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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03.08 앞이 캄캄한 인생길이라도. / 신 7:17-26.

묵상자료 8696(2025. 3. 8. 토요일).

시편 107:38-40.

찬송 45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훌륭한 인간관계는 춤과 같다. 인간관계도 춤을 추듯 리듬을 타고 상대를 배려하며 상대의 스텝에 자신을 맞추어야 원활하게 잘 이루어진다. 누구나 자신과 교류하는 사람들과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 말투, 태도, 걸음걸이, 몸짓, 사고방식까지 서로 모방하게 된다. 누군가 당신의 앞길에 재를 뿌리는 사람이 있다면 멀리하라. 그렇지 않다면 그로 인해 당신의 꿈은 날아가 버릴 것이며, 전진할 수도 성장할 수도 없게 된다. 사람들과 일을 하게 될 때, 나의 항해에 순풍의 역할을 할 사람인지,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닻의 역할을 할 사람인지 생각해 보라.” 윤문원, <지혜와 평정>, p.90.

 

2. “야훼의 힘으로 가나안을 정복하고 우상을 부숴라(17-26)”을 읽었습니다. 많은 신앙인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는, 자신들의 삶에서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것들을 알지 못하는 경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가령 힘든 공부를 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이 힘겹게 인내하고 노력해서 공부하는 것이고, 마지막 어려운 순간에나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는 그런 정도로 말입니다. 제가 대학생 시절에 도서관 문이 닫히는 11시가 되어 백양로를 걸어 나올 때는 대부분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곤 했습니다. 지금 내가 공부하는 철학이며 독일어며 심지어 생물학 같은 공부는 앞으로 더 많은 신학을 공부하거나 목회를 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될 것들인데도 불구하고, 왜 이런 공부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드는 생각은 이렇게 여러 날 그리고 많은 시간 장차 제 앞길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공부를 하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오히려 하나님께서 중요한 것과 중요치 않은 것들을 정리해서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대학생활을 하도록 지도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과연 하나님은 우리들 삶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에 관여하시고 동행하여 주시는가 하고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고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공부를 마쳤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이르러서야, 심지어 목회에서 은퇴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깨우친 게 아닌가 말입니다. 대학시험 전날 밤 여관에서 마지막으로 풀었던 수학 문제가 바로 시험에 출제되었던 것이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 여관에서 처음 풀었던 문제가 합격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 뿐이 아니라 목숨을 잃을 뻔한 사건 사고들이 줄을 지어 기억되었을 때, 저의 삶의 순간순간에 하나님은 늘 함께 계셨고, 동행하여 주셨다고 말입니다. 그 뿐이 아니었습니다. 전혀 목회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독일어나 생물학과 같은 공부가 사실은 매우 요긴하게 사용되었음도 말입니다.

     아마도 이스라엘 백성들 역시도 모세를 비롯해서 많은 남녀노소에 이르기까지, 가나안을 정복하는 일이나 우상 숭배 앞에서 비틀거리게 될 때에 대한 말씀에서, 크게 공감하는 기분이 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었습니다. 우리들 인생의 미래는 아무리 가까운 것이든 저 멀리 있는 것이든, 전혀 감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낯선 것들인 때문입니다. 우리는 당장 1시간 후에 어떤 일이 우리들 앞에 일어날지 알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에게 미래를 이렇게 저렇게 준비해야 한다고 충고하거나 가르치는 것 자체가 무리한 일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젊은이라고 한다면, 그런 저런 말씀들을 가슴에 깊이 새기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여간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를 중학생 때 가르쳤던 선배이신 국어 선생님은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제자들을 집에 초대하고 된장국 밥을 먹게 하시면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몇 번이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앞이 아무리 보이지 않더라도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저 유명한 Carpe diem을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오늘을 잡아라/ Seize the day 이지만, 그 의미는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었던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자신 앞에 주어진 일들을 최선을 다해서 대하는 삶이야말로 택함 받은 사람다운 모습일 테니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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