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655(2019. 8. 6. 화요일).

시편 28:8-9.

찬송 15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백화점이나 대형 의류상점의 진열장 너머엔, 언제고 마네킹들이 서 있습니다. 그런 마네킹은 예전엔 얼굴이며 체형이 무조건 팔등신의 서구적인 미인 형이었지요. 무엇을 입어도 다 멎질 모델 같은, 그래서 이질감이 드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젠 조각미남 미녀 같은 마네킹보다, 오히려 이상하면서도 재미있는 마네킹들이 더 많습니다. 가령 몸 보다 두 배는 더 큰 얼굴을 가진 가분수의 마네킹이라든지, 인상을 잔뜩 쓰고 있는 험상궂은 마네킹이라든지, 온 몸이며 얼굴 색깔이 파랗거나 초록색인 마네킹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전적으로 동질감이 느껴지는 완전히 현실적인 마네킹도 등장했지요. 최근에 한 일본 백화점의 레이 코너에는, 흰 러닝셔츠 차림의 목욕 수건을 두른, 배가 잔뜩 나온 평범한 60대 아버지 모습의 마네킹이 등장했습니다. 친근감 덕분인지 해당 레이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런 흐름에 따라서 마네킹 사용 자체를 몇 배씩 늘린 곳도 많아졌답니다. 쇼핑객이 아니라 마네킹이 북적대는 상점이 생겼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4620일 방송>a.

 

2. “부활하신 예수(23:56b-24:12)”를 읽었습니다. 요즘 사회 통신망의 발달과 함께 각종 정보가 홍수처럼 양산되는 가운데, 다양한 정보들이 사회를 이롭게 하는 기능 못지않게, 가짜 정보를 만들어 혼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합니다. 거기에다가 댓글 중에는 악플도 많아서 그걸 해명하는데 시간을 낭비하는 일로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가짜 정보나 반쯤 진실인 정보가 물건을 사고파는 현장에서는 물론, 진리를 전달하는 설교나 교육 현장에서 활개를 칠 때,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비판적으로 따져볼 능력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을 전하는 설교에서도 이런 현상은 예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첫 부활 보도에서부터 그것도 사도들의 입을 빌어서 튀어나왔다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을지 모릅니다. 무덤에 묻힌 지 사흘이 되던 날 이른 아침에, 유대인의 관습에 따라 무덤에 묻힌 시신에 향을 뿌리러 갔던 여인들이 무덤 문을 가로막았던 돌덩이가 굴려져 있어서 무덤 안으로 들어갔는데, 거기서 천사를 만났고, 주님이 생전에 하셨던 말씀을 듣고는 제자들에게 달려와 소식을 전했지만, 제자들은 그녀들의 말을 부질없는 헛소리로 일축한 것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만은 벌떡 일어나 무덤에 달려갔고, 수의(壽衣) 밖에는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오늘 본문의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여인들과 베드로는 빈 무덤만을 확인한 것입니다.

   공관복음서에서 부활 기사는 오늘 본문만을 공통으로 취급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나머지 막 16:9ff., 28:11ff., 24:13-53 ff. 는 훨씬 후기에 발견된 자료에서 얻은 추기(追記)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주님의 부활 기사는 빈 무덤이 중심 내용이라는 주장입니다. 차제에 우리는 주님의 부활을 증명해 보이려는 모든 시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심사숙고를 해 보자는 생각입니다. 그것은 신앙을 증명하려는 시도야 말로 어리석음을 지적하려는 것입니다. 노아의 방주를 찾았다는 주장에서부터, 바벨탑의 기단(基壇)을 발견했다는 주장으로, 성경의 진실성을 입증하려는 시도는 진정한 신앙적 행위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그렇게 혹은 이렇게 말씀하시고 있다고 하면, 아멘 하는 것이 참된 신앙이라는 뜻입니다. 성경의 말씀을 사람의 이해나 설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신앙의 영역을 벗어난 때문입니다. 부활사건은 주님께서 사람의 몸을 입고 탄생하신 화육사건과 함께 하나님의 능력에 속하는 신앙의 영역입니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빈 무덤뿐입니다. 그 다음은 하나님의 섭리로 돌려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설교자는 부활을 이해시키려고 안간 힘을 쓸게 아니라, 죽은 자를 살려내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선포함으로 끝내야 할 것입니다.

 

3. 폭염을 이기는 방법 중 하나는 하나님이 주신 자연의 품을 누리는 일입니다. 용문산 계곡 물에 1시간만 발을 담글 수 있다면, 더위는 싹 날려버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