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212(2021. 2. 13. 토요일).

시편 시 132:16-18.

찬송 340.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심리학자 페니 베이커와 센더스 두 사람이, 모 대학 남자 화장실에 낙서를 금지하는 팻말을 달아두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낙서 엄금이렇게 조금 강한 어조였고요. 또 하나는 낙서하지 마세요.” 조금 부드러운 표현 이었습니다. 또한 전자의 팻말에는 <대학 경찰 보안부장> 이라고 적었고, 후자의 팻말에는 <대학 경찰 구내위원>이라고 적었습니다. 이 두 팻말을 두 시간마다 바꿔달면서, 팻말위에 적혀진 낙서의 수를 조사한 결과, 낙서가 많았던 것은 낙서엄금” <대학경찰 보안부장> 이라고 적어놓은 보다 강력한 어조의 경고문이었습니다. “낙서 하지 마세요.” <대학경찰 구내위원> 이렇게 부드러운 표현의 팻말에는 낙서가 별로 없었죠. 금지가 강할수록 또 그것이 권위를 가질수록 반발이 심해집니다. 심리학 용어로 심리적 반발, 우리말로 청개구리 심보가 더 커지게 마련이지요. 우리에게는 위협받고 있는 자유를, 어떤 형태로든 회복하려고 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금지된 것이 더 매력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강하게 금지시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지요. “하지 마라. 해서는 안 된다.” 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을 때는, 앞에 쳐 놓은 바리게이트를 과감히 치워버리는 것은 어떨까요. 금지 보다 더 강력한 제재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4224일 방송>

 

2. “여리고의 소경(46-52)”을 읽었습니다. 본문은 공관복음서가 모두 취급하는 것을 보아서 복음서 기자들이 중요하게 취급했던 말씀이었을 것입니다. 그 소경은 디메오의 아들 바디메오로 여리고를 방문하고 나오시는 예수님 일행을 길목에서 기다리다가 주님께 자비를 구하던 거지였다고 합니다. 그런 바디메오는 일생 일대의 희망을 가지고 주님을 맞았던 것인데, 그런 희망이 쉽게 이뤄질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요구가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기적인 돌출행위처럼 여겨진 때문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한 말씀이라도 더 듣고 싶어했을 터인데, 그의 목소리는 너무 크고 요란해서 그 말씀을 방해하고도 남는다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기를 쓰고 그의 입을 틀어 막으려고 한 것입니다. 그 정도 상황이면 바디메오도 한발 뒤로 물러나야 정상이라 생각들었을 텐데, 실상은 전혀 달랐습니다. 바디메오는 더 큰 소리로 더 있는 힘을 다하여 예수님 앞으로 전진해서 나아온 것입니다. 그러자 주님은 그를 불러오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이런 난처한 상황을 겪는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수유리 아카메미 하우스에서 있었던 실화입니다.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그 모임을 관리하는 분이 전화 배달을 하느라 이쪽 저쪽으로 왔다갔다 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설교자는 화난 목소리로 예배를 방해하려거든 나가시오. 라고 큰 소리를 지른 것입니다. 예배는 당연히 얼음장처럼 냉랭해져 버렸습니다. 이런 일은 유명인이 설교자일 때 자주 일어나던 풍경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이와는 정 반대였던 것입니다.

   요즘은 웬만한 교회는 유아실이 있어서 어린 아이들이 예배 중에 떠들거나 울지 않지만, 아직도 예배당 하나인 교회들에서는 자주 어린이 소리가 설교를 방해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설교자는 물론 교인들까지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그 어린이도 예배에 참석한 예배자라는 생각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어린이를 배려하거나 올바르게 대처하는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어른들 설교를 앞두고 어린이 설교를 하는 것으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곤 했습니다. 어린이들을 존중해 주고 그들에게 필요한 말씀을 먼저 나눔으로 말입니다. 바디메오는 주님의 부르심에 벌떡 일어나 다가섰고, 주님의 물으심에 대답하였습니다. “주님, 제 눈을 뜨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주님은 가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고 하신 것입니다. 바디메오가 눈을 뜬 것은 예수님께서는 사랑으로 그렇게 하실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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