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635(2019. 7. 17. 수요일).

시편 23:1-3.

찬송 22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힘을 내게. 밤에 헤어질 때, 아주 좋은 얘기를 나누었을 때도, 아무 관련 없이 로댕은 곧잘 내게 이런 말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힘을 내게. 그는 알고 있었던 겁니다. 젊었을 때 이 말이 매일 매일 얼마나 필요한 지를.”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20대 시절에 2년여 동안 조각가인 로댕의 비서 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가까이에서 일하면 실망할 수도 있었을 텐데, 릴케에게 60대 로댕은 늘 최고의 예술가였습니다. 그런 존경심에다가 릴케 특유의 섬세한 시선이 더해져서, 릴케가 쓴 <로댕론>은 조각가에 대한 기념비적인 작품론이 됐지요. 그러나 릴케가 진정으로 감탄한 건 로댕의 예술만이 아니었습니다. 60대의 로댕은 젊은이들의 좌절을 너무나 잘하고 잘 이해했지요. 젊음은 거의 매일 새로운 좌절에 빠지기도 하고 절망한다는 걸, 그래서 매일 한결같은 격려와 지지가 필요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습니다. 그런 로댕에게 매일 격려의 말을 들었던 젊은 릴케는 저절로 힘이 났겠지요. 그러니 그때의 릴케와 비슷한 나이라면, 누구든 릴케의 자리에 서서 로댕의 격려와 지지를 받으시길 바라면서, 오늘은 힘을 내게. 밤에 헤어질 때, 아주 좋은 얘기를 나누었을 때도, 아무 관련 없이 로댕은 곧잘 내게 이런 말을 하곤 했습니다. 힘을 내게. 그는 알고 있었던 겁니다. 젊었을 때 이 말이 매일매일 얼마나 필요한 한지를.” 릴케와 로댕의 한 마디에 물들어 봅니다. <KBS FM 1 가정음악 2019. 3. 3. 방송>

 

2. “부활에 대한 토론(27-40)”을 읽었습니다. 종교를 가릴 것 없이 모든 신앙인은 내세(來世)를 믿는 사람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니 잠정적으로 부활이라는 신앙을 가지고 있다 하겠습니다. 물론 몸의 부활이든 영의 부활이든 차이는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유대인들 중에는 내세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들을 일컬어 사두개인이라 불렀습니다. 그들은 부활 후에 벌어질지 모르는 난처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논리에서 부활이나 내세를 믿지 않은 것입니다. 그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바로 수혼법(Levite Law)입니다. 아랍 문화권에서는 일부다처제를 지금도 따르는데, 유대인들은 처음에는 일부일처제를 지켰는데, 족보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수혼법이라는 제도를 택한 것입니다. 가령 일곱 형제가 살았는데 첫 형이 아들을 낳지 못하고 죽게 되면, 둘째가 형을 대신해서 형수와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그런데 둘째도 형의 아들을 낳아주지 못하자 셋째 넷째 일곱째까지 내려간 것입니다. 물론 일곱 형제 모두 큰 형의 아들을 낳아주지 못하고 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천국에서 일곱 형제가 그 맏형수를 만나게 되었을 때, 그 형수는 누구의 아내노릇을 해야 하느냐가 문제가 된 것입니다. 주님은 한 마디로 이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천국에서는 결혼하는 일이 없다고 말입니다.

   천국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만, 대부분 인간의 호기심을 채워주려는 호사가(好事家)들의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쯤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땅에서의 관계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은 말끔히 씻어내야 합니다. 어떻게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천국은 이 세상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의미합니다. 시간 개념도 다르고, 삶의 의미와 가치가 다르다는 말입니다. 물론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있습니다. 평화로운 세계라는 것, 서로 돕고 사랑하는 곳이라는 것. 그리고 온갖 제구실 하는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것 등입니다. 그러나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곳은 절대로 아니라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훈련해야 할 것들이 그런 유추를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런저런 토론은 전혀 쓸데없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들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전혀 다른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신학자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것에 충실하고 나머지는 하나님께 맡기라고 말입니다. 그 이상은 하나도 맞지 않을 수도 있는 별나라 이야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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