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767호(2022. 8. 22. 월요일).
시편 시 92:11-13.
찬송 53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민요를 듣고 있으면 “참 재미있다.” 이런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신세를 한탄하는 장면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있지요. “논매고 밭매고 배타는 게 힘들지만, 그래서 어쩌라고”, 강인함이 들어 있습니다. 이 시간에 해학이 담겨있는 곡 준비했습니다. 남녀가 주고받는 대화가 웃음을 짓게 하는 곡이지요. <상주 함창 맑은 물에> 우리 민요를 작곡가 이 종구 선생이 편곡한 곡입니다.
“상주 함창 맑은 물에 상추 씻는 저 아가씨, 상추 잎은 내가 씻어 줄게, 우리 부모 섬겨주소. 길 가는 저 총각아, 그런 말 하지 마오, 언제 봤던 님이라고 당신 부모 섬기겠소. 누구는 나면서부터 구면이란 가, 아까는 초면이고 지금은 구면이지. 아가씨 집은 어디며 언제 찾아가면 좋겠나. 저 건너 보이는 초가삼간 오막살이가 내 집이오 만, 뚝딱 뚝딱 집 헐어 온 기둥 다시 세워, 뚝딱뚝딱 집 헐어 금석가래 다시 끼워, 아흔 아홉 칸 열두 대문 높이 세워, 완자 밀 창을 내고, 각장장판을 깔고 열두 병풍 둘러치고, 함라 금침 깔았을 때, 그럴 적에 찾아오소.”
가사가 참 재미있습니다. 해학과 재치가 물씬 느껴지지요? 우리 전통 어법과 서양 음악 어법의 접목을 시도하는 작곡가들 사이에서, 민요조의 가곡을 작곡하는 일이 흔히 보일 수 있습니다. 이곡도 그 한 곡이지요.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곡가입니다. 대종상을 비롯해서 대한민국 작곡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지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8월 22일 방송>
2. “문안(1-16절)”을 읽었습니다. 제게도 잊지 않을 만큼 문안을 나누는 이웃이 있습니다. 제가 먼저 문안하는 분은 아흔이 넘으신 장로님이십니다. 제가 문안할 때마다 얼마나 고마워하시는지 모릅니다. 그 밖에는 제게 신학교에서 혹은 베델 강습회에서 만났던 젊은 목사님들이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온다고, 날씨가 너무 덥다고, 제 주변에 관한 소식을 들었다며 문안해 주곤 합니다. 참 고마운 분들입니다. 몇 년 만이긴 해도 해외에 장기 거주하는 묵상식구가 몇 년 동안의 소식을 전해 주었을 때도 참 반갑고 고맙습니다. 나머지 분들은 제가 매일 배달하는 묵상자료로 문안을 나누는 셈이 되겠지요.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이 로마에 있는 형제자매들에게 보내는 문안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친분을 앞세워서 제법 많은 사람의 이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베베처럼 로마를 방문하는 성도를 소개하며 부탁하는 경우도 있고(1-2절), 일찍이 사도를 위험 중에서 도와주었던 브리스가와 아굴라에 대해서 문안을 부탁합니다(3-4절). 에베네도라는 인물은 소아시아 선교에서 얻은 첫 열매라며 문안하고, 마리아란 여성도도 문안합니다(5-6절). 사도의 친척이면서 옥고를 치른 안드로니고와 유니아를 소개하는데, 그들은 사도 바울보다 먼저 크리스천이 된 분들이라고 합니다(7절). 그 밖에 암블리아, 우르바노, 스다구, 아벨레, 아리스도불로, 헤로디온과 나깃수의 가족들에게, 드루베나와 드루보사, 루포와 그의 어머니, 아순 그리도와 블레곤, 허메와 브드로바, 허마와 그들과 함께한 형제들, 빌롤로고와 율리아, 네레오와 그의 자매 올름바 그리고 모든 성도들이 문안의 대상들입니다.
사도 바울이 이렇게 많은 이들의 이름까지 기억할 수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어쩌면 사도 역시 선교일기를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중국과 몽골 그리고 베트남에서 많은 교회 지도자들을 만났습니다. 선교 일기를 들추기 전에는 전혀 기억할 수 없는 많은 이름들이 있습니다. 사연들이 구구절절한 믿음의 형제자매들이었습니다. 저는 간단한 인사말을 제외하고는 통역 없이는 현지인들을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통역사들은 현지인들의 문제와 형편을 잘 알고 있었고, 개인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할지 말지를 분별하게 해 주었습니다. 제 강의는 한국 신학교에서 하는 한 학기 분의 강의를 3-4일 동안 하루 9시간으로 압축해서 진행하는데, 선교지의 열악한 분위기를 고려해서 강의를 한 것이 의외로 잘 맞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인지 제게 개별적으로 상담을 청하기도 했지만 그때는 통역사가 취사선택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아주 특별한 이름이 나옵니다. “뛰어난 주님의 일꾼”이라고 소개한 루포와 그의 어머니가 그 이름입니다. 루포는 우리 주님의 십자가를 잠깐이지만 대신 짊어졌던 “구레네 사람 시몬”의 아들이었던 것입니다(막 15:21). 그래서 사도는 루포의 아버지 시몬을 대신해서 그의 어머니를 특별히 챙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마가복음서에서는 루포의 아버지 시몬을 말하고 있고, 로마서에서는 루포의 어머니를 언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루포는 부모의 신앙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훌륭한 신앙의 가문을 소개받는 것 같아서 얼마나 흐뭇한지 모르겠습니다.
3. 어제 소개했던 “이 세상 어딘가엔”은 박희진 사, 한태근 곡이었습니다. 거창고 발간 <오 주여, 이제는>에 소개된 김민기의 같은 제목을 착각했습니다. 김효종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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