을 하나님께서 섭리하신다는 진리를 암시하고 있는 점이고, 둘째는 하나님은 악한 세력들을 통해서 자기 백성들을 징계하실 수 있다는 점, 셋째는 모든 권력은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대행할 때만 정당성을 가진다는 것 등입니다. 오른 손 잡이가 훨씬 더 많은 세상에서 왼 손 잡이를 일꾼으로 고용하신 하나님을 찬양합시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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