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552(2024. 10. 15. 화요일).

시편 88:11-13.

찬송 25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살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모두 적었습니다. 전부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맛있는 커피를 마실 때“, ”딸이 웃을 때와 같은 92개의 행복한 순간을 뽑아냈습니다. 신기하게도 제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매우 사소하고 쉬워서 자주 하고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노벨상을 받는 것이나,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가 되는 일 따위가 아닙니다. 이를 깨달은 이후 저는 행복 리스트를 만드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모 가댓, 어쩌다 어른2 <행복하려면 불행의 이유를 찾아라>, p.325.

 

2. “바울을 죽이려는 음모(12-22)”을 읽었습니다. 세계 역사에서 정치나 이념적인 갈등에 의해서 목숨을 잃은 일 다음으로는 아마도 종교적인 갈등에 의한 사화가 뒤를 이을 것입니다. 평화와 사랑을 주제로 삼는 종교인들이 자신의 종교와 다르다고 해서 상대 종교인을 살해하는 것은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가당치 않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종교 간의 갈등은 그 어떤 갈등보다도 더 심각하고 잔인하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유대교가 신흥종교였던 예수교에 가했던 일들이나, 17세기 로마 가톨릭 국가와 프로테스탄트 국가 간에 벌어진 30년 전쟁(1618-1648)이 그 대표적인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전쟁이 세계 최초의 국제 전쟁이었다고 하니 할 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사망자는 800만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요즘 중동에서 같은 이슬람 종교의 수니파와 시아파가 혈투를 하는 것을 보면서, 결국 종교 싸움은 같은 신앙의 다른 고백에서 불거지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겠다고 맹세한 사람들이 40명이나 나왔다는 얘기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를 대제사장과 장로들에게 알리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죽일지를 모의하는 대목도 나옵니다. 우선 바울을 로마 병영에서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서 거짓말을 꾸미는데, 좀 더 자세히 심문할 일이 있어서 유대인 의회(산헤드린)에 소환하고 싶다고 천부장에게 협조를 구하는 것인데, 바울을 인계하기 위해서 호송하는 과정에서 살해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무서운 음모를 바울의 생질(누이의 아들)이 전해 듣고 바울에게 이를 알렸고, 바울은 자신의 생질을 천부장에게 소개해서 그 음모를 알리고 천부장은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 것을 당부하게 됩니다.

    무슨 연극이나 영화 같은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거룩한 일을 위해서 깊이 생각하고 기도에 힘쓸 종교인들이 사람을 죽이는 일에 세상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는 예나 제나 엄연한 사실이니 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유대교도 그리고 기독교나 이슬람교도 예외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구약성경 사사기에 보면 사사 삼손은 나귀의 턱뼈로 일천 명의 블레셋 사람을 죽인 일이 있었는데(15:15-16), 그가 마지막에 블레셋의 신 다곤 신전에서 죽인 사람은 살았을 때 죽인 사람보다 더 많았다 기록하고 있습니다(16:30). 이는 모든 종교는 자신들의 신앙만이 참되고 영원한 것으로, 다른 종교의 신앙은 거짓되고 영원한 파멸로 이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역사적인 경험에서 우리 인류는 더 이상 타종교나 타신앙에 대해서 배타적인 자세가 아니라, 방관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지 않았는가 싶습니다. 오히려 폭력이나 악담으로 개종시키려하기 보다는, 사랑과 섬김으로 감동 감화시키는 방법이 보다 효과적인 선교 방법이라는 것을 배우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이제 더 이상의 종교전쟁은 이 땅위에서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성지 탈환이라는 목표로 시작된 십자군 전쟁은 1099-1229년까지 무려 백만 명에 이르는 학살을 자행하였으니 이런 미친 짓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겠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어느 기록을 보니까 20세기 이후에 일어난 순교자의 수효가 그 이전의 순교자의 수효보다 더 많다는 것은 우리 인간의 잔인함과 어리석음을 잘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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