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702호(2025. 3. 14. 금요일).
시편 109:1-3.
찬송 330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비난은 세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비난하는 사람, 비난을 퍼트리는 사람, 그리고 그 비난을 듣게 될 당사자이다. 이 세 사람 중에서 가장 상처를 입는 사람은 누구일까? 비난을 시작한 사람이다. 이발소에는 여러 명의 이발사들이 저마다의 솜씨를 뽐내는데, 말 꽁지를 한 이발사가 정기적으로 쉬는 날에, 손님들 중에서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중 제일 젊은 이발사가 뜬금없이 말 꽁지를 한 부재중인 이발사를 비난하는 말을 퍼부었다. 그 젊은 이발사가 불쌍해 보였다.
2. “마음의 할례(12-22절)”을 읽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른바 삶의 연륜이란 게 쌓이면서 배우게 되는 것 중의 하나는 겉모습보다는 속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속마음을 알아내는 것이 힘들고 어렵다는 것입니다. 귀로 듣게 되는 말이 있는가 하면, 그 말이 담고 있는 뜻이 따로 있어서 그 진정성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령 지난 3년 동안 러시아의 침공으로 촉발된 러-우 전쟁은 바로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있다 생각합니다. 이 두 나라의 관계에 대해서 구체적인 내용은 잘 알지 못합니다만, 알려지기로는 우크라이나가 보유하고 있던 수백 개의 핵탄두를 미국과 북대서양 조약기구가 보증을 서는 조건으로 폐기했던 것 같은데, 이번 전쟁을 통해서 그 보증이라는 것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말았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은 며칠 전 미국 백악관에서 미국의 무기와 탄약을 도움 받고자 했을 때, 미국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팻싱한 채로 러시아와 종전으로 가는 회담을 추진하는 것에 반발하였던 것입니다. 이를 두고 미국의 중재에 대해서 두 번 다시 속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을 TV영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말이나 문서로써는 그 진정성을 담보할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모세를 통해서 아주 정곡/正鵠을 찌르는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질문으로 그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그 핵심은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바라시는 것이 무엇이냐고 하십니다. 대답이 뒤따르는데, 하나님을 경외하고, 보여주신 모범된 길을 따르며, 그분을 사랑하는 것이요, 마음을 다 기울이고 정성을 다 쏟아 그분을 섬기는 것이 아니냐고 말입니다. 그들의 선조를 택하신 단 하나의 이유라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받을 할례는 마음의 껍질을 벗기는 일, 곧 고집을 꺾는 일이며, 참된 사랑에 눈을 뜨는 일, 누구에게 충성해야 할지를 깨닫고, 그리고 찬양의 대상을 바라보는 일이라고 하십니다.
어쩌면 우리는 세상의 풍조를 따라서 몸에 새겨진 할례만으로 하나님의 백성인양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는지 모릅니다. 이른바 144,000명의 구원받은 사람이라는 자긍심은 바리새파 사람들의 위선을 뛰어넘었을 것입니다. 이른바 하나님은 자신들이 아니면 찬양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을 거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음의 껍질을 벗기는 일이었습니다. 인간 중심적인 고집을 꺾는 일로부터 시작해서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참 사랑의 길, 곧 뇌물을 받지 않고 사람을 대하고, 고아와 과부의 권리를 세워주시며, 떠돌이에게도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는 삶의 본을 배우고 따르라고 말입니다. 80년대에 신학자들의 모임에 참석한 일이 있었습니다. 신학교과서를 집필하신 쟁쟁한 분들이 둘러 앉아 있었는데, “당신이 알면 얼마나 알아!”하는 말투로 상대방을 무시하고 자신만을 내 세우는 훌륭한(?)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독일에서 공부했다는 어떤 분은 자신만이 가진 새로운 정보를 십이분 활용하면서 좌중을 압도하는 모습에서는 아연실색/啞然失色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마음의 껍질을 벗기지 못한 소시민적 거드름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분이 새로운 정보를 조금이라고 소개하고 나누고 싶어 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마음의 껍질을 벗겨버리기까지는 하나님의 마음이나 사랑을 느낌조차 갖지 못할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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