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951호(2023. 2. 22. 수요일).
시편 시 119:108-110.
찬송 371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캐나다 여행하신 분들 얘기에 따르면은, 도로위에서 신호와 상관없이 멈춰 서 있는 차들을 자주 볼 수 있답니다. 그렇게 깊은 산악지대가 아니어도 야생동물 자주 출몰하는 캐나다의 여러 지역에서는, 차들이 잠시 멈춰 서서 동물이 안전하게 지나간 다음에,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는데요. 경적을 울려서 쫓아내지도 않고, 야생동물이 움직이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봐 주는, 그 곳 사람들의 여유 있는 마음이 참 부러웠다고, 그곳을 여행한 사람이 애기하시더라고요. 주말은 바로 그런 여행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달리는 것을 멈추고 자연을 바라보는 그런 여행, 멈춰 선 김에 주변 경치까지 즐기는 여유까지 가지면 더욱 더 좋겠지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8년 2월 23일 방송>
2. “룻이 밭에서 보아스를 만나다(1-13절)”을 읽었습니다. 성경을 읽는 사람에게 있어서 어려운 점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의 역사적 배경이 시대적으로 시간과 공간적 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성경이 터 잡고 있는 전혀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진 내용을 무시하고, 독자들이 자신의 동시대적 관점에서 성경을 이해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문제들을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다양한 배경들을 함의(含意)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성경의 문자적 해석 못지않게, 역사적 해석의 중요성은 강조하고 강조해야 할 과제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성경에서 전개되고 있는 낯선 문화가 소개될 때는 무조건 “아하, 우리 시대와는 다른 배경이 있구나.”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준비된 성경 사전이나 또는 신학 사전 정도는 들춰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한동안 <주석 성경>이 유행하였던 적이 있었는데, 요즘은 한물간 유행이어선지 전혀 찾아볼 수 없어서 아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차제에 아무리 평신도 입장이라고 하지만, 평생 읽어야 할 성경독자라고 한다면, 최소한 다음 참고서는 구비할 것을 권합니다. 첫째는 <동아 새 국어사전>입니다. 우리말의 정확한 의미를 알기 위함이고, 둘째는 교문사에서 발행한 <성경사전+성구사전>입니다. 최소한의 성경에 등장하는 역사적 지리적 배경을 설명해 주며, 셋째는 <신, 구약 개론서> 등인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시모의 고향 베들레헴에서의 고달픈 삶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밀 추수를 한 남의 밭에 나가서 이삭을 줍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지주였던 보아스의 눈에 띈 룻에 대한 관심은 특별했는데, 모압 땅에 내려갔던 가까운 친척임을 알았을 때는 남다른 동정심도 있었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특혜를(?) 받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저 역시 어릴 적에 이발소에 걸린 밀레(1814-1875년)의 <이삭 줍는 여인들>이란 그림을 보면서 자랐는데, 사실 이 그림이 왜 유명한 그림이었는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일은 저의 어린 시절에도 진행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훗날 그의 그림에 대해 “농민이 흘린 땀과 노동의 가치를 그림으로 일깨웠다. 밀레는 그림 속 농민에게 날것 그대로의 옷을 입혔다. 진솔하고 성실하고 때 묻지 않은 농부들의 실제 삶을 있는 그대로 그려냈다. 새로울 것 하나 없는 농부의 일상, 농촌의 풍경인데 그림을 보는 우리는 옷깃을 여미게 된다. 밀레의 그림 속 농부들은 우리에게 경건하고 숭고한 삶의 진리를 가르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밀레가 위대한 화가인 이유이다.”라고 해설하고 있었습니다. 성경 속 룻이 밀레보다 3천년도 훨씬 이전인 시대를 계산한다면, 이런 가난과의 싸움은 우리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임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배고픔을 종식시키는데 앞장섰던 우리의 새마을 운동 기수 박정희대통령을 영웅으로 삼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분의 공적(功績)이고 치적(治積)으로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정권 유지를 위해 자행한 18년의 군사 독재와 철권통치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았고 고문을 하고 불안과 두려움에 떨게 한 일입니다. 이는 절대로 잊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역사는 이 두 가지 사실을 기억할 것입니다. 온 나라를 가난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산업화의 기반을 다진 치적은 그대로 기려야 하나, 동시에 정치적 욕망을 위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후퇴시킨 것 또한 기억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자유와 생명은 그 누구도 함부로 빼앗을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것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자유가 없는 곳에서는 그 어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발상과 아름다운 문화는 꽃필 수 없는 때문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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