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583(2024. 11. 15. 금요일).

시편 91:15-16.

찬송 34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 중의 하나는 <제가 만일> 라는 엘리자베스 E. 디킨즈(1830.12-1886.5)의 시입니다. “제가 만일 한 가슴의 깨어짐을 막을 수 있다면, 저의 삶은 헛되지 않아요. 제가 만일 한 생명의 아름을 덜어주고 고통 하나를 식혀줄 수 있다면, 그리고 또한 힘이 다해가는 로빈새 한 마리를 그 둥지에 다시 올려 줄 수만 있어도, 저의 삶은 진정 헛되지 않아요.” 삶의 의미를 거창한 데서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시이기 때문입니다.

 

2. “살아남은 이들이 돌아오리라(8-13)”을 읽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원자폭탄 실험이 계속되고, 협박성 쓰레기 풍선도 저녁 하늘을 타고 내려오고, 전쟁의 포화소리는 실시간 방송매체를 통해 들려올 때면, 이러다가 세계 3차 대전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가 두려워질 때가 있습니다. 어찌 생각해 보면 이런저런 화풀이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인도로 차를 몰고 돌진하는 계획적인 살인 차에 언제라도 희생될 수 있는 그런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천만 다행인 것은 총기 소유가 허용되지 않는 나라여서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죽을 일은 없다 합니다. 죽음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삶의 의미가 아득해 지는 것은 여전히 신앙심이 부족한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성경말씀을 읽고 믿는 사람으로서 항상 감격하는 것은 막다른 골목이다 싶을 때에도 또 다른 숨통을 여는 말씀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하나님께서는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또 하나의 문을 열어두신다.”는 명언을 남겼다는데, 절망의 한 복판에서도 또 다른 희망을 바라볼 수 있게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구약성경에서 저는 <남은 자 사상>이라는 말씀을 배운 후로는 어떤 경우에도 절망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은 자 사상>은 구약성경에 줄기차게 나오는 사상으로, 이사야가 말한 그루터기 또는 거룩한 씨(6:13)가 바로 이들을 가리키는데, 이 소수의 의인들을 통해 하나님은 당신의 구원역사를 계속 진행시키시며, 마침내 완성하신다는 중심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어떤 시련과 역경 앞에서도 진행되고 마침내 성취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를 기독교 교리를 집대성한 바울 사도는 남은 자가 구원을 받게 되는데 이는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라고 밝힙니다(9:27, 11:5).

    우리 인간은 자신들이 지은 죗값으로 멸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7일 대통령의 담화와 기자회견에서처럼, 우리 인간은 참 뻔뻔스럽고 흉악한 민낯을 가졌음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비난하는 우리 역시 하나님 앞에서는 도저히 숨길 수 없는 죄인들입니다. 다만 죄인들끼리라도 회개하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하며 살자고 서로 권고 독려하는 게 낫다 해서 하는 비난이며 추궁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세에서도 하나님의 심판을 달게 받으면서 겨우겨우 버티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을 벌하시고는 엉뚱하게도 에티오피아 강 건너편으로 추방했던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여 당신을 예배하게 하시겠다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는 그날이 오면다시 말하면 야훼의 날이 오면, 너는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리라고 말씀하십니다. 너를 괴롭히며 거만을 떨며 흥청거리던 자들을 너희들 가운데서 쓸어버리고 거룩한 성산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테니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 남은 자들을 너희 가운데 두시겠다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그동안 기를 펴지 못했던 가난한 자들이며, 남을 속일 줄 모르고, 거짓말을 할 줄 모르며, 간사한 혀로 사기 칠 줄도 모르는 이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야훼의 이름만 믿고 안심한 사람들이라고 말입니다. 참된 신앙이란 이런 사람을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자신이 가장 힘센 사람이라고, 가장 똑똑한 인재라고, 가장 성실한 모범생이라고, 가장 앞자리에 가장 높은 단상에 서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만 믿고, 기도펼 생각을 하지 못하고, 남을 속일 줄 모르며, 거짓말이나 간사한 혀를 놀려 사기 치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이름만을 의지하는 신앙에서 얻을 수 있는 충분한 은총이라고 말입니다.

 

3. 어제는 하루 종일 수능시험장에서 문제를 푸는 젊은이들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그들이 흘린 땀과 눈물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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