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5034호 (2015. 2. 27. 금요일).
시편 시 103:15-18.
찬송 86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크로아티아는 <꽃 보다 누나>란 텔레비전 프로그램 이후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아주 인기 있는 관광국이 됐습니다. 실제로 그 나라엔 아드리아 해의 진주로 불리는 부브로보니크며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자연유산인 플라트비체 공원과 바닷물이 오르간 소리를 내는 자다르 등 뛰어난 문화유산이며 경치를 가진 곳이 많습니다. 그런가하면 어떤 여행객들은 그런 특별한 경치 문화유산 못지않게, 아주 작은 박물관 하나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합니다. 그 박물관은 수도인 자그레브의 유명한 스토운 게이트며 산 마르크 교회 근처에 있지요. 그런데 박물관이라기엔 너무 작아서 자칫하면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또 아무리 작아도 일단 박물관 이름이 눈에 들어오면, 고개를 갸웃하면서 저절로 걸음을 멈추게 된답니다. 박물관 이름이 뮤지엄 오브 블로큰 릴레이션십(Museum of broken relationship), 깨진 관계 박물관이기 때문입니다. 그곳엔 이름 그대로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 혹은 가족이나 친구들 사이에 결별에 관련된 물건들만 전시합니다. 헤어질 때 주고받았던 편지나 메일에서부터, 사랑할 때 함께 갖고 있었던 인형이나 열쇠들, 혹은 헤어짐에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지를 표현한 그림 등이 전시돼 있지요. 그런데 주위 전시공간이 너무 작다보니 그런 물건들만 전시케 돼 설까요? 아니면 열렬히 사랑하던 연인이나 부부도, 대부분 그렇게 아주 사소해 보이는 이유로 결정적으로 헤어지기 때문일까요? 전시물들의 대부분은 잡동사니처럼 하찮아 보이는 작고 사소한 것들입니다. 그러니 박물관도 밖에서 보면 작은 문방구 가게처럼 얼핏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4년 12월 3일 방송>a.
2. 오래 전에 한 교우를 떠나보내며 이 구절을 인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살아남은 우리들이 힘쓸 일이란 안식에 들어가려는 일이라.” 고 말입니다. 눈을 뜨고 살아가는 동안은, 우리의 외적인 육체의 기능 뿐 아니라, 내적인 육체의 기능인 마음의 생각까지, 죄를 짓는 일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사랑을 말하고, 용서를 말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죄와 무관하게 살아갈 수 없으니 말입니다. 불쌍한 이들을 돕는 자선사업을 하는 동안이나, 젊은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학생들 앞에서 꿈을 꾸게 하는 순간까지도, 죄악의 공기를 들이 마시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 모든 일을 멈추는 순간이야말로 안식에 이른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은,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외쳤던 것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는 이 말씀을 보증하기 위해서 저 유명한 구절을 여기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 <중략> 오직 만물이 그와 상관하시는 자의 눈앞에 벌거벗은 것 같이 드러나리라.”고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말씀대로 하나도 남김없이 성취되리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우리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 서게 될 것을 말씀합니다. 그리고 그 대제사장의 최상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십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체휼하지 아니하는 자가 아니” 시라고 말입니다. 이 구절에서 우리가 잘 이해해야 할 단어가 “체휼”이라는 단어입니다. 공동번역 성경에서는 “사정을 몰라주시지 않는”으로 번역했는데, 그 본디 말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형편과 처지를 잘 알아서 그에 맞게 살펴주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는 세상 모든 사람들의 형편과 처지를 모른 체 하시는 분이 아니시라는 말입니다. 한 마리 한 마리의 양을 이름만이 아니라, 그의 처지와 마음 속 고민까지도 다 헤아려 주시는 분이라는 말입니다. 참 대단하신 제사장이 아니십니까? 얼마 전 소개드린 김귀옥 판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런 대제사장을 이 세상에서 생각할 수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우린 모두 다 그런 사람이라고.
3. 옥수동교회에서 마지막 활동으로 심방을 택했습니다. 제가 부임할 때부터 현재까지 병고로 시달리는 여든 여섯 살이 되신 분이신데, 제가 그 분의 손을 잡아줄 마지막 시간일지 모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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