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790(2019. 12. 19. 목요일).

시편 55:19b-21.

찬송 16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크리스마스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은, 세 명의 동방박사들이지요. 하지만 그들에 대해선 호칭에 대해서부터 주장이 분분합니다. 동방박사란 이방지역인 아라비아나 페르시아에서 온 마술가나 점성술 가들을 뜻한다. 그게 아니라, 강렬한 빛 태양이 떠오르는 지혜의 근원지에서 온 예언자들이나 지혜로운 자들을 뜻한다. 그런가하면 세 명의 동방박사들은 백인 황색인 흑인들이었다. 그렇게 그들이 어디에서 온 누구였는지 대해선 의견이 분분해도, 그들이 아기 예수에게 바친 선물 세 가지에 대해서는 어떤 이견도 없습니다. 세 가지 선물이란 황금 유향 몰약이었지요. 그 중 황금은 원래 왕에게 바치던 선물이고, 유향은 제사장에게 바치던 선물, 몰약은 수난과 죽음의 의미를 가진 것이었지요. 그 세 가지의 선물을 동시에 받은 아기 예수는, 왕 중의 왕 제사장 중의 제사장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죄를 대속하는 수난과 죽음을 겪게 됩니다. 세 가지 선물 중에 유향과 몰약은 오늘 날의 우리들의 일상과는 좀 거리가 멀지요. 하지만 황금 금만큼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귀하고 값진 물건으로 남아 있습니다. 심리학에도 그런 상징을 끌어들인 <황금 법칙>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소통의 심리학]의 저자인 크레어 레이스가 이름붙인 법칙입니다. 법칙 내용도 간단합니다. 네가 대접 받고싶은 대로 타인을 대접하라. 남에게 받고픈 친절이나 존경이나 사랑이나 배려가 있으면 먼저 베풀라 하는 것이지요. 뭐 새로운 법칙도 아니지요. 그것이야말로 아기 예수를 세상에 보낸 기독교의 가장 큰 핵심 사상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현대인들은 물질로써의 황금은 잊지 않으면서, 타인과의 소통에서 가장 크고 위대한 황금이라고 할 수 있는 그 황금법칙은 거의 잊다시피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작은 일을 큰 갈등이 되게 하고 미움과 분쟁을 반복하게 되지요. 크리스마스가 기념하는 한 우리는 해마다 한 번씩은 동방박사를 떠올리고요, 그들이 바친 황금과 유향 몰약 얘기를 하게 되거나 듣게 됩니다. 그 때마다 인간심리에서의 최고의 법칙이라는 황금 법칙, 내가 대접 받고 싶은 대로 타인을 대접하라. 남에게 받고픈 친절이나 존경 사랑이나 배려가 있으면, 남에게 먼저 베풀라는, 이 황금 법칙을 함께 되새기면, 우리들 서로가 모두 귀하디귀한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01224일 방송>

 

2. “열 처녀의 비유(1-13)”을 읽었습니다. 지방마다 나라마다 관습과 전통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관혼상제에 관해서는 너무 달라서 자칫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시대나 나라마다의 삶의 자리를 잘 공부해야 합니다. 결혼식 날 신부들이 신랑을 기다리면서 등불을 준비한다는 것은 매우 낯선 이야기입니다. 유대인의 시간이해는 어둠으로부터 하루가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어둠은 위험과 두려움을 상징합니다. 인생의 출발도 어둠으로 이해한 것은 예리한 통찰력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안식일과 유월절도 금요일 해가 지는 시간에 시작 토요일 해가 지는 시간까지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들은 등불을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열 처녀가 한 신랑과 결혼을 하게 된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안 될 것입니다. 다양한 신부들을 한 이야기 속에서 말하고 있다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튼 신랑을 기다리는 일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신부들은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생살이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계획을 세운다는 일입니다. 그래서 자고로 一日之計在於寅이요, 一年之計在於春이며, 一生之計在於幼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가장 이른 시간에 계획을 세운다면 더 충실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한다고 하면서도, 대부분은 구체적이고 치밀하지 못하더라는 것입니다. 어둠으로 시작하는 결혼식 날이라면 당연히 등불을 준비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그래서 등을 준비했고 기름도 충분히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신부들은 등은 준비했지만, 기름은 넉넉하게 준비하지는 않았습니다. 기름을 준비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얼굴 등 미모를 가꾸는 일만이 아니라, 삶을 위한 다양한 스펙(spec/학력과 이력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기름에 해당됨)을 쌓는 일일 것입니다. 40여 년 전에는 <규수/閨秀 학당>이라는 프로그램이 YWCA 등에 개설되어, 신천지와 다름없는 결혼생활을 준비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규수들에게 제대로 된 결혼생활 또는 인생살이를 위해 준비할 기름이 무엇일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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