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025(2020. 8. 10. 월요일).

시편 98:7-9.

찬송 41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우리 곁을 떠날 딸 혜영에게> 너의 결혼식이 딱 일주일 남았구나. 그리고 오늘 드디어 엄마도 너 몰래 준비해온 조각 이불을 끝마쳤단다. 깜짝 선물로 주려고 준비해 왔어. 퀼트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엄마는 너의 결혼 선물로 직접 조각 이불을 만들어 주고 싶었단다. 지금이야 멀쩡한 새 천들을 잘라서 작품처럼 만들지만, 사실 퀼트는 못 입게 된 옷, 구식 식탁보, 이런 것들을 버리기 아까워서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고 하지. 퀼트를 소개한 책에는 이런 작은 이야기가 조각보처럼 실려 있더구나. 절대로 뭔가를 버리지 못하는 할머니가 계셨대. 할머니의 좁은 집 옷장 안이나 다락에는, 헌옷 가지들이 넘치게 쌓여 있었지. 하루는 딸이 손녀까지 데리고 와서 그것들을 전부 치워버리자고 하지. 할머니는 할 수 없이 그러라고 해놓고는, 뒤 따라다니면서 방해를 하셔. “이건 첫 걸음을 떼던 때 입었던 옷이야.” “이건 너의 고등학교 파티할 때 만들어준 원피스 아니냐?” 그리고 그건 너의 아버지가 네 생일날 사준 투피스란다.” 뭐 이런 식으로 말이야. 그런데 곁에서 할머니와 엄마가 토닥토닥 다투는 것을 지켜보던 손녀가 해결 방법이 있다고 말하지. 그 모든 옷에서 한 조각씩 떼어내서, 할머니에게 조각 이불을 만들어 주면 된다는 아이디어였어. 할머니를 행복하게 해 준 추억의 조각이불이 하나 그렇게 탄생한 거지. 원래 퀼트란 그런 재활용의 예술이었다고 해. 그런데 나도 너에게 조각 이불을 선물해야겠다 생각하면서, 거기에 담고 싶은 내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었단다. 엄마 생각엔, 여자에게 결혼 생활이라는 것이 더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결혼한 여자의 일생이라는 것이 그런 조각 이불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닮은 것 같았어. 살다보면 노란 색 분홍색의 순간도 있고, 힘든 회색빛 우울한 보랏빛 순간도 있지. 이제 한 집안의 주부가 되는 너는, 그런 모든 순간들을 꼼꼼하게 잘 꿰매고 이어 붙여야할 거야. 마치 원래 꼭 그 자리에 그 순간이 있어야했던 것처럼 감쪽같이 말이야. 게다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더 멋지게 배열도 해야 하고 말이야. 혜영아, 그러니 힘들 땐 엄마의 조각이불을 보렴. 그리고 그 많은 조각들을 꿰매면서 엄마가 함께 담아둔 엄마의 행복 주머니를 찾아보렴. 알았지?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77일 방송> a.

 

2. “사랑은 율법의 완성(8-10)”단정한 처신(11-14)”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유대인은 613개의 율법을 가진 민족이라고 스스로를 율법의 백성으로 부릅니다. 율법의 대부분은 하지 말라.”는 부정적인 것들이고 하라.”는 긍정적인 것은 매우 적습니다. 그런데 오늘 사도는 모든 율법을 긍정적인 말로 요약합니다. “사랑하는 것이 율법의 완성이라.”고 말입니다.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적절하지 말라. 거짓말 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는 율법들은 결국 이웃에 대한 사랑의 부재(不在)에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위대한 사랑이 허울 좋은 껍데기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사랑은 대상의 밝은 면만이 아니라, 어두운 면까지 모두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반쪽 사랑이거나 위선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때문입니다. 40년 전의 옛 교우가 전화를 걸어와 전화를 받는 동안, 옛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분은 올곧은 장점은 가졌는데, 타인에 대한 배려나 융통성이라곤 1도 없는 분으로, 어느 한 교우와의 불화로 교회를 항상 어렵게 만들고 있어, 둘을 송도 해수욕장까지 불러내 비싼 생선회를 사 드리며 대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날씨 얘기나 할 분으로 여기고 지냈던 것입니다. 결국 저 역시 누군가의 장점만 사랑할 뿐, 단점은 용납할 수 없는 엉터리 사랑꾼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율법을 강조하면 할수록 율법으로부터 정죄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율법의 가장 중요한 용도로 몽학선생(3:24,25/ παιδαγωγος)의 역할을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율법은 우리들 인생의 대 스승이신 그리스도이신 예수께로 안내하는 역할이 최선이라고 말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율법을 강조하면 할수록 더욱 더 그리스도 예수를 필요로 하게 된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래서 내 행위로 부모를 잘 공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도우심으로 부모를 잘 공경할 수 있고, 그리스도의 도우심으로 하나님을 더욱 더 사랑하고 의지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율법을 강조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 같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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