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214(2021. 2. 15. 월요일).

시편 시 134:1-3.

찬송 23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의사가 도착했을 때, 이미 체홉의 동공은 팽창되어 있었고, 관자놀이는 땀으로 덥혀 있었습니다.

체홉이 곧 임종을 맞이할 것임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몇 분밖에 안 남았다는 것을 알게 된 슈빌러 박사는 수화기를 집어 들었습니다. 최고급 샴페인을 한 병을 가져다주십시오. 잔은 몇 가나 필요하십니까? 슈빌러 박사는 세 개만 갖고 오라고 했습니다. 급하니 서둘러 달라고. 이윽고 최고급 샴페인과 은지의 얼음통, 세 개의 잔이 배달됐고, 샴페인을 받아든 슈빌러박사는 능숙한 솜씨로 코르크 마개를 따, 세 개의 잔에 샴페인을 가득 따른 후, 체홉의 침대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체홉의 손에 아내 올가가 샴페인 잔을 쥐어 줍니다. 샴페인 잔을 받아든 세 사람, 슈빌러박사, 올가, 체홉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 순간의 묘한 분위기에 침묵으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건배는 하지 않았습니다. 체홉은 남아 있는 힘을 다해 간신히 한 마디 내 뱉습니다. “샴페인이라, 정말 오랜만이군.” 이 글은 러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단편작가 안톤 체홉의 얘기가 아니라, 그를 존경한 미국의 단편 작가 레이몬드 카버가 <심부름>이라는 단편 소설에, 안톤 체홉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쓴 단편의 일부분입니다. 카버는 체홉을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작가라고 했는데요. 죽음을 앞둔 순간, 왜 축제의 술 샴페인을 준비했을까요?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4226일 방송>

 

2. “말씀이 사람이 되시다(1-18)”을 읽었습니다. 오늘부터 요한 복음서를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요한복음서는 사실을 강조하는 공관복음서와는 달리 의미혹은 사실에 대한 해석을 강조하는 특징을 가졌다고 합니다. 초대 교회의 교부중 한 분이신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는 요한복음서는 육적인 것(사실)에 집중한 초대 주석들을 보충하여 영적인 복음서를 쓰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서는 계시의 복음, 성령의 복음, 사랑의 복음으로 불릴 만 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존재를 말씀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요한복음서의 특징인 형이상학적(영적) 진술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크리스천들이 하나님을 형이하학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그런 형체를 가진 존재로 말입니다. 그러나 이 때문에 그들의 신앙이 삐뚤어지고 잘못된 방향성을 갖게 되는 까닭이라 하겠습니다. 이에 대해서 요한복음서 기자는 하나님을 말씀으로 규정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올바른 방법을 일깨우고 있다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창조 역사에서부터 특별한 존재로 등장하신 것입니다. 바로 말씀 안에서, 말씀을 통해서 존재하셨다고 말입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존재하시면서,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고, 지금도 말씀으로 세상을 섭리하십니다. 그래서 모든 크 리스천은 하나님의 말씀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계신다는 분명한 신앙을 가져야 옳다 하겠습니다. 무당들이 혼을 부르고 혼의 지시를 따른다며 <초혼/招魂>이라는 굿판을 벌이는데, 이는 분명한 형이하학적 민간신앙의 한 가지입니다. 신의 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어리석음이라고 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읽혀지는 곳,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곳,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이 시행되는 세례와 성찬에서 모든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임재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성경이야말로 우리 크리스천들이 매일 하루를 살아가는 지침으로 삼아야 하고, 동시에 하루를 반성하고 성찰하는 가장 귀한 동행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상이 다 주님을 떠나갈 때, 베드로는 주여 영생의 말씀이 계시온데 우리가 뉘게로 가오리까?”하고 담대하게 고백했던 것입니다(6:68).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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