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176(2023. 10. 5. 목요일).

시편 시 22:7-9.

찬송 34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매일 같은 시각 반복되는 소리는, 사람을 길들이는 것도 같지요. 같은 시각 같은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9시를 알리는 신호와 함께 텔레비전 속 뉴스에 주의를 기우리는 일들이 그렇습니다. 또 매일 이 시각 시작되는 정다운 가곡 시그널이 제겐 또 그렇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시간을 함께 해 주시는 같은 기분이 일 수 있을 것 같고요. 하루쯤 거른다고 세상이 어떻게 되는 건 아니겠습니다만, 평화로운 일상을 방해 받은 듯, 서운하고 불안한 기분이 드는 것 아시겠지요? 일상이란 모두에게 같은 의미일 테니까 말입니다. 꼭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빠트리는 순간 허전해 지는 그러한 것 말입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제안으로 일과표를 만들었던 것 기억하시지요? 만들고 나서 며칠 동안 그 일과표대로 움직이려 애썼지만, 오래지 않아 그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기 일쑤였습니다. 그 때는 정해진 일과대로 하루를 꾸려나가는 것이, 답답하고 참 쉽지 않았지요. 어른이 되고 나서는 정해진 일과가 있다는 것이, 왜 편리하다 말하는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최소한 무엇을 하면 좋을지, 매 순간 고민할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지요. 수명이 길어져서 우리의 노년기도 더불어 늘어나게 되지요. 은퇴하고 자녀들의 출가까지 마친 사람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오늘 하루를 무얼 하며 보내야 좋을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보다 조금 더 세월이 지나면 우리에게도 같은 고민이 찾아오겠지요. 조금은 먹먹해 지는 기분이네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106일 방송>

 

2. “아합이 라못 길르앗에서 전사하다(29-45)”을 읽었습니다. 라못 길르앗은 본래 갓 지파에게 배분된 땅으로, 도피성으로 지정되었었는데(20:8), 시리아에 빼앗겨서 아합 왕이 다시 찾으려고 하는데 동참하겠느냐고 물었을 때 여호사밧은 참전의 뜻을 밝힌 적이 있었습니다(왕상 22:4). 그렇게 해서 남북 왕국이 연합해서 시리아와 싸움을 하게 되었는데, 그 전략을 세운 아합이, 자신은 병사의 복장으로, 여호사밧은 왕은 왕복을 입고 싸우러 나갈 것을 합의합니다. 시리아 왕은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한 놈만 팬다.”는 전략으로 오직 이스라엘 왕만을 공격하게 합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여호사밧은 자신을 향한 시리아 기병대장들의 집중 공격이 시작되자 겁을 집어먹고 줄행랑을 치고 말았습니다. 전쟁터에서 앞장서야할 왕의 모습이 아님을 알고 뒤를 쫓지 않고 돌아섰는데, 요행히 시리아 병사가 쏜 화살에 병사로 변장했던 아합이 맞아 시리아 병사들 앞에서 전사하게 됩니다. 아합의 병거는 사마리아로 돌아왔지만, 그는 그곳에 묻혔고, 그의 병거와 무기를 연못에서 씻었는데, 개들이 그 피를 핥았고, 창녀들이 그 못에서 목욕을 하였는데, 이 모든 것들은 야훼 하나님께서 예언하신대로 이루어졌으며(왕하 9:24-26), 이스라엘 왕조실록에도 기록되었습니다.

    우리는 질문하게 됩니다. 이스라엘 왕 아합은 어찌하여 자신의 나라를 회복하는 전투에서, 그 지휘권을 유다 왕 여호사밧에게 넘기고 자신은 평범한 병사로 변장해서 전장에 참가한 것일까? 하고 말입니다. 첫 번째는 아합 왕의 약은 속셈을 들어낸 경우로, 하나님께서는 변장한 아합을 찾아내셔서 전사케 하셨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남북 왕국이 연합으로 참전하는 전투에서, 남왕국 왕에게 지휘권을 넘겨줌으로 예우를 하려고 했다는 견해입니다. 가능성은 첫 번째 견해입니다. 북왕국 이스라엘에서 가장 강력했던 왕 아합의 기질로 보아서, 그리고 그의 당돌한 처신에 비추어볼 때, 그는 고토를 회복하는 대의명분이 있는 전투에서 앞장설 가능성이 컸지만, 엘리야의 예언도 마음에 걸렸을 것입니다. 그래서 약은꾀를 부렸던 것인데, 그마저 하나님 앞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할 수 있습니다. 마치 그리스의 신화 오디푸스

콤플렉스를 연상하게 합니다. 그러니까 사람의 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진다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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