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660(2025. 1. 31. 금요일).

시편 105:22-24.

찬송 37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화가 프리다 칼로는 <부러진 척추-1944년 작> 라는 그림을 남겼다. 여섯 살에는 소아마비에, 열여덟 살에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척추가 탈골되고 아홉 달을 석고 보정기를 착용하였다. 혼자서 겪어야 했고, 너무 오래 혼자였기에 가장 잘 아는 자신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했다. 어둠과 빛을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을 때 붓을 들 용기가 생겼다 한다.

 

2. “물 위를 걸으신 기적(45-52)”게넷사렛에서 병자를 고쳐주신 예수(53-56)”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경을 읽을 때, 특히 기적 이야기를 읽을 때 무슨 생각을 할까요? 저는 이런 기적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런 기적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곤 합니다. 기적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 자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바라는 때문일 것입니다. 저의 바로 밑 아우가 유명 강사가 치유은사를 베푸는 집회에 온 가족이 참석하면서 자기는 집을 보라고 두고 떠나갔더라고 합니다. TV도 없던 시절이라 무료해서 뒤척거리다가 문득 스치는 생각이, “모든 식구들은 천당을 가려고 집회에 참석했는데 자신만은 지옥에 가라고 두고 간 것이라는 생각에 미치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교회로 갔는데, 예배는 끝나고 희망자들에게 안수기도를 하고 있었다 했습니다. 그래서 안수기도를 받고 빠른 걸음으로 집에 돌아와 시치미를 떼고 있었는데, 오른 발 오금이 자연스럽게 오므려지더라는 것입니다. 동생은 오른 발 오금에 큰 혹이 하나있어서, 병원에서 물을 빼보기도 하고 수술도 했는데 조금 있으면 다시 물이 차올라 그 큰 혹 때문에 다리를 접을 수 없어서 불편하기도 하고 이게 장애로 남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그 혹이 떨어져버리고 오금쟁이를 펴고 접을 수 있는 기적을 체험한 것입니다. 그때 저는 많이 놀랐고 또 서운했습니다. 기적은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고, 나는 언제나 예외로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그런데 오랜 세월이 흘러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니까 제 삶에도 셀 수 없이 많은 기적이야기들이 써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들 모두에게는 죽음의 고비고비가 인생길 모퉁이마다에서 일어났던 것입니다.

    기적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우리들 일상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을 때 이를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불완전한 기적이야기에 빠져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그 힌트를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갈릴리 호수 한 복판에 떠 있는 배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기도하시겠다며 산으로 올라가신 것입니다. 성경 기자는 새벽 4시쯤으로 기억하는 때에 갈릴리 호수에 역풍이 불어 배가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대부분이 그렇습니다만, 문제가 생길 때는 언제나 가장 중요한 무엇인가가 빠져있을 때입니다. 제자들에게는 주님께서 부재/不在 중일 때가 그랬습니다. 제자들은 수많은 기적을 체험했으면서도 마치 그런 일이 전혀 없었던 사람들처럼 불안에 휩싸였고, 사색/死色이 역력했습니다. 그런데 그들 앞으로 흰 옷을 입은 사람이 물 위를 걸어오는 것입니다. 그들은 훗날 이때의 경험을 말하기를 유령/幽靈인줄 알았고, 냅다 비명을 질렀다고 했습니다. 물위로 걸어 다닐 수 있는 존재란 죽은 혼령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단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다가 그 유령이 제자들 곁을 지나가시려고 했으니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비명을 지르는 그들에게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나다. 겁내지 말고 안심하여라.” 그리고 제자들이 탄 배에 오르신 것입니다. 그러자 바람이 그쳤고, 제자들은 너무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했습니다. 제자들은 또 한 번의 기적을 체험한 것입니다. 물위로 걸어오시는 주님을 보게 된 것이고, 주님이 배위에 오르시자 그 세차게 불던 바람이 멈추게 된 기적 말입니다. 이런 기적을 저는 극적인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실제 상황이 아니라 연극에서나 볼 수 있는 꾸며낸 이야기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기적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잘못된 기적이해입니다. 사실 우리들 삶은 기적의 연속이라고 말입니다. 어느 과학자의 말입니다. 우리들 인간은 기적 속에서 매 순간을 살고 있다고 말입니다. 우리가 숨 쉬며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산소인데, 대기권에는 78%의 질소와 21%의 산소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막히게도 우리는 4배나 많은 질소가 아니라 4배나 적은 산소를 마심으로 살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뿐이 아니라 우리들 몸에 치명적인 병원균이 가득한 공기 속에서 그것들을 잘 걸러내면서 호흡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삶은 기적들 속에서 살고 있다는 말입니다. 먹고 마시고 일하고 잠자는 삶에서,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것은 기적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보호하심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소위 극적인 기적에 호들갑을 떨지 말고, 매순간이 기적임을 감사하며 기뻐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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