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707호(2019. 9. 27. 금요일).
시편 37:18-21.
찬송 24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손, 손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큰 공사장이라면 이제는 모든 건물이 다 특별한 기계나 최첨단 공법으로만 지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망치질 같은 일은 첨단 건축 현장에서는 벌써 사라진, 원시적인 도구고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높이 올라가고 있는 건물 어디쯤에서, 누군가가 망치질을 하고 있는 걸 보니, 문득 수작업의 대단함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건물을 짓는데 아직도 망치질이 쓰이다니,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내는 모습이 아니라,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지는 수공예 작업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 둔탁한 망치 소리가 더 없이 섬세하고 귀한 소리인 듯 오히려 감탄스러웠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흔들대던 의자를 망치 두드림 몇 번으로, 아주 탄탄하게 만들었던 기억도 났습니다. 움베르토 에코도 그랬습니다. 책은 수저나 망치나 바퀴나 가위처럼, 일단 한번 발명되면 더 나은 것을 발견할 수 없는 물건이라고 했지요. 에코는 책이 아직도 그렇게 유용하다고 강조하기 위해, 다른 물건들을 예로 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망치 때문에 그 구절을 다시금 떠올려 봅니다. 가장 원시적인 도구 같지만, 아직도 어떤 부분에서는 그보다 나은 건축도구가 발명되지 않은 것이다. 사무실로 돌아오니, 이제는 망치질 소리에서 소음성(騷音性) 두통이 아닙니다. 손과 수작업의 위대함이 느껴집니다. 자신이 서류를 다루며 하는 일도, 여전히 내 손으로 내가 직접 하는 망치질과 일맥상통하는 수작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9월 3일 방송>b.
2. “솔로몬의 명성(1-14절)”과 “솔로몬이 성전 건축을 준비하다(15-32절)”을 읽었습니다. 성전을 건축한다는 것은 참으로 복되고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저는 5차례 성전을 건축하였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3곳입니다. 까닭은 두 곳에서는 작은 성전을 지은 후 큰 성전을 지은 때문입니다. 3차례는 교단의 힘으로 두 차례는 저의 교우들의 기도와 헌금으로 지은 것인데, 어느 쪽이든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경계를 두고 있는 이웃과의 마찰도 빼놓을 수 없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인맥을 총 동원하는 해프닝도 벌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연 학연이 얼마나 필요악인지 실감하고 또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교회 내부의 비판과 마찰도 견뎌내야 했습니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이해를 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제가 그들의 세례를 주고, 결혼식을 주례하고 집안 장례식을 주례한 것까지 들먹이며 진행했습니다. 한번 지으면 수 십년이 지난 다음까지도 다시 고치기란 어려운 일인 때문입니다. 특히 성구는 그랬습니다.
솔로몬 왕이 예루살렘 성을 짓는데 바친 수고와 땀은 물론 온갖 지혜와 수단까지 동원하는 내용을 보면서, 한 나라의 왕의 힘으로도 성전을 짓기가 어려운 일임을 일찍 알았더라면 작은 위로가 되었겠다 생각했습니다. 솔로몬은 성전에 쓰일 재목을 레바논에서 조달하였습니다. 그리고 목재를 제공한 레바논 왕국에 해마다 밀 이만 섬과 기름 이십 섬을 제공하였고, 벌목이나 운반에 동원된 일꾼들의 품삯도 정당하게 지불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전을 짓는데 부실한 재료나 노동력을 착취해서는 안 되었을 것입니다. 돌을 뜨는 사람과 돌을 다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는, 고급 감독자들이 3,300명이라는 숫자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솔로몬은 하나님의 전을 짓는 일에 최선을 따랐음은 물론입니다.
3. 개회예배 설교 바로 직전에 받은 우슬초 목사님(聾人교회)과 고진경 집사(上海)님의 문자가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혹시 설교문이 필요한 분께는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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