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095호(2012. 8. 2. 목요일).
시편 22:22-24.
찬송 346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머니는 계속 눈물만 흘립니다. 아버지도 눈물을 흘리는 건 아니지만, 금세라도 뜨거운 눈물을 떨구실 듯 보입니다. 아들로써 그런 두 분을 보니 빨리 졸업해서 얼른 취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취직하면 첫 월급은 무조건 부모님과 이모에게 반반씩 나눠드릴 셈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리겠지만, 좀 더 여유가 생기면, 언제고 꼭 이모에게 차를 한 대 사드릴 생각입니다. 그건 곧 오늘의 고마움을 갚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 이모의 형편도 그렇게 넉넉한 건 아닙니다. 그런데 이모는 며칠 전, 이모에게는 큰 언니인 엄마를 집 밖으로 나와 보라고 했습니다. 집 밖에는 이모가 가져온 소형 트럭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새 트럭도 아니고 오래된 낡은 중고 트럭이었지만, 엄마는 물론 아버지도 그렇게 좋아하시는 모습은 처음일 정도였지요. 아버지의 사고로 부모님이 함께 하시던 일에 꼭 필요한 트럭을 처분한 게 일 년 전이었습니다. 그동안 아버지는 내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고, 어머니 역시 일을 거의 중단하다시피 했습니다. 이제 아버지도 다 회복됐고, 두 분 다 일을 다시 하실 생각이지만, 일에 필요한 작은 트럭이 없어서, 그걸 마련할 여유가 없어서 두 분의 근심이 깊기만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니 이모의 갑작스런 선물이 두 분에게 자신의 집에 얼마나 큰 기쁨이고 놀라움인지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지요. 하지만 막상 집으로 되돌아오기 무섭게, 어머니는 저녁 내내 눈물을 쏟고 또 쏟습니다. 이모의 선물이 대단히 고마워서 울고, 이모의 형편도 뻔히 아는데 분명 크게 무리했을 텐데 그게 안타까워서 울고, 요즘 세상에 저렇게 언니 생각 절절히 하는 동생을 둔 게 너무나 고맙고 행복해서 울고, 얼른 빨리 일 열심히 해서 몇 배로 더 크게 돌려주고 싶어서 울고. 저녁 내내 우는 어머니를 본 내가, 끝내 자신도 “이모 정말 고맙습니다.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5월 22일 방송>a.
2. 향유 한 옥합과 가난한 자들을 대비시키는 말씀입니다. 가끔 저의 선교활동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말하는 얘기를 듣곤 합니다. 물론 그들은 선교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아닙니다. 그러니 선교에 보탬을 준 적은 한 번도 없는 이들이지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가까운 우리나라 안에도 아직 복음을 듣지 않은 이들이 80%나 되는데, 무슨 외국에 나갈 처지인가에서부터, 그 선교비로 몇 배 더 효과적인 국내 선교가 가능하지 않는가로 발전합니다. 물론 수긍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구절절 틀린 말이란 없습니다. 이는 자신의 형제자매의 필요를 다 채우기까지는 다른 이웃이나 거지를 도와줄 수 없다는 논리와 같습니다. 오늘 본문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향유 한 옥합을 깨트린 여인의 일을 두고, 여기저기서 나온 말들입니다. 어쩌면 우리들 역시 그런 비판자들 속에 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항상 우리는 그 내용의 배경을 진지하게 살펴야 할 것입니다. 그 여인은 분명 그럴만한 이유를 가진 행동을 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300데나리온이라는 큰 값이 나가는 향유를 한 순간에 다 소비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기분이나 감정의 표현으로 일축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가령 성경에서 막달라 마리아는 귀신들렸다가 예수님께 고침을 받았던 여인이었습니다.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여인입니다(막 14:3-9, 눅 7:36-50). 또 성경에는 돌멩이에 맞아 죽기 직전의 여인이 나옵니다. 주님께서 그 여인을 살려주셨습니다(요 8:4-11). 그 여인 또한 생명의 은인인 예수님을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런 절실한 사연을 가진 이들의 행위를, 가난한 이웃을 돕는 것과 연계해서 의미를 축소하는 것은 얼마나 부질없는 짓일까요? 물론 그 여인은 주님의 장사를 위한 일로 했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사실 제자들도 제대로 모르는 일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이 여인의 행위가 얼마나 엄청난 일에 쓰여졌는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온 인류를 대표해서 행한 위대한 행동으로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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