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361(2013. 4. 25. 목요일).

시편 시 87:4-7.

찬송 37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찰스 앤 슐츠의 만화 <찰리 브라운>에 나오는 라이너스는, 손가락을 빨면서 다른 손으로는 항상 하늘빛의 푸른 색 담요를 끌고 다닙니다. 그래서 참 많이 어리숙해 보여도요, 인생의 고수 같은 면모를 보여주곤 하는데요. 하루는 찰리 브라운이 말했습니다. “, 사는 게 너무 힘들어. 나는 태어날 때부터 계속 혼란스러웠어. 이건 다 우리가 너무 빨리 인생의 무대에 섰기 때문이야. 준비도 제대로 못했지 않아?” 라이너스는 뭐라고 답했을까요? “그래서 뭐? 먼저 준비운동이라도 해야 된다는 거야?” 이렇게나 어른스러운 라이너스인데, 라이너스는 왜 담요를 끌고 다닐까요? 라이너스의 하늘 색 담요는요, 라이너스가 아기였던 시절에 덮었던 담요입니다. 사실 아기가 담요를 끌고 다니면요, 담요에 발이 걸려 넘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에 엄마들은 어떻게든 담요에서 떼 놓으려고 하지만, 고집을 꺾기 쉽지 않지요. 심지어 잠시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바람에, 라이너스의 담요처럼 꼬질꼬질하게 때가 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어렸을 때 덮었던 담요나, 헝겊인형을 좋아하는 이유는 엄마를 좋아하는 이유와 비슷해요. 아기와 신체적으로 가장 접촉이 많은 사람은 엄마고요. 엄마는 아기를 안고 쓰다듬어 주면서 마음을 달래주는데요. 이것을 <접촉위안>이라고 합니다. 피부를 일컬어서 밖으로 돌출된 뇌라고 하지요. 현대의학에서 마음을 관장하는 기관이 뇌인 것처럼, 피부도 마음의 상태에 큰 영향을 준다는 뜻인데요. 피부에는 일정한 속도와 압력이 작용해야만 활동을 하는 <C촉각 신경섬유>가 있고, 피부접촉 행동을 통해서 이것이 활성화 되면, 뇌에서 엔도르핀과 옥시토신을 분비시켜서 행복하고 안정된 기분을 이끌어낸다고 합니다. 이런 치료의 힘은 남이 나를 쓰다듬어 줄 때 뿐 아니라, 내가 남을 만져줄 때도 똑 같이 발휘됐는데요. 그렇다면 남의 손길이 많이 닿는 안마는 어떨까요? 아쉽게도 안마는 접촉위안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접촉 위안은 그 방식이 어떤 것이든 오직 사랑을 담은 신체 접촉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한 연구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신체 접촉이 겹핍 된 사회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인간 이외의 무언가로 그것을 보상해 주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곰 인형과 담요에서 시작해서, 그 다음에는 애완동물에 집착하게 됩니다. 신체 접촉이 없을 때, 진짜 고립이 시작되지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44일 방송>

 

2. 오늘 본문은 우리들이 흔히 저지르곤 하는 실제적인 문제들을 지적하는 말씀들입니다. 자신이 소경인줄 모르고 누군가를 가르치려 한다든가, 자신을 키워준 선생을 무시한다든가, 제가 가진 엄청난 허물보다는 다른 이의 작은 허물을 비난하든가, 괜찮은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조상 탓이나 한다든가 등등 말입니다. 이럴 경우 누가 있어 이런 사람을 바로 잡아 줄 수 있을까요? 대체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허세가 많거나 기본적으로 정직하지 않습니다. 씨가 먹히지 않는 말을 툭툭 내 뱉길 잘합니다. 이런 사람이 제정신을 차리기까지는 아마도 어려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주님은 이런 사람들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에게도 희망의 줄을 놓지 않고 계시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그 다음 단락은 주님을 따른 사람들에게 주시는 엄중한 충고의 말씀입니다. 귀로 말씀을 들을 것이 아니라, 행함으로 들으라고 말입니다. 행함이 없는 들음은 그 자신도 말하는 상대방도 실망시킬 뿐입니다. 고치기 힘든 못된 이력만 쌓을 테니까 말입니다. 예배를 마친 회중에게 파송의 인사를 합니다. 이제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세상으로 가십시오. 그렇습니다. 말씀은 실천하기 위해서 들어야 할 것입니다. 아멘 아멘 소리만 외쳐댈 것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살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는 그렇게 살겠습니다. 주님, 제가 그렇게 살도록 도와주십시오. 우리가 기도할 주제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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