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732호(2022. 7. 18. 월요일).
시편 시 88:1-3.
찬송 486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음식 <암브로시아>는 젊음과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한다는 신들의 음식입니다. 그런데 신은 음식도 인간과는 다르게 먹었나 봅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비슷한 음식들을 먹고 살지요. 그리고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마음, 즉 식욕은 내가 살아있고, 살고 싶다는 다른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정신과 의사는 환자가 음식을 찾으면 반은 치유된 것이고, 또 다른 사람과 맛있게 식사를 하면 거의 다, 그리고 식사를 하고 나서 설거지 까지 직접 한다면, 완전치유라고 말하는데요. 젊음과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는 <암브로시아>와 같은 음식은 존재하지는 않더라도, 우리에게는 사는 동안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밥과 김치가 있습니다. 그것을 만나게 먹는 이들을 보면서 생명감을 느껴 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7년 7월 17일 방송>
2. “율법에서 믿음으로(21-31절)”을 읽었습니다. 누군가를 그리고 무엇인가를 믿는다는 것은, 결국은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가령 하나님을 자신의 주인으로 믿으려고 한다면, 전폭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해야 합니다. 전폭적으로 신뢰한다는 의미는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 그리고 자신이 쌓아 올려놓았던 지식 등 일체를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럼으로 믿음의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는 가장 바보이거나 가장 현명한 사람 중 하나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을 바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가장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 이는 다른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기 며칠 전 사은회를 가졌습니다. 주욱 둘러앉아서 교수님들이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해서 진로를 어떻게 정했느냐고 질문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목회자의 길을 걷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때 훗날 저의 대학원 주임교수가 되신 신약학 교수님과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던 구약학 교수님께서 의외라는 듯 또 물으셨습니다. “학위를 위해 유학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때 저는 그런 생각을 해 본 일이 없다고 잘라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저의 능력과 처지를 잘 알고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10년 고등학교 공부를 하고 대학에 들어온 주제에, 무슨 유학이며 학위가 가당한 일이냐고 말입니다. 그래서 목회학 석사는 루터교 신학교에서 그리고 신학 석사는 연세대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들 삶에는 아주 많은 갈림길 앞에 서게 되며 반드시 어느 한 쪽은 포기를 해야 합니다. 하물며 일생을 살아갈 갈림길 앞에서의 선택은 결코 짧지 않은 인생길에서 바보가 되는 방향이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율법이냐? 믿음이냐?”를 질문하지 않고, “율법에서 믿음으로” 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율법은 무엇입니까?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하고 해서는 안 될 일들을 가리키는 말로, 그 주체는 인간 자신입니다. 그래서 율법은 일단 현명한 인간을 요구합니다. 많이 배워야 하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상대방을 쓰러트릴 수 있는 논리와 주장으로 압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들 인간 역사에서 이런 율법의 사람들은 대부분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러면 믿음이란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서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아내의 충고를 듣기 위해서 자신의 희망사항을 포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녀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서 두려운 많은 생각들을 포기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믿건 사람을 믿건 간에 믿음이란 스스로 바보가 되는 일입니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제 주변에는 바보들이 많았습니다. 대학교수의 길을 포기하고 시골 부도난 고등학교를 인수해서 가난한 젊은이들을 가르치신 저의 교장선생님이 그랬습니다. 바보 대장이셨습니다. 여러 해 동안 학교가 정한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며 가르치신 선생님들 역시 바보들이셨습니다.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믿음의 사람이 되려거든 바보가 되라고 말입니다. 한 때 저는 이 바보 론을 후배이며 제자들 목사 안수식에서 몇 차례 꺼내들었던 적이 있는데, 한 사람도 듣지를 않았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진짜 바보 대장은 우리 주님 예수셨습니다. 바울 사도가 그 뒤를 충실히 따른 것입니다.
3. 보름 넘게 비운 저의 아산 집은 온통 풀밭이 되어 버렸습니다. 며칠 째 낫과 호미로 잔디를 깎고 풀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게을러지는 육신을 치유하는 저의 전원생활 철학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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