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351(2024. 3. 28. 성주간 목요일).

시편 시 55:4-7.

찬송 28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달래 냉이 씀바귀 봄나물 이름을 대라고 하면, 대부분 이 세 가지를 쉽게 얘기하게 되지요. 하지만 그 모습을 제대로 구분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냉이는 겨자과 씀바귀는 국화과 달래는 백합과로, 셋다 소속이 다르다고 하던데요. 뿐만 아니라, 냉이 하나만 하더라도, 다시 여러 가지 다른 종류로 나눈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참 냉이 말고도 다닥 냉이 미나리 냉이 황새 냉이 말 냉이. 우리나라에만 스무 가지가 넘는 냉이가 들이 있다고 해요. 우리도 서로 많이 닮은 것 같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면 저마다 다른 개성과 다른 이름들을 가지고 잇지요. 냉이의 꽃말은 요. “당신에게 모든 것을 드립니다.” 라고 합니다. 서로 다른 우리를 이어주는 것은 역시 그렇게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이 아닐까 싶어요. 다시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됐는데요. 그런 순수한 열정으로 이 봄을 더 아름답게 채워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9330일 방송>

 

2. 오늘 본문은 성찬 제정을 기념하는 성 목요일에 읽기에 알맞은 말씀입니다. 초대 교회 이래로 성찬은 기독교 신학의 중심에 있으며 동시에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논쟁 가운데 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신학적인 논쟁은 일반 평신도들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적어도 교회 지도자는 성찬에 관해서 1년에 한번 정도는 특별한 교육을 시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찬에 관한 명칭에서부터 문제가 있는데 신학교에서는 5가지로 구별 지어 가르치고 있습니다. 첫째는 주님의 만찬/The Lord’s Supper)이라는 용어입니다. 고린도 교회가 알고 있었던 성만찬이란, 조금 독특했습니다. 물론 현대교회에서도 이를 계승하고 있는 경향들이 있습니다. 고린도 교회는 교회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출석하는 교인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식사를 준비해서 교회에 출석하였습니다. 그래서 예배드리기 전이나 예배를 드린 후에 식사를 하였는데, 이를 애찬이라고 불렀습니다(2:46, 고전 11:21, 고후 8:14). 그런데 문제는 예배에서 성찬식을 거행하게 되었을 때 일어났습니다. 그들은 애찬에서 마신 포도주와 성찬식에서 마시는 포도주에 대해서 분별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같은 포도주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를 분명하게 구별 짓기 위해서 주님의 만찬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애찬이 있을 때 둘 사이를 구별하는 용어였던 것입니다. 둘째는 성체성사/eucharist라는 용어입니다. 이 용어의 근거는 마 26:27에 두었습니다. 지금도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이 용어를 사용합니다. 신학적으로는 논쟁 중에 있습니다.

    셋째는 성찬/Holy Communion이라는 용어입니다. 오늘 본문이 그 근원입니다. 코이노니아라는 말에서 왔는데, 단순히 주님과의 친교만이 아니라, 모든 주님의 백성들이 성찬을 통하여 하나의 목표를 향해가는 공동체, 한 몸이라는 의미입니다. 루터교회가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넷째는 최후의 만찬/Last Supper 란 용어입니다. 성례전적 의미가 없고, 단순히 예수의 만찬 사건을 가리킵니다. 역사적 차원의 성만찬을 의미할 때 자주 사용합니다. 대체로 low christendom에서 많이 사용합니다. 다섯째는 희생의 봉헌/Offering of Sacrifice이라는 용어입니다. 초점을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에 맞추는데, 이사야의 예언대로(53:6) 유월절 어린 양의 희생을 예시로 보는 견해입니다. 이 역시 low christendom에서 주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의미의 성찬을 생각하는 것은, 어느 것이 성경적 중심점에 더 가까운가를 살피고자 함입니다. 최근에는 최후의 만찬이나 희생의 봉헌이라는 용어를 제외하고는 무난하게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개신교 입장에서는 성체성사를 동의하지 않는 게 분명하지만 말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교단에서 가르치는 것을 따를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성찬이 의미하는 것이 가장 성경적일까 하는 질문이나 관심은 가지는 것이 옳겠다 싶습니다. 제가 대학교 2학년 때 역사 신학을 가르치는 교수님이 자기 교파의 성찬이해를 발표하라고 해서 토론을 가졌던 아득한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오늘 본문에 가장 가까운 성찬은 Holy Communion이라고 믿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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