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582호(2024. 11. 14. 목요일).
시편 91:13-14.
찬송 49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G. K. 아뿔리네르는 <미라보 다리>라는 시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이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흘러간다. 그러나 괴로움에 이어서 오는 기쁨을 나는 또한 기억하고 있나니/ 손에 손을 잡고서 얼굴을 마주 보자. 우리들의 팔 밑으로 미끄러운 물결의 영원한 눈길이 지나갈 때 사랑은 흘러간다. 삶이 느리듯이 희망이 강렬하듯이/ 날이 가고 세월이 지나면 가버린 시간도 사랑도 돌아오지 않고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만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흘러가는데, 나는 이곳에 머무르네.”
2. “예루살렘 지도자들에게 벌이 내리리라(1-7절)”을 읽었습니다. 우리들 모두는 부모의 훈계와 꾸지람 속에서 자라났습니다. 저절로 도덕이나 윤리를 배울 수는 없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허물과 잘못을 저지르며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먹을 것이 귀했던 때라, 학교가기 위해서 마을마다 아이들이 모여서 학교로 갔는데, 그 모이는 자리가 한약방 앞이어서 철조망 울타리에 얇게 자른 모과를 말리려고 꽂아두었는데, 아직 다 마르기 전에는 달콤한 맛이 있어서 많이 빼 먹었던 기억이 나고, 하교 길에 남의 무 밭에서 미국 무라고 길게 자란 무를 뽑아서 먹었던 기억들, 그리고 야경을 서려고 집에서 가져가야할 나무 한 다발을 야경 방 앞 나무 장사꾼이 말리고 쌓아두었던 나무 더미에서 훔쳐 불을 땐 기억들이 납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감자 서리, 수박 서리에 나섰던 기억들, 그리고 군인이 되어 밤마다 선임자들의 지시에 따라 전차 훈련장 부근의 배서리 그리고 수박서리를 본격적으로 하던 때를 기억합니다. 어느 핸가는 겨울맞이로 내부반 난로를 설치하는데, 나무며, 철사며 심지어 함석까지도 마을 주민들의 대문까지 뜯어다가 했던 일들이 아름답게(?) 추억됩니다. 그러니까 군인 시절에는 민간인 교회 무자격 전도사까지 하던 주제에 그런 도둑질까지 했었다는 말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들에게도 예외 없이 벌이 내길 것을 예언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 예언의 논고가 듣기에 매우 험악합니다. “저주받을 도성아, 더러운 도성아!”라고 시작합니다. 그 까닭은 야훼 하나님께 반항하고, 압제를 일삼고, 불러도 듣지 않고, 징계를 해도 코웃음만 치고, 제 하나님 야훼를 멀리하고 의지하지 않는다고 그 이류를 밝힙니다. 그리고 지도자들을 하나하나 호명하면서 무서운 저주를 퍼 붓습니다. 판사들은 벌판을 휘젓는 늑대들처럼 사람들의 뼈까지 씹어 삼키고 있으며, 에언자들은 사람들을 속이고 있고, 사제들은 성전을 더럽히고 말씀을 짓밟는다고 말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자들의 잘못을 아침에 뜨는 해처럼 밝게 비추어주시지만, 죄인 된 그들은 부끄러움을 모르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마침내 하나님은 그 민족의 뿌리를 뽑겠다 하시는데, 성읍 모퉁이의 망대를 헐어버리고, 성읍들은 사람들의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 돌무더기가 되게 하며, 거리엔 사람이 살지 못하는 곳으로 만드시겠다고 말입니다. 너만은 나를 공경하고, 너만은 징계를 제대로 받고, 너만은 하나님의 벌을 잊지 않으려니 했던 기대와 신뢰를 다 잃어버렸다고 말입니다. 믿었던 돌에 발등 찍힌다는 옛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입니다. 지난 12일 천안 백석대학교에서는 한국 기독교 교회연합총회가 주는 한국교회 대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16명의 수상자들 중에는 제5공화국 쿠데타 주역이 모인 12.12사태 기념식 자리에(2019. 12. 19) 참석해서 전두환을 향해 “각하”라는 호칭을 사용한 김아무개목사도, 학력 위조가 밝혀지면 사표를 쓰겠다던 약속을 저버린 오아무개 목사도 들어 있다 해서 한국 개신교회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게 하였습니다. 문제는 소위 성공한 사람에게는 모든 죄에서 면죄부가 주어지는 현실이 얼마나 오래 지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오피니언 리더 140명의 의견은 도덕성 회복에 58.6%, 기독교 본질회복에 77.9%를 표했다 합니다. 그러니 우리 교회의 현실은 가장 기본적인 문제에서 한참이나 결여되었다고 고백하고 있는 셈이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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