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698호(2025. 3. 10. 월요일).
시편 108:1-4.
찬송 30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한 고비를 넘겼다.”는 우리말이 있다. 고비란 몽골어로 황무지라는 뜻이고, 식물 이름으로 고사리의 사촌쯤 되는 식물인데, 영어로는 펀(Fern)으로, 고사리에 비해 줄기가 많이 부드럽고 특이한 향이 있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거나 국을 끓여먹고, 뿌리줄기는 감기 발열과 피부 발진, 기생충 등을 다스리는 데 쓴다. '사물의 가장 긴요한 기회나 막다른 절정', 또는 '어떤 일에서 매우 어려운 순간이나 국면'이란 뜻을 가졌다. 그러나 우리가 쓰는 말의 뿌리는 불상/不詳이다.
2. “광야에서 이스라엘에게 시련을 주시다(1-20절)”을 읽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광야라는 자리 자체가 시련일 것입니다. 인생 그 자체가 시련이듯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광야 생활 40년을 통해서 그들이 하나님의 계명을 지킬 것인지 여부를 시험해 보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시험 혹은 시련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긍정적인 의미였던 것입니다. 가령 우리 주님은 세례를 받으신 후 성령에 이끌려서 광야로 가게 되셨는데, 그것은 마귀의 시험을 받게 하시려고 말입니다. 그때의 시험도 유혹이 아니라 시련이었던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이 삶에서 겪게 되는 이런저런 시련은 앞으로 직면하게 될 문제들을 감당할 수 있는지 우리의 능력을 테스트 받는 기회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 첫 번째 시험이 배고픔의 시련이었습니다. 60, 70년대를 지나신 분들은 다들 경험하신 일이긴 합니다만, 그때는 논에서 나는 벼나 밭에서 나는 작물들의 수확이 변변치 않을 뿐 더러, 흉년도 자주 있었습니다. 그때의 배고픔은 사람들의 마음에 말할 수 없는 절망감과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백성들은 그 힘들었던 시절을 잘 버텨주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부친이 별세하셔서 가족들을 부양하는 일이 힘들어 솔직히 군대에 징집되어 가는 게 어깨가 가벼워지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훈련소에서의 배식/配食시간에는 웃지 못 할 촌극도 일어났습니다. 특히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서울에서 온 친구들은 배식 당번에게 온갖 눈치를 보내며 자신의 급식 그릇에 꾹꾹 눌러 담아줄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저는 논산 훈련소 제25연대에서 6주간 훈련을 받았는데, 그 배식시간을 의연하게 통과하려는 오기로 포켓용 신약성경을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배고픔에 굴복하지 않으려고 도전한 첫 승리였습니다.
이렇듯 광야에서의 배고픔의 시련은 그들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였고, 그 결과 만나와 메추라기를 받아먹는 기적을 체험한 것입니다. “이게 뭐야?” 라는 의미를 가진 만나는 아침마다 주변에 하얗게 내려 있었습니다. 이런 시련을 잘 겪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앞으로 40년 동안 광야에서 먹을 것 때문에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고, 훗날 주님께서 돌을 떡덩이로 바꿔보라는 사탄의 유혹에 빵 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말씀으로 산다는 위대한 승리의 말씀을 하신 움직일 수 없는 전거(典據)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련들은 종종 시련이 아니라 유혹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수님이 마귀에게 이끌려 광야로 나가 시험을 받으셨을 때도 그랬는데, 주님은 시련과 유혹도 거뜬하게 물리치셨습니다. 오히려 이로써 주님은 마귀와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교훈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신앙적인 교훈을 현실 생활에서 적용하려다가 실패하는 경우들이 종종 발견됩니다. 신앙을 무슨 마술이나 기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잘못입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과 사람이 해야 할 일에는 분별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마치 부모가 부지런히 어린 자식에게 일어나는 것과 세수하는 것, 밥 먹는 것과 학교에 가는 것, 숙제하는 것과 일터를 구하는 것 등에 대해서 가르칩니다. 그것은 부모의 역할과 자녀의 역할이 있음을 일깨우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우리들에게 하나님이 하실 일과 사람이 해야 할 일을 깨우쳐주신다고 말입니다. 역할 분담의 의미와 목적을 배움으로 인생의 기쁨과 즐거움을 익혀가라고 말입니다. R. 브라우닝의 <피파의 노래>에서처럼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묵상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앞이 캄캄한 인생길이라도. / 신 7:17-26. (0) | 2025.03.08 |
---|---|
우리들 삶 한 복판에 가득 차 있는 행복들. / 신 7:12-16. (0) | 2025.03.07 |
약속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를 지키신다. / 신 7:6-11. (0) | 2025.03.06 |
회개의 최종 목표 : 하나님께 돌아가는 일. / 욜 2:12-17. (0) | 2025.03.05 |
하나님의 말씀을 따를 때 스며드는 행복의 노래. / 신 6:16-25. (0) | 2025.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