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983.

시편 시 122:4-6.

찬송 15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나비는 곤충 중에서도 가장 천천히 나는 종으로 알려져 있지요. 꽃 사이를 날아다니거나 꽃에서 꿀을 취할 때에도 나비는 유유자적 무엇 하나 서두르는 법이 없습니다. 평소에 동그랗게 말고 있던 조롱을 천천히 나비의 모습은 성급히 먹어치우기 바쁜 우리의 식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지요. 어찌 보면 마치 우리가 머무르고 있는 다른 속도로 시간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조금은 느긋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하루를 천천히 돌아보는 그러한 시간 갖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325일 방송>

 

2. 사순절 다섯째 주일의 복음서 요한복음 11:17-27을 본문으로 십자가 신앙 그리고 부활 신앙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십자가와 부활 사건을 통칭해서 예수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들 기독교 신앙이란 예수 사건을 믿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를 통해서 인류를 구원하셨고, 부활을 통해서 영생을 약속하셨음을 믿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십자가 신앙은 기독교의 독특한 교리입니다(45:15, 9:23).

윌리엄 브레데는 <메시아 비밀, 1901> 이란 책에서, 마가복음서는 예수의 공생애 중에서 적어도 세 번은 당신이 메시아인가?”라는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오히려 은폐하였음에 주목했습니다. 그것은 십자가와 부활사건 이후에야 당신이 메시아이심이 밝히 드러날 것임으로, 생전에 쓸데없는 오해와 논쟁에서 벗어나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설명한 사도 바울은 고전 1:18에서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나, 구원 얻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하였고, 6:14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다.”했고, 고전 2:2에서는 예수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알지 않겠다.” 말했습니다. 십자가는 하나님께서 죄와 죽음에서 인간을 구원하시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래서 루터는 성경의 십자가 사건이란 숨어 계신 하나님의 사랑을 극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 주장을 했습니다.

 

부활 신앙은 자신의 부활을 믿는 사람에게만 은총입니다(17-24).

성경에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열 명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사르밧 과부의 아들(왕상 17:17-24), 수넴 여인의 아들(왕하 4:32-37), 엘리사의 뼈에 몸이 닿은 사람(왕하 13:21), 나인성 과부의 아들(7:12-15), 야이로의 딸(5:35-43), 나사로(11:43-44), 예수님(28:5-7), 무덤에서 나온 사람들(27:52-53), 다비다(9:40), 유두고(20:9-12). 이 정도의 역사가 있으면 충분히 믿을 수 있을 것입니다만, 나사로의 죽음을 목격한 누이들이나 지인들은 그가 다시 살아났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이 부활하기 전에는 믿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서 부활하였다고 하더라도, 부활신앙을 갖는 것은 하나님의 은총을 받은 자들에게만 허락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믿음을 촉구합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아니할 것이다.” 너희는 이것을 믿어야 한다고.

 

십자가 신앙과 부활 신앙은 연속성을 가집니다(25-27).

많은 크리스천들이 신앙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것은 인간이 믿고 의지하는 신념을 하나님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신앙인 줄로 착각한 것 말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더욱 더 깊은 실망과 절망의 나락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가룟인 유다를 비롯해서 소위 안티 크리스천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자신의 신념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신앙의 길에서 떠나갔습니다. 십자가 신앙을 가졌어도 그 다음에 기대할 것이 없다고 절망한 것입니다. 그러나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으로 죄의 용서를 경험한 사람들은, 죽음 너머의 부활에 대한 신앙으로 연결되는 것을 믿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약속은 십자가에서와 같이 부활에서도 한결같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십자가의 신앙과 함께 부활의 신앙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성령님만이 이 신앙을 허락하셨기 때문입니다.

 

3. 매화를 선두로 목련화와 수선화도 연이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