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889호(2022. 12. 22. 목요일).
시편 시 112:7-8.
찬송 34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한 해 중에서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인데요. 예전엔 동짓날 집에서 팥죽 끓여서 온 가족이 맛있게 먹었지요. 팥죽의 붉은 색이 잡귀를 몰아내 준다고 해서, 집 주위에 먼저 휘휘 뿌리던 고시래도 있었고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 보기가 참 힘듭니다. 크리스마스의 축제 분위기가 여전히 살아 있는 것에 비하면 은 좀 섭섭한 일인데, 사실 크리스마스 12월 25일 인 것도, 동지라는 절기 특성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네요. 고대 로마에서는 그전부터 동지 기간에 해당되는 12월 24일부터 이듬해 1월 6일까지 축제를 즐기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가 그 축제와 겹쳐지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 게 아닌가 하는 게 일부 학자들의 견해라고 하는데요. 크리스마스트리도 사실 고대 로마인들이 제사 때 나뭇가지에 장식을 하던 풍습에서 유래했다고 하니까 더욱 더 흥미롭지요. 그러고 보니 크리스마스 가 정말 며칠 남지 않았는데요. 크리스마스와 동짓날의 인연을 그런 생각해서라도, 오늘 정말 팥죽 한 그릇 먹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주말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더욱 더 행복하겠지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7년 12월 22일 방송>
2. “이스라엘이 믿던 이집트는 망한다(1-3절)”과 “시온은 구원받고 앗수르는 망한다(4-9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째 단락입니다. 이스라엘의 지리적 특징은 소위 강대국들에 둘러 쌓여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 강대국들이란 남쪽에는 이집트, 북쪽에는 앗수르 그리고 동쪽에는 바벨론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오직 서쪽만 지중해가 있어서 위안을 주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과도 너무 흡사합니다. 일본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에워싸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지리적 특성 때문에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정치가들 중에는 자신들을 돌봐줄 든든한 뒷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친 이집트 파와 친 앗수르 파가 생겨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지 모릅니다. 더군다나 무기를 들고 달려들어 생명을 위협할 때는 누군가 혹은 무엇엔가 의지하려는 강한 욕구를 가질 것입니다. 이런 때 평소에 많이 생각했던 잠재적인 의식들이 깨어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이집트라는 나라는 이런 필요에서 생겨난 나라일 것입니다. 만일 어려운 일이 생긴다면, 가령 앗수르가 침략해 온다면 이집트 밖에는 우리를 도와줄 나라가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우상을 숭배한다는 것이나 강한 나라를 붙잡고자 하는 심리는, 하나님을 믿지 않아서 생기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분명히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데도 현실적으로 위기를 만나게 되면 눈에 보이는 강한 힘을 찾게 되더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제정신을 가지고서도 시류에 따라 이리저리 카멜레온처럼 신앙이나 신념도 없이 변신하는 것은 안 될 일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실주의자입니다. 그래서 가족이나 체면 때문에 자신의 신앙이나 신념을 팔아넘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슬픈 일이긴 하지만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라고까지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질문해야 합니다.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현실이 더 커 보이고 더 확실해 보이는 것은 왜 그런가 하고 말입니다. 어찌하여 사람들은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던 신앙이나 신념을 포기하고 눈앞의 작은 이익에 눈이 멀고 마는가 하고 말입니다. 두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에 대한 잘못된 이해입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하나님의 현존인 말씀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 될 말씀에 대해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바로 쉐마에 대한 훈련입니다. 그런데 세상일에 찌들어진 때문인지 쉐마의 내용도 방법도 다 망각하며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신 6:4-8). 둘째는 하나님의 약속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하나님은 시종일관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창 28:15), 또는 “내가 세상 끝날 까지 너희와 함께 하리라.” (마 28:20) 약속하셨는데. 이 귀한 약속을 현실의 높은 파도에 두려운 나머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잃어버린 세계의 비극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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