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549호(2024. 10. 12. 토요일).
시편 88:1-3.
찬송 86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어제 밤은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읽은 책 제목은 <채식주의자> 와 <흰>이었을 뿐이지만, 드디어 우리나라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한 경 작가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먼 북소리>의 무라카미 하루끼나 <흐르는 강물처럼>의 파울로 코엘료 류의 글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에게 읽힐 수 없는 불량소설이라며 어느 도에서는 <채식주의자> 등 한 강의 책들을 폐기처분했다는 얘기며, 어느 정부에서는 한 강 작가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던 전과(?)도 있었다 하니, 석고대죄/席藁待罪 해야 할 일일 것 같습니다. 그토록 열망하던 후보자들, 고 은 선생이나 무라카미 하루끼에게는 다음 해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2. “이방인의 사도가 된 경위(17-21절)”과 “로마 시민권을 행사한 바울(22-29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째 단락입니다. 열심을 가진 신앙인들에게는 보통 사람들이 알지도 경험하지도 않은 많은 체험들이 있습니다. 유대인이었던 바울이 자신이 핍박하던 예수교로 개종한 것도 간단하고 쉬운 일이 아닌데, 그가 이방인을 위한 예수의 사도로써 일하게 된 이야기는 매우 신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 바울 자신의 간증을 들을 수 있는 본문입니다. 바울은 예수교도들을 체포하기 위해서 다마스코스로 가던 길에 그것도 밝은 백주에 신비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강한 빛이 사울(바울의 본래 유대 이름)에게 비춰 그는 땅에 엎드러졌는데, 그때 자신을 부르는 하늘의 음성을 듣게 되었고, 사흘 동안 눈을 떴으나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메섹의 예수교도 아나니아를 찾게 하시고, 그에게서 눈이 떠지는 기적을 경험하고 다메섹에서 여러 날을 전도한 후, 예루살렘으로 가서 그 후 3년 동안 가이사랴를 거쳐 다소에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런 후에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성전에서 기도할 때 무아지경에 빠지게 되고,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서 빨리 예루살렘을 떠나거라. 예루살렘 사람들이 네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고 하신 것입니다. 사울은 자신이 지은 죄를 다시 한 번 고백합니다. 예수교도들을 옥에 가두고 매질하였던 사람이며, 스데반 집사가 돌에 맞아 죽을 때 그 자리에 증인으로 있었으며 스데반을 죽이는 사람들의 겉옷을 지켜주기까지 한 사람이었다고 말입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자신을 멀리 이방인들에게 보낼 터이니 어서 가거라고 해서 이방인의 세계에서 전도자로 살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저는 간증집회에 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어쩌다 한 두 번 하는 간증은 은혜롭기도 하고 진정성도 있어 보이지만, 전문 간증꾼들은 완전히 소설을 쓰듯 시간이 갈수록 그 꾸밈의 내용이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간증자가 감리교회 권사였던 성 아무개 씨로, 그녀는 서울대 병원에서 벽제 화장터로 가던 도중에 자신의 어머니가 영구차를 병원으로 되돌려 돌아와 살아나게 되었던 분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천국과 지옥을 간증하게 되었습니다. 훗날 월간지 <신동아> 기자가 끈질기게 추적해서, 죽었던 일도 벽제 화장터로 가던 것도, 다시 살아난 적도 없다는 것을 추궁하자, 자신의 간증이 거짓인 것을 실토했습니다. 그래서 왜 그런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간증으로 하였는가 하고 추궁하자, “사람들이 은혜만 받으면 그만 아닌가요? 그 거짓말이 대수입니까?”라고 응답했습니다. 이 성 아무개 권사의 기사는 <신동아>잡지에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간증자들이 의도적으로 작정을 하고 거짓말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분위기에 취하고 뜨거운 반응에 의해서 그리되는 경우라고 변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설교자나 강연자는 항상 이른바 자신이 하려는 말에 세례(?)의 성수를 끼얹고 난 후에 조심스럽게 말해야 할 것입니다. 오랜만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아산 서재에 들려서 한참이나 옛 향수가 젖는 책들을 뽑아 보았습니다. 참 그립고 아름답던 시절이 눈앞에 아른거렸습니다. 그래서 다시 결심합니다. 아무리 책 읽기를 두려워(?)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책 선물을 다시 시작해야 하겠다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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