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656호(2019. 8. 7. 수요일).
시편 29:1-2.
찬송 441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마네킹이라고 하면, 미술 쪽에서는 살바도르 달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천재화가 광기화가답게, 평소 기이한 행동을 많이 했지요. 그 중에는 실물크기의 마네킹을 여행 때 직접 갖고 다니는 기행도 있었습니다. 그런 기행에 대해 달리는 스스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나는 일생동안 정상적인 것에 익숙해지는 게 몹시 어려웠다. 내가 접하는 사람들과 세상을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정상적인 그 무엇이 내게는 혼란스러웠다.” 그러니 그는 늘 혼란이 최우선이며, 질서는 따분하다고 외치고 다녔습니다. 하긴 한결같이 고정된 표정과 형체를 갖는 딱딱한 마네킹은 혼란보다는 질서 쪽에 더 가깝게 느껴지지요. 그러니 달리가 마네킹을 좋아한 건 모순되게도 느껴집니다. 하지만 달리에겐 그들의 고정된 표정과 형체가 자유로운 존재이면서도 한껏 자유롭지 못한 인간들보다는, 차라리 더 개성적으로 느껴졌던 거겠지요. 여름옷을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상점가를 찾았다가, 옷은 보지 않고 그렇게 한참 동안 마네킹만 구경하고, 살바도르 달리까지 떠올렸습니다. 덕분에 자유롭고 개성적으로 사는 것에 대해서도 한참동안 생각하게 됐지요. 그렇다면 자신만의 개성은 무엇인지, 자신만의 개성적인 삶이라면 어떻게 사는 것인지. 여름옷을 입은 마네킹 앞에서 어떤 옷을 입어야 할까가 아니라, 삶에 대한 고민을 꽤 해본 셈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4년 6월 20일 방송>b.
2.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13-35절)”을 읽었습니다. 엠마오는 예루살렘 북쪽 6마일 지점에 위치한 마을로, 본문은 주님이 부활하신 날에 있었던 한 일화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유대인의 최대 명절인 유월절 전날에 있었던 세 죄수의 십자가 처형 사건은 예루살렘 시민 뿐 아니라, 유대인들에게는 가장 큰 화제가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수라 불리는 죄수가 부활했다는 얘기가 입소문을 타고 장안을 점령한 것입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두 사람 역시 그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화제 속으로 한 사람이 끼어들어 무슨 얘기들을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둘 중 한 사람인 글레오파(글로바)는 웬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느냐고 핀잔을 줍니다. 나사렛 사람 예수에 관한 십자가 죽음과 부활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분으로 예수께 희망을 걸었는데, 그 분이 십자가에 달려죽으시고 이번에는 무덤에서 그 시체가 사라져버렸다는 소문이 만발하고 있다고 말해 줍니다.
그러자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던 낯선 사람이 정색을 하고 말문을 엽니다. 예언자들의 말을 더디 믿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말입니다. 모세의 율법서와 예언서가 말하는 메시아 곧 그리스도는 영광을 얻기 전에 고난을 당할 것이라고 말씀하지 않더냐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성경의 모든 말씀들이 이 그리스도에 관해서 말씀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들이 목적하던 엠마오 마을에 다다라서 그곳에서 묵으려고 저녁 식탁에 앉았는데, 그 낯선 이가 감사의 기도를 드린 후에 떡을 떼어 나눠주자, 그때 그들은 그 분이 예수이신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이상 예수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들의 가슴은 성경을 풀어 말씀하실 때 달아올랐던 감동의 여운이 남아 있었다고 말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나 말씀을 들었던 최초의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골 바로 예루살렘으로 뛰듯 달려왔고, 그 모든 내용을 열 한 제자들에게 알려주었던 것입니다. 우리 주님은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가는 사람들, 절망과 낙담 속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 가던 사람들을 찾아오신 것입니다. 이로써 모든 엠마오로 가는 사람들에게 주님께서 찾으신다는 새로운 희망이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엠마오로 가는 길은 그 바탕에 절망과 희망이 뒤섞여 있는 불안하고 답답한 길이지만, 주님은 그런 연약한 사람들을 다시금 일으켜 세워주시고, 흔들리는 신앙으로 하여금 제 자리를 되찾게 해 주신다는 새로운 꿈을 심어주고 있다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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