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831호(2025. 7. 21. 월요일).
시편 128:4-6.
찬송 44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느 항구를 향해 갈 것인지 생각하지도 않고 노를 젓는다면, 바람조차 도와주지 않는다.” 로마의 대표적인 철학자 루시우스 A. 세네카(B. C. 4-65 A. D.)가 남긴 말입니다. 인생이라는 항해를 떠나는 젊은이들이 반드시 귀담아 들어야 할 경구/警句입니다. 그러나 극소수의 사람만이 이 말이 귀에 들리는 것 같습니다.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2. “무화과나무의 비유(29-33절)”과 “깨어 기도하여라(34-36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째 단락입니다. 세상 끝날에 대한 관심은 나이를 먹어봐야 알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젊은 시절에 힘까지 줘가며 천국이나 종말이니 하며 얘기하는 것들은 빈말이거나 허세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 절박함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하는 말이라는 뜻입니다. 팔십이 되고 보니까 어떤 분이 신문을 읽으면 가장 먼저 찾아보는 곳이 부고란/訃告欗 이라던 얘기가 실감이 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순간순간 자신의 죽음을 여러 가지 각도에서 생각하게 된다는 말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오늘 주님께서 하신 말씀, 무화과나무나 모든 나무들을 비유로 하신 말씀은 너무 평범하고 일상적이어서 거의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인데, 마치 나이 들어 신문의 부고 란을 챙겨보듯, 이 말씀에 주목하게 된 것입니다. 봄이 되면 연초록 잎이 돋아나고 돌아서면 여름이 성큼 다가온 것을 알게 된다고 말입니다. 시간이 속절없이 다가섰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세월의 무상함이 우리들의 삶을 동여매고 제 멋대로 끌고 가는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주님은 하나님의 나라, 곧 젊은 날에는 뜻도 모르고 주절대던 그 마지막 날이 다가 서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분명히 말한다.”는 단서를 붙이시고, “이 세대가 없어지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나고야 말 것이다.”고 단언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곤 이를 보증하듯, “하늘과 땅이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고 하셨습니다. “이 세대가 없어지기 전에”, 개역개정판에서는 “이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라고 조금 다른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종말 이해는 성경 안에서도 여러 가지 주장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임박한 종말론이 가장 유력하고 확실한 것으로, 우리들 각각의 인생이 그 삶을 마치는 날을 의미합니다.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삶이 끝이 나는 그 순간이 종말이라는 말입니다. 얼마나 지당한 주장입니까? 세상을 생각하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강조하는 바로 그 사람이 죽게 된다면, 다른 모든 것들은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가질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죽은 후 수 억년이 흐른다 해도, 그게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각인이 세상 생활을 멈추는 날, 세상에서 일어날 모든 일들은 멈추게 마련입니다. 이런 주장은 마태복음서와 마가복음서에서 강조합니다(막 9:1). 두 번째는 미래적 종말론입니다. 온 세상이 언젠가는 다 멈추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우주적인 파국의 날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종말입니다. 이 미래적인 종말 후에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누가복음서가 강조하는 종말론입니다(눅 21:9). 세 번째는 실현된 종말론입니다. 그러니까 아직 임박한 종말도, 미래적 종말도 오기 전에, 진정한 삶의 의미와 목적에 눈을 뜨고 잠깐 씩 하나님의 나라를 맛보며 살아가는 삶이라 하겠습니다. 실존적인 삶의 의미와 목적을 따르려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되는 말씀인데 주로 요한복음서의 강조점이라고 하겠습니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느니라.”(요 12:45). 무화과나무 비유가 암시하는 것은 미래적 종말론이었습니다.
3. 요즘 나눔의 기쁨이 채움보다 훨씬 큼을 배우고 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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