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875(2022. 12. 8. 목요일).

시편 시 109:7-10.

찬송 363.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명태><떠나가는 배>의 작곡가 변훈, 우리 가곡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남다른 업적을 남긴 이들 중의 하나이지요. 대부분의 우리 가곡이 서정적이고 애상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조금 여성적으로 느껴진다면, 변훈의 작품은 패기 있고 힘이 넘치는 남성적인 곡으로 일컬어집니다. 그는 시인 양명문과 함께 명곡 <명태>를 우리 가곡사에 남깁니다만, 당시에 둘은 <낙동강>으로 서로의 호흡을 읽어낸 후였습니다. 한국 전쟁이 한창이었던 1951년 작곡가 변훈이 우리 조국의 비극적인 운명을 가곡 속에 투영시킨 바로 그 작품입니다.

    “낙동강 푸른 물줄기, 굽이 흘러 7백리. 고요한 찬 밤은 짙어 가는데, 갈빛 어린 강물은 정회를 자아낸다. 오랑캐들의 더운 피로 물들었던 이 강물, 코 찌르는 피비린내 가시기도 전에, 내 다시 강을 지켜 이지러진 달빛 아래 보초를 섰다. , 강이여, 말하라. 이 겨레의 슬픈 운명을. , 비장한 내 노래야, 흘러 흘러 내려라. 저 강물 물결 타고, 저 강물 물결 타고, 저 강물 물결 타고.”

    이념의 차이 때문에 같은 민족끼리 싸워야 했던 조국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작곡가의 비애가 느껴집니다. 변훈 선생의 작곡을 두고서 성악가들은 말을 합니다. 처음 악보를 대하면 단순하게 느껴지지만 무대 위에서 소리 내어 부를수록, 곡의 진면목이 강하게 들어난다고 말이지요. 그것은 아마도 순간적인 영감이나 감흥으로 곡을 짓지 않았기 때문 같습니다. 변훈은 시를 메모한 종이장이 다 헤어지도록 읽고 또 읽으면서 그에 꼭 맞는 멜로디를 찾아내기 위해 고심했지요. 하나의 곡을 완성하기 위해서, 그가 들였을 오랜 시간과 정성, 음악적인 깊이가 곡에서 느껴집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126일 방송>

 

2. “아하스에게 내린 첫 번째 경고(1-9)”을 읽었습니다. 난세(亂世)에 영웅이 난다는 옛 말이 있습니다. 평화로운 시절에는 검증되지 않은 영웅도 많고 호걸도 많습니다. 이는 신앙생활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활동하던 시기는 정치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신앙적인 면에서도 극심한 위기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사마리아를 수도로 하는 북왕국 이스라엘은 북쪽 오랑캐라 여기는 시리아(아시리아)와 결혼동맹을 맺고, 동족인 남왕국 유다를 파멸시키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때의 특징은 흉흉한 소식들이 온 나라를 어둡게 만들고 있었고, 웃시아의 손자이자 요담의 아들은 아하스 시대에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 베가와 함께 예루살렘을 침공한 것입니다. 그 때의 상황을 왕의 마음과 백성의 마음은 바람에 휩쓸린 수풀처럼 흔들렸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풍전등화의 위기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때에 이사야는 하나님께 명령을 받게 됩니다. “네 아들을 데리고 아하스 왕을 만나 진정하라. 안심하라. 겁내지 말라고 말한 후, 시리아 왕과 이스라엘 왕이 쳐들어온다고 해서 정신을 잃지 말라.’ 그들은 연기 나는 횃불 끄트머리에 불과하다고 전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온 나라가 두려움에 가득 차 있을 때, 사람들이 저마다 망하게 되었다고, 죽게 되었다고 울부짖고 있을 때, 그 도도한 성난 물결을 멈추거나 돌려세운다는 것은 무모한 일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사야는 하나님의 전권 대사로 자신의 생각이나 계획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가감 없이 전달할 사명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이사야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자신의 동족을 향해서 외칩니다.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와 그 우두머리 르신이나, 에브라임의 수도 사마리아와 그 우두머리인 르말리아를 두려워하느냐? 그들은 앞으로 65년만 지나면 에브라임은 민족 구실도 하지 못할 것이니, 너희는 이를 굳게 믿고 굳세 서 있으라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야훼 하나님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65년이라는 긴 세월을 앞서 바라보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살아온 길목에는 차갑고 어두운 시간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과연 고등학교는 마칠 수 있을 것인가? 언제 그만두어도 나무랄 사람 하나 없던 그 시절을 무얼 얻겠다고 버티고 버틴 것일까? 바로 그런 시절을 짊어지고 버틸 수 있게 한 힘은 무엇이었습니까? 제게는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 “나는 너를 위해서 하루도 쉬지 않고 기도하고 있다.”는 말씀이었고, 무력감에 빠져있는 자신을 일으켜 세워준 또 다른 하나는, 기숙사 생도들을 위한 새벽 기도회 시간에 의무적으로 읽고, 대답대신 말했던 “3장입니다.” 라는 읽은 성경 장수를 채우기 위한 성경말씀이었습니다. 그때 하루에 몇 십장씩을 읽던 김기수란 친구는 신학교를 갈 줄 알았는데, 훗날 경상도 어느 지방의 경찰서장이 되어 저를 찾아왔었습니다. 아마 그 역시도 하나님의 말씀만이 그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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