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819호(2022. 10. 13. 목요일).
시편 시 104:9-12.
찬송 406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이라고 하지요. 유치환 시 이은자 곡 <그리움> 준비했습니다. 그리움은 모든 예술의 영원한 테마입니다. 그리움의 대상이 조국이 될 수 있고, 사랑하는 여인이 될 수 잇지요. 임을 그리는 애틋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의 거리연만은,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샌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 너는 어디 메, 꽃 같이 숨었느뇨?”
이 시가 쓰인 시대적 배경을 감안하면, 주권을 잃은 나라의 고난과 상처에 울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조국 광복을 끊임없이 그리워한다고 해석한다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또 너 라는 대상을 조국에 국한 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존재며 화자에게는 닿지 않는 그러한 존재로 봐도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아름다운 대상에 대한 그리움을, 우아하고 부드러운 선율로 잘 감싸 안고 있습니다. 특히 “어디 메” 하는 부분에서 절정으로 올라가는 고음이, 오히려 고요하게 느껴지는 건 상당히 인상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10월 13일 방송>
2. “소바르의 마지막 답변ⅱ(1-28절)”을 읽었습니다. 오늘로써 욥기 읽기를 마치려고 합니다. 그런데 욥기의 마지막 장인 42장이 아니라는데 의아해 하실 수 있습니다. 2년 읽기 매일의 성구집(lectionary, pericope)에서는 욥기 28장의 욥의 친구 소바르의 마지막 답변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그 까닭을 얘기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 건너뛰려고 합니다. 아무튼 27:13부터는 나아마 사람 “소바르의 답변”으로 공동번역 성경은 주제어로 적어 넣고 있습니다. 욥의 세 번째 친구인 소바르는 “지저귀는 새”라는 의미의 이름을 풀이해 주는 것 말고는 자세한 정보가 없습니다. 전 세계적인 재앙인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새로운 많은 것들이 드러나기도 하고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저의 짧은 소견으로는 이런 심각한 재난 속에서도 가장 빛난 나라이며 가장 큰 득을 본 나라는 우리나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감춰져 있던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잠재력과 함께 문화적인 역량과 시민의식이 많은 나라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으며 감동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보다 한참 위에 서 있다며 올려다만 보았던 유럽인들의 모습이 대등하게 보일 뿐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아래로 내려다보이게 되었다는 점이 낯설기 까지 합니다. 이렇게까지 달라진 요인에는 유교의 영향을 받은 도덕적 가치와 절망에서 희망을 만들어내는 동력이 된 교육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바른 삶을 강조하고 배움을 강권했던 우리 부모 세대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분들은 모든 희생을 감수하며 그 고집을 꺾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한 나아마 사람 소바르는 지혜와 슬기를 주제로 욥에게 다가섰다 말할 수 있습니다. 본문을 두 단락으로 구분한다면 1-12절은 은과 금 쇠와 구리 등 광석을 얻기 위해서 땅 속을 깊이 파고들며, 빛나는 사파이어나 번쩍이는 금가루 그리고 온갖 보화를 하나도 놓치지 않을 듯 눈에 불을 켜고 찾아내지만, 지혜는 찾을 길이 없고 슬기는 만날 수가 없다고 탄식합니다. 이런 소바르의 말들은 욥을 빗대어 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한 마디로 욥은 금 은 보화들을 많이 모아들였지만 정작 지혜와 슬기가 실종된 껍데기 뿐인 삶이었다고 비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두 번째 단락에서(13-24절) 지혜와 슬기는 물속에서도 바다 속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전제한 후, 그것은 하나님 외에는 누구도 알아낼 수 없는 것이라고 결론을 짓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사람들에게서 지혜를 헤아리시고, 슬기를 시험하시는 분이라고 소개합니다. 지혜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이며, 악을 싫어하는 것이 슬기라고 정의합니다. 그러니까 욥이 직면한 시련의 문제점은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지혜도 슬기도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지혜나 악을 싫어하는 슬기를 어떻게 삶의 도구로 삼아야 하는 지는 그 범위가 너무 막연해서 또 다른 해석이 뒤따라야 하겠습니다.
3. 석 달에 한 번씩 하는 건강검진엔 채혈을 하는데, 1시간 반은 기다려야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자투리 시간에는 묵상자료에서 소개한 가곡들을 감상하는 행복한 시간을 갖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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