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952(2023. 2. 23. 목요일).

시편 시 119:111-112.

찬송 49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가끔 뜻하지 않은 행운이 찾아 올 때가 있습니다. 행운을 얻을 만큼 노력한 것 같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의외로 쉽게 얻어진 그런 행운들 말이지요. 뜻하지 않게 어느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거나, 그냥 우연히 응모해 본 경품행사에 당첨되는 경우 말이지요. 그런데 그럴 때 문득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행운과 불행의 양은 동일하다고 하니까, 내게 행운 이 찾아오는 대신에, 다른 누군가는 조금 불운한 일을 겪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이지요. 그 순간 현재 행운을 쥐고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진짜 실력을 키우거나, 지금 불운을 겪어내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서, 다음의 행운을 빌어주는 일일 뿐입니다. 운이 다한 후를 위해서 말이겠지요<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224일 방송>

 

2. “룻이 밭에서 보아스를 만나다2(14-23)”을 읽었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또는 낯선 일터에서 잘 아는 사람 가령 고향 분을 만나게 된다면, 참 반갑고 기쁠 것입니다. 그것도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여러 가지로 편의를 봐주고 도움을 준다면 더욱 더 말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그런 따뜻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친족인 보아스가 점심 식사 자리에 자신을 끼워줄 뿐 아니라, 추수꾼 들에게 이런저런 도움을 줄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 중에서 추수꾼들로 하여금 일부러 보리 이삭을 빼내어 떨어트려서 그것을 주울 수 있게 하라고 명령까지 하였습니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했을 것입니다. 그런 일가 친족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힘이 났을 것입니다. 그렇게 이삭줍기를 했는데, 거둬들인 보리가 한 에바나 되었다 했습니다. 에바는 부피를 셈하는 단위로 약 22.7리터에 해당됩니다. 그러니까 현대적인 단위로 하면 약 한 말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하루 이삭줍기로는 횡재나 다름없는 큰 수확이었습니다. 룻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모가 계시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룻은 시모의 궁금증을 다 풀어 주었습니다. 보아스가 자신을 점심 자리에 끼워주어 배부르게 먹게 해 준 얘기며, 일부러 추수꾼들로 하여금 보리 이삭을 흘리게 해서 그것을 주운 것이 한 에바나 되었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나오미는 보아스가 자신들의 가까운 친족인 것과 추수철이 끝날 때까지 보아스의 보리밭을 돌면서 이삭줍기를 하도록 배려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말을 되풀이 하면서 말입니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속담 같은 말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맞는 말처럼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엔 무서운 음모가 깃들어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가난한 백성을 책임지지 않겠다는 음모 말입니다. 그런데 부자인 사람들도 이 말에 동감하며 가난한 친족을 소홀히 대할 수 있도록 면죄부를 준 것입니다. 나라님이 필요한 이유는 가난하고 불쌍한 백성들을 잘 돌보라고 세운 것이 아닙니까? 부자 친척들이 있는 것은 가난한 다른 가족들을 살뜰하게 돌보라고 보내주신 것이고, 건강하고 힘센 사람들을 우리들 곁에 두신 것은, 병들고 약한 이웃들을 붙잡아 주라고 보내신 것이 올바른 윤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은 책임을 지고 힘들게 살아가는 백성들을 돌봐야 할 나라님과 위정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말임에 분명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이런 속담 같은 말들을 퍼트려 힘센 사람들을 감싸주는 세뇌작전에 속아온 것입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보아스는 고향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가 가진 토지가 상당한 것으로 보아, 먹을 것을 찾아 외국까지 갔다가 남편과 자식들을 잃고 빈손으로 돌아온 나오미 가족을 살뜰하게 돌봐줄 수도 있었을 텐데, 겨우 이삭줍기만을 도왔다는 것이 퍽 유감스럽습니다. 차제에 우리들 인간이 짊어진 수많은 가난의 문제들에 대해서 공동으로 대처하는 그런 정신을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그 한 가지 방안은 70년대 우리나라에서 큰 공헌을 했던 새마을 운동 같은 것 말입니다. 함께라면 가난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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